교통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보행자 교통사고는 계속 발생하고있다. 2020년 교통사고 사망자 3,081명 가운데 1,093명은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일 정도다. 안전캠페인을 꾸준히 해도 잘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최근 정부와 지자체에선 묘수를 떠올려, 곳곳에 적용했고 의외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며 보행자 안전 개선에 힘을 보탰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 내용에선 흔히 보이는 시설 세가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효과 진짜 확실한
활주로형 횡단보도

서초구

요즘 야간 운전 중 가장 화려한 도로를 손꼽자면 횡단보도를 예로들고 싶다. 흰 칸이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졌을 뿐인 이것이 왜 화려한가 싶지만, 요즘은 여기에 조명을 장착해 시각적으로 가장눈에 띄는 곳이 됐다.

이를 두고 ‘활주로형 횡단보도’라 부른다. 서울시 서초구에 전국 최초로 설치됐으며, 활주로처럼 횡단보도 폭에 맞춰 LED 유도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 LED 유도등은 24시간 켜져있는 건 아니다. 자동차의 오토라이트 컨트롤처럼 일출·일몰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제어된다. 그리고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릴때도 켜진다.

이 시설은 의외로 효과가 좋다. 교통사고 재발율을 1%대로 낮출 정도다. LED 특유의 강한 빛이 횡단보도를 강조해, 운전자가 멀리서 미리 알아보고 조심히 운전하기 때문이다.

서초구

활주로형 횡단보도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 번째는 악천후 등으로 가시거리가 짧아진 상황에서도 잘 보인다. LED 조명이 여러개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안개, 우천 등의 기상상황에서도 해당 장소가 횡단보도임을 바로알 수 있을 정도다.

두 번째는 설치 비용이 저렴하다. 활주로형 횡단보도의 평균 설치비용은 860만원에 불과하며, 전기료는 월 800원이 고작이다. 교통시설들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걸 고려하면 가성비가 좋다고 볼 수 있겠다.

용인시

이와 같은 장점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12월 기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제주 등 전국 35개 지자체에서 운용되고 있을 정도다.

아이들 한방에
기다리게 만드는
옐로카펫

옐로카펫

요즘 스쿨존은 온갖 교통시설들이 즐비하다. 불법주정차 단속 카메라는 기본이고, 과속단속 카메라, 무단횡단 방지용 펜스, 노란색 교통표지판 지지대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옐로카펫이 단연 돋보인다.

옐로카펫은 교통사고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실 교통시설이라 부르기 좀 어렵기도 한데, 단순히 인도 일부분을 노란색으로 칠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횡단보도 앞 대기 장소를 부채꼴 모양의 밝은 노란 공간을 칠한 공간은 멀리서도 잘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어린이의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또다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이들이 한 곳에 모이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어린이들이 외부와 분리된 공간에 들어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옐로카펫

실제로 옐로카펫 안으로 들어간 아이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침착하게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침없이 앞으로 질주하거나 무작정 횡단보도로 뛰어드는 아이들의 본능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놀라운 결과다.

심지어 밤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옐로카펫 상단에 부착된 태양광 램프가 보행자를 밝게 비춘다.덕분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

옐로카펫

다만 옐로카펫의 설치 및 유지는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가 아동안전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야기만 들어도 꽤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할 사람들이 많을텐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세계적인 권위의 아시아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스마트폰 보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 바닥신호등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보행자 교통사고의 증가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횡단보도 주변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마주친다.

심지어 몇몇 사람은 스마트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신호를 살피지 않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도 종종 보이곤 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보행자를 스마트폰을 보는 좀비라 하여 스몸비라 낮춰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보행자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신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는커녕, 자동차가 다가오고 있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특히 위험하다.

노원구

‘바닥 신호등’은 위의 사례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탄생했다. 시선이 바닥으로 향한 상태에서도 신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 바닥에 제2의 신호등을 설치한 것이다.

노원구

일부 지역에는 바닥 신호등과 함께 ‘자동음성 안내 장치’가 함께 설치되어 있다. 자동음성 안내 장치는 보행자가 적색 신호에서 횡단보도로 진입할 때 “위험하오니 뒤로 물러나 주십시오”라는 음성을 내보낸다. 이와 같은 직설적인 시그널은 바닥 신호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노원구

실제로 바닥 신호등은 2018년 5월부터 진행된 시범운영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바닥 신호등 설치 이후 교통신호준수율이 9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바닥 신호등은 현재 전국 각지에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오늘 살펴본 시설들은 누가봐도 사소하다. 하지만 효과는 대단하다. 작은 아이디어가 교통안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 이런 시설이 보인다면 오늘내용을 참고해 떠올려본다면 좀 더 대단한 시설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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