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으로
너무한
오토바이 소음

사람은 적당한 소음이 있어야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배달 오토바이 소음은 참기 힘들다 지나가다 발로차고 싶을 정도다. 스포츠카의 굉음은 어쩌다 한 번 듣기 때문에 짜증 한 번 내면 그만이지만, 배달 오토바이의 소음은 매일같이 들리기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때문에 ‘아니 크기도 작은데 일반 차보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거야?’ 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특히 아파트 단지내에서 유독 이런 불만이 많은데, 배달 오토바이들이 늦은 시간 까지 주거지역을 수없이 오가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게 다 ‘소음기 개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부품을 개조하면, 필요 이상의 소음이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하는 배달 오토바이의 소음은 평균 100데시벨 ~ 110데시벨 사이다. 비슷한 수준의 소음으로 돌을 부수는 착암기, 전기톱, 기찻길을 지나는 기차소리가 있다. 특히 착암기 소리를 들어봤다면 알 것이다. ‘투다다다다’ 하는 소리는 참는다고 참아지는 수준이 아니다.

한 시민은 자던 도중 인근 식당을 오가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에 깨서 화가난 나머지 수시로 신고를 넣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위치가 노출돼 반 협박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선 빠른 배달을 위해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르는 사례도 있기도 했다. 주민들은 참다못해 평일 저녁부터 아침까지 오토바이 출입을 막는 초강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기준으론
고막터지는
소음기준

국토부 이륜차 등록대수를 보면 이륜차는 2019년 223만대에서 228만여대로 5만대 정도 증가했다. 표면상 많이 안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소음 민원은 급증했다. 서울시 소음민원 통계를 보면, 2019년 139건에서 2020년 217건으로 56% 많아졌다. 전국적으로는 2019년 935건에서 2021년 2154건으로 눈에 띄게 급증했다.

그동안 오토바이의 배기소음 기준은 최대 105데시벨이었다. 하지만 100데시벨 이상은 기준으로 삼기에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100데시벨 넘는 소음을 내는 오토바이들이 수 만대씩 생긴다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다다를건 자명한 일이다. 물론 법적으로 소음 기준을 초과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는 규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 단속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드물다보니, 소음기 개조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상황이다. 소음에 시달린 사람들은 “왜 단속은 안 하는거죠? 105데시벨? 그걸 우리보고 판단하고 신고하라고요?”라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단속하는 사람도, 일반 시민들도 듣고 몇 데시벨인지 알아차리는 ‘인간 측정기’가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신고를 하거나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반인들이 매번 소음측정기를 들고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30년만에 정신차린
정부의 결단

이런 상황이 수 년째 계속 돼 왔고, 코로나로 배달 서비스 이용량 급증으로 참기 어려운 상황에 다다르자 작년 중순 입법부에서는 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소음·진동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 했다. 주거지역 등 소음에 민감한 지역 한정으로 이륜차를 포함한 운행차의 소음허용기준을 따로 두기로 한것이다.

또, 이 법률안을 대통령령으로 시행하도록 해서 관할 부처가 그 기준을 현실에 맞게 적용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하다하다 안 되니 법으로 갈아 엎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어서 지난 3월, 정부는 이륜차에 대한 소음 규정을 강화했다. 이건 30년만인데, 배기소음 규제를 해외 수준으로 낮추고 소음 규제지역도 지정해 관리하게 됐다. 이번 개선안은 오토바이 소음허용기준이 ‘한-EU FTA’ 사전협의 대상인 점을 고려해, EU의 75∼80 데시벨을 바탕으로 한다.

또, 소음허용기준도 일본기준과 동일하게 정해, 제작단계부터 허용기준보다 낮게 제작·수입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배기량 175㏄ 초과일 경우 95 데시벨
배기량 175㏄ 이하 / 80㏄를 초과일 경우 88 데시벨
배기량 80cc 이하일 경우 86 데시벨
로 지금보다 기준이 훨씬 강화된다.

특히 소음 공해의 원인인 ‘소음 증폭 구조변경’을 막기 위해 오토바이의 배기 소음 인증시험 결과값을 표시하도록 의무화된다. 그리고 결과값에서 5데시벨을 못 넘게 관리까지 한다. 다만, 무역 협정등을 고려해 실제 적용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된다.

정부는 아파트 단지 같은 주거지에서의 소음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기 소음 95데시벨을 초과하는 이륜차’를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라 소음의 주범으로 지정한다(이동 소음원). 이게 통과되면 95데시벨을 넘는 오토바이는 지자체가 정한 특정 구역이나 시간대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그밖에 소음 자체를 못내도록 소음이 아예 없는 전기 오토바이를 보급하거나 수시로 단속하는 방안이 지원된다.

배달 서비스를 업으로 하는 모든 분들은 이번 결정을두고 ‘차별’이라 생각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일터에 규제를 가하니 말이다. 하지만 순정 그대로인 배달 오토바이를 제외한 소음기 등을 개조한 오토바이가 점점 증가하면서 시민들이 고통 받고 있고, 개선될 여지마저 없는 현 상황은 법의 힘(공권력)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규제 강화가 쾌적한 주변 환경 조성과 올바른 배달 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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