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어느덧 자동차 등록 대수 2천 5백만대를 돌파했다. 좁은 국토에 상당히 많은 차량들이 돌아다니다 보니, 교통관련 이슈들이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늘어난 자동차 보유 대수만큼 운전자들의 인식이나 매너도 좋아졌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않다.

대부분 심각한 실수를 저질러 큰 사고로 이어지기보단 사소한 매너를 지키지 않아서 타인에게 불편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소한 문제 몇가지 때문에 시비가 붙고 난폭운전, 보복운전으로 이어져, 결국 대형 사고를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소한 문제란 어떤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최소한 연락처는
남겨두는 센스가 필요

가장 처음 다룰 문제는 바로 ‘이중주차’다.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국은 유독 이중주차가 많다. 비좁은 땅에 자동차는 넘치는 상황이다 보니 피치 못할 상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중주차를 해야 할 일이 많다. 덕분에 수입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주차 후 중립 기능은 국산차에 필수 기능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러한 주차 후 중립 기능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 경사진 도로에서야 이해할 수 있지만, 경사가 없는 평지에서도 기어 레버를 ‘P’단에 둔 채 볼일을 보러 떠나는 이들이 존재한다. 연락처도 없이 말이다.

이 경우 차주가 어디로 움직인 건지 알 수 없으니, 하는 수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재수 없으면 한참을 기다리다 내 차를 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주차환경 특성상 이중주차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수도인 서울은 엄청난 교통량으로 유명하고, 곳곳에서 이중주차 된 자동차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연락처를 남겨두는 것은 기본 매너다.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이중주차를 했다면 적어도 다른 차량이 출차 시에 나에게 연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남겨두는 것이 예의다.

요즘 현대차를 기준으로 보면 버튼식 변속기라 불리는 전자식 변속 시스템이 접목됐는데 이로 인해 이중주차가 불가능하리라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더러 있다. 이때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N단 유지 모드’를 작동시킬 수 있다.

1. 시동이 켜진 상태에서 ‘주차 브레이크’ 및 ‘오토 홀드’ 기능 해제
2.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N’ 변속 버튼을 누르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뗀다.
3. 이후 계기판에 ‘N단 유지 모드를 설정하려면 OK 버튼을 길게 누르십시오’ 메시지가 나오면 스티어링 휠의 OK 버튼을 길게 누른다.

단, 수입차의 경우 중립에 둘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연락처를 남기고 연락이 오면 빠르게 자리를 비켜주는 에티켓이 필요할 것이다.

시동 켰으면
운전에 집중합시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이 대사는 배달 앱으로 유명한 배달의 민족이 처음 선보였던 광고 속 가장 유명한 대사다. 한국에서 배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유문화와 같다. 전화 한 통, 앱에서 터치 몇 번이면 맛있는 음식을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집에서도, 야외에서도 만사 OK다.

이러한 배달 문화가 유행하고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수많은 배달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동차 운전자에게는 이 배달원들이 썩 달갑지 않은 존재다. 빠른 배달이 중요한 것은 이해하지만, 비좁은 차들 사이를 질주하는 아찔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신호 위반 같은 교통법규는 가볍게 무시하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배달원의 오토바이를 보면 여러 대의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거치대가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스마트폰으로 콜을 따는 데만 이용하면 괜찮은 데 동영상을 시청하는 어이없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에 몇 시간씩 배달을 위해 운전을 하다 보니 지루할 수도 있고, 피곤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며 동영상을 본다면 어느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주행을 하는 상황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야간이라면 더더욱 위험하다. 자칫 어두운 길에서 영상을 보느라 한눈을 판 그때, 전방에 장애물 혹은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오토바이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교통수단이다. 1~2초만 한눈을 팔더라도 수십 미터쯤은 운전자도 모르게 이동할 수 있다.

운전 중 딴짓은 운전자만 위험한 것이 아닌 만큼, 적어도 운전하는 동안에는 잠시 스마트폰 화면을 꺼두는 게 바람직하다.

운전자들 도발하는
스티커는 빨리 떼버리세요

마지막 상황은 운전 매너라기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몇몇 무개념 초보운전자의 스티커 남발 사례다. 정말 과하다 싶을 수준으로 뒷유리에 다양한 스티커를 붙이는 차량들이 종종 있다.

본래 초보운전 스티커는 ‘아직 미숙한 운전자입니다’라는 뜻으로 주변 운전자들에게 본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또한, 주변 차량에 배려를 구하는 목적으로도 쓰인다.

하지만, 최근 도로를 살펴보면 초보운전자가 주변 차량에 진심 어린 배려를 구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사진 속의 차량만 하더라도 후미에서 따라오는 후속 차량의 분노를 일으키는 문구가 즐비하다.

‘블랙박스, 내건 밤에도 찍힌다~ 원적외선에 풀에이치디거든~’
‘빵빵대면 지구 끝까지 쫓아감’
‘이글이 읽히면 너무 붙으신 거에요’
‘큰 차여 부디 이 경차를 피해가소서’
‘똥침 금지’

이 정도면 배려를 구하는 게 아니라 반협박이다. 사실, 이런 차량용 스티커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본질은 아주 기본적인 매너들이다. 경적은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상습적으로 사용하면 난폭운전에 해당한다. 또한, 전방 차량에 너무 가까이 달라붙는 것도 혹시 모를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좋지 않다. 더욱이 스티커에서 ‘똥침’이라 표현한 주행 중 전방 안전거리 미확보는 안전상 위험을 끼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내용을 일반 운전자들이 모를 일도 없을뿐더러 스티커에 적힌 문구처럼 예의 없는 말투는 다른 이의 심기를 건드리기만 할 뿐 초보운전자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 그 목적과 본래 취지에 맞게 ‘초보운전’ 네 글자만 뒤에 적혀 있어도 대부분은 알아서 차선변경 시 양보를 해준다거나 초보운전 차량을 피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극단적인 예로 운전 연수를 하는 면허학원 차량에 위협을 가하는 운전자는 없지 않은가. 혹시 이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 초보운전자가 있다면, 기본만 지키도록 하자. 그 이상의 욕심은 금물이다.

오늘 다룬 3가지의 상황은 사실 주행 중에 벌어지는 비매너 행위와는 큰 연관이 없을지 몰라도 우리 생활 속 알게 모르게 많은 불편을 야기하는 문제들이다. 서로 조금씩만 조심하고 양보한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당부한다면 기본적인 예의는 반드시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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