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고만큼 당황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혹여 바쁜 일이 있던 도중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오죽하면 평소 교통사고 대처 방법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던 베테랑 운전자조차, 당황스러운 나머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문제는 이러한 실수가 곧 ‘뺑소니’와 같은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에는 명함과 치료비를 주고 교통사고 현장을 떠난 운전자가 뺑소니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일이 있었다.

명확한 연락처인 ‘명함’을 줬는데도 불구하고, 뺑소니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다 알려줬는데,
이게 왜 잘못인가요?

연락처만 남기고 교통사고 현장을 떠날 경우 뺑소니 행위로 인정되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명시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제54조>
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경우에는 그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은 즉시 정차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2.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 전화번호, 주소 등을 말한다.) 제공

간단히 설명하자면, 모든 운전자에게는 사고 시 구호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즉,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는 적극적인 구호를 통하여 피해자의 상해 정도를 최소화해야 하며, 구호조치를 완벽하게 이행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사고현장을 이탈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연락처를 남기는 정도의 조치를 ‘충분한 구호조치’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설령 피해자가 상해사실을 주장하지 않더라도,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는 피해자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와 사고가 일어난 경우, 절대로 미성년자의 주장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외상을 입지 않은 경미한 사고라 할지라도, 정신적으로는 큰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나중에 영락없는 뺑소니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다.

만약 충분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면, 아래에 명시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에 의거하여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아울러 피해자의 시신을 옮겨 유기한 경우에는 더 큰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사고 났을 때 웬만하면
‘이 행동들’ 무조건 하세요

잘못된 대처로 인해 뺑소니범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대처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연락처만 주고 가도록 해 고의로 뺑소니를 유도하는 보험 사기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올바른 교통사고 대처법의 중요성이 더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단 사고가 발생했다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가장 먼저 피해자를 구호하는 ‘구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피해자의 상태가 위급한 경우에는 곧바로 지혈이나 심폐소생술과 같은 응급조치를 취해야하며, 119에 연락하여 빠른 시간 내에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충분한 구호조치가 이루어진 후에는 피해자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해야 하며, 가까운 관할 경찰서나 112에 신고하여 사고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때 경찰에 가장 먼저 알려야 하는 것은 ‘사고가 일어난 장소’이며, 다음으로는 ‘사상자의 수와 부상 정도’를 알려야 한다. 이후 ‘손괴한 물건과 손괴 정도’를 알려야 하며, 가능하다면 도로교통 등의 ‘조치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이후에는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하여 사고가 적절하게 처리되도록 해야 한다. 혹여 과실여부가 분명치 않다면, 사고내용을 접수한 경찰서에 연락해 과실판정을 확인받는 것이 좋다. 이때 블랙박스 영상과 같은 정황증거는 유실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확보해두어야 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교통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는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해야 하며, 곧이어 112에 교통사고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혹여 피해자의 부상 정도가 경미하다 할지라도 말이다. 보험사만으로는 혹시 모를 뺑소니 논란으로부터 절대로 안전할 수 없다.

교통사고는 당연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침착하게 대처해야만 나와 다른 사람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안전한 도로를 위해, 오늘 내용을 꼭 염두에 두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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