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는 수많은 구성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엔진 사양, 주행보조 장치, 색상, 휠 디자인, 계기판 스타일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이 구성품 중에는 선택 옵션으로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도 있고, 차량 구동이나 탑승객 안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구성품도 있다. 필수 구성품들은 자동차에 항상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들이 ‘없을 것이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한 매체를 통해 황당한 소식이 들려왔다. 러시아가 자국에 생산되는 일부 차량에 안전기준을 대폭 낮추기로 하면서, 안전에 필요한 일부 구성품이 없는 차량도 러시아에서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화를 해도 모자랄 판에 대폭 낮춘다? 과연 무슨 이유로 이 상황이 벌어졌는지 함께 알아보자.

어쩌다 이런 일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제재를 가하자 주요 수입품에 대한 길이 막혔다. 수입품 중에 자동차 부품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제재가 장기화되자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생겼고, 결국 러시아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정부는 대통령령으로 일부 차종에 대해 안전 기준을 낮출 수 있도록 이달 12일 승인 요건을 완화하는 것을 확정했다. 이번 대통령령의 유효기간은 내년 2월 1일까지라고 한다. 대통령령에 따라 일부 차종에 한해 러시아에서는 잠김 방지 제동장치(ABS)나 에어백, ELR(Emergency Locking Retractors) 방식 안전벨트 등이 탑재되지 않은 차량도 생산이 가능하다.

당연한게 없이
생산된 그 차는 어떤차?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번 대통령령이 적용되어 최근 생산된 자동차로 ‘라다 그란타 클래식 2022’로 알려졌다. 이 차는 러시아 자동차 업체 아트토바스가 만든 것으로, ‘라다 그란타 클래식 2022’는 국민차로 불리는 라다 그란타의 최신 모델이다.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사양은 상당히 부실하다.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 자국과 우방국에서 생산된 부품만 사용되다 보니 빠진 게 매우 많다. 우선 에어백, ABS가 없다. 두 부품 모두 차량 탑승자의 안전을 담당하는 중요 장치다. 에어백은 충돌 사고 발생 시 탑승자를 보호하고, ABS는 급제동 시 브레이크 잠김을 막아 자동차 미끄러짐을 방지해 주는 장치다.

체크 결과, 위의 두 부품 외에도 추가로 없는 사양이 발견됐다. ‘라다 그란타 클래식 2022’에는 안전벨트 장치, 위성 내비게이션, 공기 오염 방치가 없다. 현지 언론은 이 차의 ‘없는 사양’ 중, 공기 오염 방지 장치와 관련해 ‘라다 그란타 클래식 2022’는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1996년 유럽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아브토바스는 든든한 파트너가 있었다. 바로 프랑스의 르노자동차다. 르노는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3월에 러시아 국영 자동차 개발 연구소에 전 지분을 넘기고 손을 뗐다고 한다. 이로 인해 아브토바스는 한때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라다 그란타 클래식 2022’의 퀄리티 문제는 르노의 철수의 영향도 일부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아프토바스는 가격을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라다 그란타 클래식 2022’의 판매 가격은 약 67만 5900루불(한화 약 1500만원)로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의 상황은?

대통령령은 확정됐다. 그렇다면 러시아 현지에 있는 다른 나라 제조사는 어떻게 됐을까? 러시아 내에서 차량을 생산 중인 외국 제조사로는 BMW, 포드, 현대차, 벤츠, 폭스바겐, 볼보 등이 있다고 한다.

다행히 이 제조사들의 차량은 이번 대통령령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 내 생산을 중단했다고 한다. 이 중 우리나라 제조사인 현대차는 이달 5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고 했으나, 국제사회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동 중단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상당한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러시아 내 완성차 시장 점유율이 현지 기업인 아브토바즈에 이어 22.6%로 2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러시아 시장 판매 목표를 45만 5000대로 잡았으나, 이번 가동 중단으로 목표 판매량에 약 1%에 해당되는 4000대~5000대 가량의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 보고 있다. 손실 규모는 약 40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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