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이던 차량에 쾅!
어떻게 된 일?

도로를 달리다 보면 물건을 싣고 달리는 화물차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인 화물차를 보면, 내 앞이나 옆으로 화물이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때마다 화물차에 실린 물건 주변으로 ‘이것’이 눈에 띈다. 그것은 바로 ‘판스프링’이다.

지난 주말 영동고속도로에서 판스프링 낙하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 인해 판스프링 사고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어떻게 발생한 사고인지 함께 알아보자.

보배드림 캡처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사고는 7월 10일 11시경에 발생했다. 쉐보레 트래버스를 몰던 A씨는 이날 영동고속도로 호법 분기점에서 대전 방향으로 주행 중 이었다. 1차선으로 달리던 A씨 옆 차선에서는 화물차 1대가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그런데 화물차에서 판스프링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져 나왔다. 도로에 튄 판스프링은 A씨의 트래버스 차량에 그대로 날아 들어왔다. 차량 앞 보닛을 맞고 유리창을 관통한 판스프링은 그대로 후면 트렁크 유리를 뚫고 나갔다. 당시 차에는 운전을 하던 A씨와 아내, 딸, 장모님이 타고 있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다행히 가족 중 판스프링을 맞은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사고 후 A씨는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사고 내용과 함께 블랙박스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A씨는 글을 통해 “천만다행으로 사고 당시 유리 파편을 뒤집어써서 난 상처 외에 외상은 없다. 하지만 가족들이 사고로 인해 많이 놀란 상태”라며 사고 이후 상황을 전했다.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고
당연히 처벌 했을까?

보배드림 캡처

만약 판스프링이 A씨와 가족들이 맞았다면, 2차 사고까지 이어져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A씨는 판스프링이 떨어져 나온 화물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를 토대로 가해 차량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차량 번호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에 따르면, 판스프링이 앞서 A씨를 앞서가던 화물차의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운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

판스프링 사고
국민청원까지 갔는데
왜 방치 할까?

이번 판스프링 사고는 이전에도 꾸준히 발생했다. 2018년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A씨가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을 주행하던 중 갑자기 날아든 판스프링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2020년에는 중부고속도로 일죽IC 근처에서 주행 중이던 차량 조수석에 날아든 판스프링에 탑승객이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복되는 사고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대처에 나서야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0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러한 사고를 모른 척 넘어가면 안 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에 관련 부처 또한 움직였다. 실제로 2020년 9월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은 불법 판스프링 장착 차량 단속을 위해 ‘일반형 화물차의 적재함 보조 지지대(고정장치) 설치 튜닝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또다시 판스프링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보여주기 식 대처’가 아니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동차 필수 부품
판스프링의 정체

판 스프링은 정식 명칭으로 리프 스프링(Leaf spring)이라 부른다. 무려 마차를 끌던 시절부터 이어져온 부품이다. 판 스프링은 용수철과 다르게 여러 겹의 철판을 덧댄 형태로, 겹쳐진 방향에 힘이 가해지면 전체가 휘면서 스프링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판 스프링에 하중이 가해지면 판과 판 사이에 마찰이 발생하고, 이 마찰력에 의해 힘이 흡수된다. 때문에 일반 스프링처럼 진동이 계속 발생하지는 않는다. 보통 화물차나 버스 같이 무게가 많이 나가는 이동수단에 들어간다.

도대체 왜 이걸
옆에 끼고 다니나?

화물차 판 스프링 불법 개조는 원래 용도와 다르게 ‘적재함 보강용’으로 활용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판 스프링을 적재함 보강용으로 설치하는 이유는 ‘적재 효율’을 위해서다.

무거운 화물을 실었거나 다량의 짐을 적재했을 때 적재함 옆 면이 벌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차량 측면을 보강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히 공업용 파이프처럼 둥근 물체가 옆으로 구르는 것을 방지할 용도로 활용 가능하며, 화물을 일일이 체결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때 시간 절약 차원에서 쓰기도 한다.

살짝만 스쳐도
진짜로 죽을 수도 있다

ⓒ영암군

판스프링은 누군가에겐 업무 효율을 위한 치트키가 될 수 있지만, 일반 운전자에겐 치명적인 물건이 될 수 있다. 일부 화물차 기사들은 이 판 스프링을 용접을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꽂아놓는 경우가 많다. 평소엔 괜찮아 보이겠지만, 도로 요철을 밟거나 주행 중 진동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

겉 보기에 30cm 자 같이 생겨서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이 판스프링 조각의 무게는 3kg 정도나 한다. 3kg짜리 아령 하나가 차 위에서 떨어져서 시속 100km로 주행중인 차에 부딪힌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위험할 지 답이 나올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7~2019년 대구·경북 고속도로 기준, 판 스프링을 포함한 낙하물 수거 건수는 총 3만 1천224건으로 집계됐다. 매달 110건 넘는 낙하물이 수거될 만큼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화물차에 의한 위험물로 가득하다.

ⓒ목포시청

몇 년 전 경기북부 고속도로 내 화물차 특별 합동 단속을 2주간 실시했는데, 화물차의 82%가 판스프링을 사용할 만큼 안전수칙 준수에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판스프링 관련 안전 기준을 제시한 바 있는데, 탈부착식은 절대로 안되며, 반드시 볼트 너트 등으로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또, 빠지기 쉬운 리벳, 나사못, 밧줄 같은 것으로 고정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지지대의 경우 무작정 꽂을 수 없으며 측면 좌·우 각각 8곳, 후면 2곳 이하로 설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반 화물차에만 이런 지지대를 설치 할 수 있다.

일부 화물차 기사들은 난감하다는 의견이다. 지지대 탈부착을 못하게 막으면 콘크리트 파일(둥근 원통형 콘크리트 물체)같은 큰 물건을 적재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견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어려운 사정을 알겠지만 목숨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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