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역사가 짧으면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기 참 어렵다. 미래의 비전만을 제시하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박물관을 만들고 싶어도 전시할 게 그닥 많지 않을테니 말이다. 대표적으로 테슬라 같은 신생기업들은 규모는 상당하지만 ‘헤리티지’면에선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현대차는 60년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어, 품질이 어떻든 간에 독자적인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또, 최근 디자인의 핵심키 역할을 해 최근 신차 디자인 일부에 녹여내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흐름은 포르쉐, BMW, 벤츠 등 브랜드 역사가 오래된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현대차는 포니와 그랜저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콘셉트카를 여럿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새 컨셉카를 공개할 때 마다 국내외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며 “실제로 판매하면 당장 사겠다.”는 진심어린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최근 몇년 동안 공개했던 모델로 무엇이 있을지 간단히 알아보자.

포니의 재해석이 아닌
포니 자체를 부활 시킨 모습

현대차는 과거에 인기를 끌었거나 의미가 있는 모델에 한 해 헤리티지 시리즈 차원에서 전기차로 부활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번 째 모델로 현대차 최초의 독자모델인 포니가 선정됐다. 콘셉트카 45가 포니의 재해석이었다면, 헤리티지 포니는 원형 거의 그대로를 유지했다.

많은 디테일들이 픽셀 디자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45 EV나 아이오닉 5와 디자인적 연결성을 느낄 만큼 픽셀화 된 디자인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픽셀 부분과 함께 크롬 가니시까지 빛나도록 되어있으며, 초창기 현대차가 사용했던 로고까지 빛나 독특함을 자아낸다.

전반적으로 짙게 깔려있는 레트로 퓨처리스틱 감성답게, 옛날 차들 특유의 보닛에 달리는 미러도 디지털 사이드 미러다. 외부에서 카메라로 측후방을 촬영하면 실내에선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하는 형태다.

측면을 살펴보면 옛 포니 그 자체다. 포니는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을 했기 때문에, 당시 그가 디자인했던 차들과 굉장히 닮아 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 1세대 골프가 있다. 휠디자인의 경우 포니에서 모티브를 따온 커버 타입의 휠이다. 저 당시 차량 디자인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형태로, 현대차는 매끈한 휠 디자인에 픽셀 디자인과 현대 레터링을 새겨넣어 세련미를 강조했다.

후면 디자인은 아이오닉 5와 유사한 램프 디자인이다. 각진 U자 형태다. 덕분에 포니의 헤리티지를 살리면서 레트로 감성의 8비트 디자인을 강조해 타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을 완성했다.

이 차의 하이라이트는 인테리어다. 완전히 다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미래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그 이상으로 아날로그한 느낌도 있어서 굉장히 묘한 분위기다. 계기판 내부의 ‘닉시관’과 시계 투르비용 같은 희한한 조형물을 채워 넣었다.

특히 기어레버가 없는데 수동 변속기 기어 단수가 표시돼있는 등 논리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디테일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더 의미깊은 디자인이다. 아날로그 시대에 상상한 디지털 감성을 보는 듯 하다.

각 그랜저를 부활
역대급 디자인

그랜저 하면 최근 출시된 세련된 모습의 그랜저를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사장님차, 부자의 상징으로 불렸던 1세대 각그랜저 시절에 대한 향수가 짙은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몇년 새 헤리티지의 부활과 더불어 재해석으로 신차를 출시하는 모험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등장한 것이 ‘헤리티지 그랜저’다.

1986년 등장한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를 실제로 활용해 ‘헤리티지 시리즈’로 재구성했다. 이 모델은 포니 컨셉카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모델로, 그랜저의 전성기였던 80년대 특유의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그대로 살리고 미래지향적인 요소가 곳곳에 들어가 있다.

외관디자인을 살펴보면 실루엣 자체는 각그랜저 그대로의 모습이지만 디자인 디테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전면부는 촘촘한 픽셀로 구성된 LED 헤드램프가 달려있다. 그릴 디자인 역시 픽셀 타입으로 틀 자체는 유지하되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으로 디지털 감성을 자극했다.

측면을 살펴보면 과거 그랜저 특유의 커버타입 휠이 달려 있고,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사이드미러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범퍼 측면에 픽셀 디자인이 들어가 있다. 후면 역시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되 리어램프에 픽셀디자인이 가미됐다.

실내는 복고풍인 뉴트로(newness + retro) 콘셉트를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출시 당시 파격적인 요소로 주목받았던 싱글 스포크 스티어링 휠, 제트기를 연상케 하는 기어 레버와 같은, 80년대 스타일이 느껴지는 오리지널 그랜저의 디자인은 온전한 상태로 두었다.

대신 대시보드 상단에는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이어서 센터페시아 아래에도 긴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는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컨셉상 다양한 주행정보와 멀티미디어를 경험할 수 있다.

시트의 경우 붉은 빛이 감도는 버건디 컬러의 벨멧과 나파가죽으로 장식했으며, 도어 측면엔 10개의 세밀한 선이 지나는 조명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특히 지붕 부분엔 입체적인 샹들리에 같은 조명으로 첨단을 달리는 분위기에 고풍스러운 멋을 더했다. 오래전 호텔 조명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포니 쿠페에 들어간
최첨단 기술
미래 차는 이런 모습

최근 현대차는 포니의 컨셉카 버전이었던, 포니 쿠페를 부활시켰다. 모델명이 따로 있는데, N Vision 74(N 비전 74)다. 헤리티지 포니와 헤리티지 그랜저가 전기차로 부활한다는 상상아래 개발된 단순 디자인 모델이라면, N 비전 74는 기술적으로 독특한 컨셉을 추가했다. 이 차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파워트레인이 들어가,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차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차의 디자인은 1974년 이탈디자인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현대차의 의뢰를 받아 디자인한 컨셉카에서 출발했다. 원래 포니 쿠페는 현대차의 첫 스포츠카가 될 뻔 했으나 결국 생산에 이르지 못하고 잊혀졌다. 하지만 디자인이 출중하고, 레트로 디자인의 재해석이 유행하는 현 시대에 충분히 부활할 만한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아이오닉 라인업의 고유 특징인 파라메트릭 픽셀 라이트가 적용됐고, 이외의 디자인은 포니 쿠페를 최대한 살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앞서 소개한 헤리티지 포니와 헤리티지 그랜저와 비슷한 흐름이다.

이 차의 사이즈는 길이 4952 mm, 너비 1995 mm, 높이 1331 mm, 휠베이스 2905 mm로 그랜저만한 크기다. 특히 파워 트레인은 수소연지를 활용한 최초의 N 모델로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에너지를 동시에 사용한다.

특히 고성능에 따른 냉각을 위해 무려 3채널 냉각시스템이 탑재됐다. 엄청난 열이 발생할 만큼 고성능으로 셋팅해, 이에 알맞은 냉각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성능의 경우 후륜모터 하나만 탑재했는데, 680 PS – 91.7 kg·m 이상의 엄청난 성능을 자랑한다. 해당 수준은 슈퍼카 이상의 성능에 해당한다. 심지어 주행거리는 62.4kWh 용량의 배터리와 4.2kg의 수소저장탱크가 들어가, 600km 이상 주행가능하다. 실제로 나올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한정판으로 내놓는다면 출시 되자마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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