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롤스로이스
두 기업은 왜 손잡았을까?

최근 현대차그룹은 영국의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롤스로이스는 1906년부터 항공기 엔진을 제조해온 곳으로, 사실상 비행기의 역사와 함께해온 세계최정상급 기업이다. 

양사는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지역항공모빌리티(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과 배터리 추진 시스템, ▶슈퍼널이 개발 중인 UAM 기체의 배터리 추진 시스템에 대한 공동연구를 2025년까지 수행하기로 했다. 참고로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독립 법인명이다.

ⓒ NASA

특히 슈퍼널의 신재원 CEO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졸업, 캘리포니아 주립대 기계공학 석사,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1989년에는 NASA에 입사해 오랫동안 여러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2008년 부터 NASA의 ARMD(항공연구부문)에서 근무 하였으며, 항공학 연구, 항공 통합 시스템, 차세대 항공 운송 시스템 등 항공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를 이끌어 왔다.

심지어 입사 후 19년 만에 동양인 최초로 초고속 승진으로 NASA 최고위직(항공연구부문 총책임)에 오른 우주항공분야 최상위 엘리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약으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미래 항공 업계로 확장하고, 2050년까지 항공기의 배출가스를 ‘제로(0)’로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기수직이착륙항공기(eVTOL)를 개발중인데, 최근 기체의 내장 콘셉트 모델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항공기 기술 최상위 기업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몇 년 전부터 도심 위를 날아다니는 이동수단,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어, 업무협약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꿀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항공기 엔진 및 로켓 엔진 등 다양한 항공 우주 및 방위 관련 장비를 설계, 개발 중인 프랑스의 항공엔진 기업 사프란과도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사프란은 현대자동차그룹의 AAM 기체에 탑재될 추진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게 됐다.

UAM 개발에
수소연료전지가
왜 필요할까?

ⓒ 현대케피코

UAM은 거의 대부분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한다. 때문에 고밀도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탑재된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발목을 잡는다. UAM 개발하는 제조사마다 스펙이 달라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평균 1시간 이내 비행이 고작이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UAM을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국내 곳곳을 누비기 어렵다.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승객이나 짐을 싣고 하늘로 날아가야 한다. 이 때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기존 배터리 기술로는 택도 없는 것이다. 특히 주행거리를 늘린다고 배터리용량을 키우게되면 무게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무거워져 비행효율이 매우 낮아진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 문제는 전기 대형화물차와 수소연료전지 대형화물차만 봐도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100km 이내 범위에선 전기차의 효율이 더 좋은 편이지만, 이후로는 수소전기차의 효율이 높아진다. 즉 장거리 운행을 하려면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수소연료전지는 부피가 작은 고압 연료탱크만으로도 상당히 긴 주행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심지어 충전시간도 매우 짧다. 

혹은 내연기관+전기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데,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 완벽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처럼 UAM을 개발중인 한화시스템은 2025년까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UAM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현대차그룹만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사실 한화에서도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오고 있었다. 다루고 있는 분야 자체가 우주항공산업에 방위산업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기에 필연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참고로 한화시스템은 이와 별도로 전기 UAM을 먼저 선보일 예정인데 최고 속도 320㎞/h, 300~600m 고도 비행시 헬리콥터보다 15㏈ 조용한 65㏈ 소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 대화 소리 수준의 소음을 수백미터 상공에서 발생시키면 지상에선 이보다 훨씬 조용한 데시벨을 체감하게 된다. 즉, 전기차처럼 조용한 UAM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UAM이 출퇴근 길
혁신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UAM은 도심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단거리 이동수단에 속한다. 경기권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수준으로 보면 되는데, 목적지 인근 허브에 도착해 지상 이동수단을 이용하게 되면 기존 출퇴근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된다. 

현대차는 이를 고려해 미래 교통 청사진을 그린 적이 있다. 도심으로 UAM을 타고 날아온 뒤 HUB라 불리는 환승 센터에 내려 자율주행이 가능한 목적기반 모빌리티 (PUB, Purpose Built Vehicle)를 타고 최종 목적지로 이동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보편화되면 단순히 이동이 빨리지는 점 외에도 많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시내로 진입할 때 교통체증에 시달릴 필요가 없고 그만큼 시내로 유입되는 차량 수가 감소해, 시내 또한 전보다 교통량이 줄어들게 된다.

땅 위에 지어진 도로는 한정되어 있지만 ‘하늘길’은 언제나 쾌적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목적지까지 막힘없이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게 된다. 길 막히는 것으로 유명한 서울을 예로 들어보자. 1년 내내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올림픽대로를 타고 강남 인근으로 이동하려면 1시간 넘게 걸린다. 그것도 평균 속력 20~30km/h로 말이다. 심지어 사고라도 발생하면 그 날은 이동하는데만 2시간까지 각오해야 한다.

만약 UAM 스테이션을 한강 인근에 다수 배치해,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는 차를 줄이게 된다면 어떨까?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 같이 수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늘어날 것이다. 자연스레 올림픽대로를 경유해 강남으로 향하는 교통흐름에 여유가 생길수 밖에 없다.  

방금 살펴본 사례와 유사한 연구를 세계 곳곳에서 진행한 적이 있는데, UAM의 서울 시내 평균 이동 시간에 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차량을 이용한 이동시간 대비 약 70% 짧을 것으로 예측했다. 예를 들어 강남 출퇴근 시간이 대략 60분 정도 소요된다고 가정하면, UAM 이용 시 18분이면 도착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통해 절감 가능한 연간 혼잡 비용은 서울 429억 원, 전국 대도시 전체 2,735억 원으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한편 항공사 보잉 또한 UAM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 출퇴근 시간이 90분 이상인 극심한 교통정체를 약 25%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UAM 시장에
목숨거는 이유

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UAM을 비롯한 자율비행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1조 5천억 달러(약 1,750조 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다.

현대차는 이미 2~3년 전부터 이를 감지하고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사업 비중을 자동차 50%, UAM 30%, 로봇 20%로 둘 정도로 지금과 완전히 다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힐 정도다. 이 때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하이테크 기업으로 완전히 발돋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UAM과 같은 항공 모빌리티 산업이 커지게 되면 항공산업, 배터리 산업, 수소 산업, 자율주행 산업 등 미래 첨단기술이 하나로 모이게 돼, 기업을 넘어 국가를 먹여살리는 초거대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AM에 뛰어든 기업들은 2030년~2040년 사이에 실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축적된 기술이 늘어남에 따라 개발속도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10년 뒤에 편하게 출퇴근 하는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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