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물차들
많이 붙이고 다니는
왕눈이 스티커

요즘 운전을 하다보면 차 후방에 눈에 띄는 스티커를 붙인 화물차들이 많이 보인다. 멋을 내기 위해 화려한 디자인의 스티커를 붙이거나, 초보운전임을 알리기 위해 붙이는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동그란 형태의 스티커에 눈 모양이 그려진, 아주 단순한 디자인이다.

소형 1톤트럭, 4.5톤, 25톤, 트레일러 등 크기에 상관없이 부착하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혹 일반 승용차에도 붙이는 경우도 보인다. 처음에는 화물차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부착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버스 등 자동차를 의인화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타요’ 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이 스티커를 부착한 뒤로 국내 교통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특별한 장치 혹은 시설을 추가한게 아닌데 도대체 무엇이 바뀐것일까?

왕눈이 스티커가 가진
엄청난 힘

이 스티커의 정체는 한국도로공사가 개발한 ‘잠 깨우는 왕눈이’다. 이걸 개발한 이유는 화물차 후방 추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스티커 디자인을 보면 동그란 두 눈 같이 생겼다. 마치 만화에서 나올법한 형태다. 이 제품은 단순 디자인 역할만 하는게 아니다. 반사지 코팅이 추가되어 있어, 낮에는 디자인 자체로 시선을 끌고, 밤에는 전조등 빛을 약 200m 후방까지 반사시킨다.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이 스티커가 붙어있는 화물차를 따라가는 차가 봤을 때 자연스럽게 눈이갈 수 밖에 없고, 시선이나 집중력 환기가 이루어져 전방 주시태만과 졸음운전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스티커를 개발하면서 ‘감시의 눈’ 효과를 고려했다.

이 효과는 2006년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을 통해 알려진 것으로, 그림이나 사진으로 ‘감시의 눈길’을 표현해 걸어두면,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정직하게 행동하도록 만든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위해 간이 자율 계산대를 활용했는데, ‘감시의 눈길’이 있을 때 걷힌 돈이 없을 때보다 2.8배나 많았다.

상식적으로 사람이 아닌 그림 혹은 사진이라는 걸 알아도 뇌가 무의식적으로 누군가 쳐다본다고 인식해, 정직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즉, 큰 노력과 돈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자선기금을 걷는 행사를 열고 사람 같은 로봇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했는데, 로봇이 있을 때 돈이 30% 더 걷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왕눈이 스티커는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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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왕눈이 스티커 시범 적용 당시 3개월간 부산·경남지역 100명의 고객체험단을 모집했는데, 결과 ‘추돌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94%나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체험단의 82%는 시중에 풀리면 바로 구매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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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9년 사이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후면부 추돌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체 사망자의 약 40%(617명 중 248명)이며, 특히 이들 중 61%(248명 중 152명)가 야간에 발생했다. 이러한 추돌사고의 원인은 졸음이나 주시태만이 대부분이다. 특히 야간에는 전방 시인성이 좋지 않아 발생 빈도가 더 높다.

이런 상황에 빛 반사 기능을 가진 왕눈이 스티커를 보게 되면 주변 환기가 돼,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졸린 운전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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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왕눈이 스티커는 졸음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예방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보조수단일 뿐이다. 사고를 확실히 예방하려면 결국 쉬는 수 밖에 없다. 졸음쉼터나 휴게소에 잠깐 방문해 잠을 청하거나 최소한 스트레칭을 하는 등 몸에 쌓인 피로와 긴장감을 푸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간에 쫒겨 계속해서 운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최소 10~15분 정도는 휴식에 투자하자. 잠깐의 휴식이 중환자실이나 무덤으로 가는 걸 예방해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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