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기는
중고차 업계 신뢰도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오죽했으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중고차 업체를 응징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다. 또, 각종 매체에서도 중고차 구매 시 주의사항을 조목조목 소개하곤한다. 특히 장마철엔 연례 행사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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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연맹’ 데이터를 인용하면, 중고차 구매 시 불만이었다는 소비자는 약 25%였으며 불만 사항 대부분이 처음 설명한 것과 다른 차 상태라는 점이다. 업체가 소비자에게 사기를 친 셈이다. 업계 전체가 모두 그런건 아니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오랜시간에 걸쳐 쌓이는 바람에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 14.8%
▶중고차 판매자에 대한 신뢰도 11.2%
▶중개 플랫폼 업체 39.4%
등으로 사실상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규모있는 기업에서 운영중인 중고차 서비스마저 의심을 해보는게 당연시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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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에서 실시한 중고차 시장 인식 설문조사를 봐도 위와 비슷한 여론이 확인되었다.응답자의  76.4%가 국내 중고차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으며, 정확히는 국내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되었다고 응답했다. 요컨대, 기존 업계의 관행이나 분위기를 뒤엎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을 갖게 된 주된 이유로
▶차량 상태 불신(49.4%)
▶허위·미끼 매물 다수(25.3%)
▶낮은 가성비(11.1%)
▶판매자 불신(7.2%)
이 있다.

이런 상황에 서류라도 제대로 주면 그나마 낫겠지만, 중고차 상태를 적어놓은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아예 주지 않거나 구매를 해야 건네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규모는 평균적으로 신차 대비 두 배 규모다. 2020년을 기준으로, 중고차는 381만 대, 신차는 190만 대로 매우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많이 찾지만 업체에 대한 신뢰성은 바닥을 기고 있어, 결국 ‘새로운 선택지’를 찾는 지경에 이르렀다.

거대 중고차 시장 눈독들인 현대차,
업계는 분노, 소비자는 환영

소비자들이 중고차 업계 분위기에 염증을 느끼고 있을 때 현대차가 중고차 사업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보통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마련인데, 중고차 시장만큼은 역으로 응원하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동일 설문조사 항목 중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한 의견’을 보면, 대기업 진출에 대한 긍정 반응은 51.6%, 부정적인 반응은 23.1%다.

정부 역시 시장 상황을 보고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을 허용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고차 사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됐었다. 업계의 반발도 심했는데, 일부 불법 및 무등록 업체 때문에 장상 업체들까지 피해를 보는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현재 현대차는 내년 5월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고려해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센터를 건설중이며 중고차 진단을 위한 각종 첨단 장비와 시스템이 투입될 예정이다. 실제 오픈은 내년 1월로, 1월부터 4월까지 월 5천대 한정 중고차 시범판매를 허용했으며, 5월부터는 정식으로 중고차 사업이 진행된다.

위와 같은 상황에 현대차의 중고차 서비스 항목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① 정밀 검사 후 판매
▶5년·10만 km 이내 중고차 대상
▶200여 가지 자체 검사 후 판매

②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오픈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정보
▶허위·미끼 매물 검진
▶중고차 가치 지수
▶실거래 대수 데이터
▶모델별 시세 변화
▶모델별 판매 순위
▶중고차 트렌드 리포트

③ 인증 중고차, 오감정보서비스
▶ 360도 뷰 서비스로 실제 차 모습을 모바일로 제공
▶ 초고화질 이미지 제공
(시트 질감과 타이어 마모도까지 확인 가능)

④ 무인 딜리버리 타워 확충 (중고차 자판기)
▶ 중고차 직접 시승 지원
▶ 앱으로 구매 시 바로 출고 가능

만약 5년·10만 km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중고차는 경매 등 여러 방법으로 기존 중고차업체에 공급된다. 이러한 점은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존 업계에선 ‘좋은 매물만 가져가려고 한다.’, ‘우리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국내 신차 대부분이 현대기아차에 몰려있는 상황에 사실상 독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또, 소비자들의 선택이 우선인 ‘소비자 우위’의 시장 환경이, 대기업에게 넘어가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편 기아에서도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는데, 업계 반발을 고려해 고품질의 인증중고차만 공급하고, 시장점유율을 최대 3.7% 이하로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역시 기아와 비슷한 대안을 제시했는데, 2023년 5월 1일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전체 중고차의 2.9% 물량만 판매하도록 제한하고,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는 4.1%만 판매할 수 있도록 상한선을 걸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중고차 시세 인상폭은 현대차를 기준으로 적게는 5%, 많게는 20%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은 가격 상승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차라리 좀 더 주고 안전한 차를 사겠다’는 의견 역시 상당해, 실제 서비스 론칭 후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30조 규모의 중고차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대기업은 기존 업체들과 상생해, 올바른 중고차 산업을 조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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