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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4년 만에 개최되었던 ‘2022부산국제모터쇼’가 성황리에 폐막했다. 10일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서 주인공은 당연 ‘아이오닉6’ 였다. 아이오닉 6는 현대차의 전기차 시리즈인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이다. 9월로 예정된 출시를 앞두고 현대차는 모터쇼 이후 이달 28일 사전계약을 계획했다.

그런데 사전계약을 하루 앞둔 27일, 주요 포털 사이트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아이오닉 6 사전 계약을 8월말로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디자인 정식 공개 이후부터 줄곧 사전계약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에겐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과연 어떤 이유로 사전 계약이 연기 된 것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갑작스레 바뀐 사전계약 일정, 이유는 무엇?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아이오닉 6 사전 계약 연기는 고객 혜택을 높이기 위해 세부 가격 재검토가 필요하여 결정되었다고 한다. 애초 아이오닉 6는 트림별로 5천500만원대에서 6천500만원대까지지 책정될 방침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전기차 보조금이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가격이 5천5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을 100%, 5천500만원 이상 8천500만원 미만이면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당장에 이달 28일에 사전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현대차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고민이라기엔 현대차에게 선택지가 없었다. 전기차 경쟁이 갈 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겐 ‘가격 조정’이라는 정해진 답 뿐이었다. 단지 발표 시점에 대한 고민만 존재했다.

답은 생각보다 일찍 나왔다. 결국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가격 및 트림과 출시 일정을 조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이달 28일로 예정된 사전계약 시작일을 8월로 미뤘다. 9월로 예정된 출시 일정은 아직까지 현대차에서 공식 언급은 없으나, 사전계약일이 연기 되면서 공식 출시 일 변경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사전계약 연기에 대해 “고객에게 최대한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결정을 위해 내부 검토가 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50%에서 100%로 변경, 어떻게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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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차가 몇 년간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제값’을 받아왔기에, 이번에 현대차가 내린 결정은 솔직히 기대하기 어려웠다. 업계에서도 아이오닉6 기본 가격이 5,50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원자재 가격이 상승 등의 여파로 기존 차량들도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또 한 앞서 출시 된 ‘아이오닉5’의 2023년형 가격(5,005만~6,135만 원)을 고려, 아이오닉6가 400만~500만 원 정도 더 비쌀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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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이오닉 6는 모든 모델이 정부보조금 100%(최대 700만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라이트’라는 하위 트림을 신설하고, 가격을 5천450만~5천500만원으로 책정한 덕분이다.

전국 대리점에 배포된 아이오닉6 사전계약용 가격에 따르면 스탠다드 5천400만~5천450만원, 롱레인지 5천450만~6천450만원으로 정해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 롱레인지 제품군을 익스클루시브·익스클루시브플러스·프레스티지 등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상황을 반영해 하위 트림 이라이트를 신설하고 시작 가격을 낮췄다.

보조금 때문이라 하지만…옵션 사양은 부족함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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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깡통’이다. 아이오닉6 E-LITE 트림 사양을 접한 소비자들은 ‘옵션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지적을 했다. 당장 한 단계 위급인 익스클루시브 트림과 비교하면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가죽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휠 열선,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 이중 접합 차음 유리, 앞면 자외선 차단 유리, 인조가죽 시트, 운전석 전동 시트, 앞좌석 통풍 시트,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등 대부분의 사양이 제외되었다.

더군다나 빠진 사양을 추가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다. E-LITE 선택 품목을 보면 사륜구동 시스템인 HTRAC을 제외하면 고를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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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자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차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 아이오닉6에 억지로 ‘깡통’ 트림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물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보조금 정책의 구멍을 파고든 꼼수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특히, 경차인 캐스퍼 최하위 트림에나 적용되는 직물 시트와 우레탄 스티어링 휠이 5400만원짜리 아이오닉6에 탑재된다는 점은 한동안 논란의 여지가 될 듯 하다.

결국 연기된 사전계약일,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아이오닉 6 사전계약 연기를 두고, 헛점 투성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현재로써는 ‘저렴한 전기차 보급’이라는 정부의 취지가 무색하게, ‘깡통 모델’로 가격을 맞추고 나머지 모델과 옵션의 가격은 제조사 마음대로 조정하면 된다. 아이오닉 6 역시 올해 초 보조금 제도 개편 당시부터 우려했던 ‘깡통 트림 출시’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제조사의 옵션 장사로 인한 가격 인상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다. 당장에 보조금 지급을 위해 가격을 맞추는게 능사는 아니다. 또한 보기 좋은 취지만 걸어두고 법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현대차가 ‘저렴한 전기차 보급’이라는 취지에 맞게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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