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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나라 운전자들 아무나 붙잡고 “우리나라 도로 어때요?”라고 질문한다면 “도로가 울퉁불퉁해서 운전할 때 짜증 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멀리 나갈 것 없이 집 근처를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도로포장 대충 했겠지!”하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명물 울퉁불퉁 아스팔트 도로에는 생각과 전혀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다.

아스팔트 도로,
생각보다 깔기 어렵다

아스팔트 도로가 울퉁불퉁한 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시공업체의 부실공사로 알고 있다. 하지만 부실공사 이야기는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여러 정부기관과 지자체가 정한 작업 기준(시방서)이 해마다 강화되고 있다.

만약 기준치 미달일 경우 처음부터 다시 재시공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 측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시공업체들은 한 번에 끝내기 위해 대부분 기준을 엄격히 준수한다.

이와 별개로 간혹 아스팔트 시공업체들에 대해 “도로포장 재료를 적게 사용해서 도로 불량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요즘은 아스팔트 재료 출하 당시 정확한 양을 센서(로드셀)로 측정 후 덤프트럭에 싣고 있으며, 센서 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을 정도로 엄격합니다.”

“게다가 납품업체에서 제품 성적서를 통해 명시된 내용과 실제 재료 구성이 동일한지 다시 한 번 더 검사하기 때문에 부당행위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라고 언급해 위법행위에 대해 일축했다.

요컨대, 아스팔트가 울퉁불퉁한 원인으로 아스팔트 생산업체와 시공업체 측의 부당한 행위가 직접적인 사항은 아니라는 의미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만드는
아스팔트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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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선을 바꿔 아스팔트 도로가 울퉁불퉁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아스팔트는 겉 보기에 딱딱해 보이지만, 골재와 아스팔트(AP:석유정제 후 남는 검은 물질)의 혼합물로서 소성변형(plastic deformation) 성질을 가지고 있다.

소성변형이란 쉽게 말해 힘이 가해진 후 영구히 변형되는 것을 의미하며 탄성과 반대 개념이다.

아스팔트 도로는 이 소성변형 정도에 따라 깨지거나 모양이 변형된다. 때문에 시공사 측은 아스팔트 도로에 들어가는 재료 배합 비율을 달리하면서 소성변형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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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도로의 소성변형 원인은 대표적으로 폭염이 계속돼 아스팔트 도로를 구성하는 재료들이 물렁해지거나 덤프트럭같이 무거운 차량들이 한 곳만 계속 지나갈 경우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수막현상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주행 안전성과 안정성을 해쳐 운전자와 자동차 둘 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도로가 밀리는 등 변형 문제가 발생해 도로 재포장을 하게 될 경우, 도로의 강성에 중점을 두게 된다. 참고로 강성은, 무게나 충격으로 구조물이 변형되는 것에 저항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밀리는 현상은 줄어들게 되지만, 아스팔트 도로가 노후화됐을 때 부서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포트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몇 년 전, 서울시 포트홀 대규모 발생 당시 아스팔트 도로는 소성한계보다 강성에 무게를 둬 시공한 상태였으며, 이때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지반 침하가 발생해 도로가 변형되는 대신 깨지면서 포트홀이 발생한 것이다.

아스팔트 제조사와 시공업체는 기준에 맞춰 시공했을 뿐이지만, 아스팔트 도로의 특성으로 주변 시민들의 오해를 사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강성을 줄이게 되면 소성변형으로 인해 도로 밀림현상이 또다시 발생하게 된다.

아스팔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결국 소성변형과 강성 사이에서 적당한 배합률을 찾아 시공해야 하는데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설령 제대로 맞췄다 할지라도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온도 차가 심해 아스팔트 도로가 금방 손상됩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참고로, 국내 아스팔트 도로는 보통 -22℃~64℃ 사이 온도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지만, 위의 이유로 인해 기준을 적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포장하기 어려운 우리나라 환경

앞서 언급한 내용은 아스팔트 도로의 특징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도로가 울퉁불퉁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결정적인 이유로, 열악한 공사 환경이 있다. 특히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이 울퉁불퉁한 도로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뷰에 응한 동일 관계자는 “지방에 비해 통행량이 많은 수도권과 서울, 일부 광역시 지역은 아스팔트 도로를 시공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시내 도로는 고속도로처럼 깔끔하게 포장하고 싶어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라고 현재 업계가 처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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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도로는 포장 후 24시간 정도 양생시킬 시간이 필요한데, 일부 지자체들은 주민들의 도로 이용 불편 민원을 이유로 포장공사가 끝나자마자 차량 통행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아스팔트 양생을 통해 마무리를 해야 하는 시점에 수 톤에 이르는 자동차들이 지나다니게 되니, 제대로 된 품질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시공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양생시간을 줄이기 위해 차가운 물을 뿌려 강제로 도로를 냉각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교차로 도로포장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한 방향이 아닌 사방에서 차량들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부분부분 포장하기를 반복하게 된다고.

이로 인해 포장도로 사이사이에 틈이 생겨 균열이 발생하는 등 변형이 금방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도로 하자가 발생하면 여러 지자체에서는 업체 실수로 판단해 하자 보수 요구 및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실제 원인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소위 ’답정너’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동일 관계자는 “도로 품질 문제는 충분히 맞출 수 있지만, 적어도 도로 공사기간 동안은 제대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현행 대로 공사가 지속될 경우 정상적인 재료를 가지고 시공을 해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차 많고 가혹한 기후
새로운 해결책이 등장하길

아스팔트 도로가 울퉁불퉁한 이유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지형의 특수성, 아스팔트 도로의 특성 그리고 시공업체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으로 요약해볼 수 있겠다.

물론, 이외에도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직접적인 원인만 놓고 보자면 위의 세 가지로 압축 가능하다.

사실 이런 사실이 운전을 하면서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도로에 대한 몰랐던 사실 대해 올바른 내용을 알아가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그리고 온전한 도로 시공을 위해 지자체와 주변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의 도로는 직접적으로 그 지역의 주민들이 혜택을 보는 사항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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