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들은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고 시장 선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디자인과 품질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이보다 중요한 사항으로 ‘가격 인하’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무리 좋은 전기차라 할 지라도 너무 비싸면 구매를 망설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국토부는 전기차 배터리의 소유권을 차주가 아니라 제조사 혹은 서비스 업체로 넘길 수 있도록 법을 고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가격 인하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이번 소식이 전기차 차주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일까? 

전기차 최대의 난관, 배터리

전기차 가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배터리다. 현대차와 기아차 주력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팩 가격은 1700~2300만원 사이로 상당히 비싸다. 이미 이것만으로도 준중형~중형 세단 가격이다. 이런 이유로 배터리의 비중은 전체의 30~45% 사이를 차지한다. 

이렇다보니 전기차 가격을 내리려면 배터리를 건드려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인산철 배터리 두 가지가 양립하고 있다. 전자는 주요 제조사들이, 후자는 중국에서 주로 사용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희토류에서 추출된 성분이 대부분이어서 가격이 매우 비싸다. 특히 코발트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이를 없애려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있다. 혹은 단가가 저렴한 원통형 배터리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한다.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인산철 배터리의 경우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낮지만 저렴하다. 그래서 전기차 보급이 시급한 중국이나 개발도상국에 속하는 인도 등지에서 선호한다.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배터리는 비싸다. 근본적으로 제조 난이도가 높거나 재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배터리를 제외한 부분만 판매하는 전략이다. 나머지는 빌리는 형식이 된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 1~2천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대신 월 마다 할부를 내듯 일정 금액을 내야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초기 투입비용에 대한 허들이 상당히 낮아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전기차 구매에 도움이 된다. 즉, 경제적이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일찌감치 도입해 사용중이며, 더욱 고도화 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라는 브랜드에서 도입해 사용중이다. 처음엔 내구성을 비롯해 주행거리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부분 해결을 했고, 여기에 배터리 교환 방식을 추가해 충전에 필요한 시간마저 최소화 했다.

주유소에 방문하듯 충전 스테이션에 들어가 배터리를 갈아끼면 끝이다. 이론상 3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동안 국내를 비롯해 주요 브랜드에선 호환성, 표준화, 내구성, 안정성 등을 문제삼아 초급속 충전방식을 연구해 왔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중국과 같은 방식이 구미가 당길지도 모르겠다.

국토부의 통큰 결정,
전기차 가격은 얼마나 떨어질까?

최근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제2회 국토교통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국토교통 분야 규제개선안’을 마련하고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해당 안에는 다양한 사안이 담겨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배터리 구독(대여) 서비스’다. 

현재까지는 자동차 전체에 대한 소유권만 기록할 수 있었다. 때문에 전기차를 따로 분리해서 팔거나 빌려주는 서비스를 할 수 없었다. A/S나 교환은 가능해도 중국과 같은 방식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소식을 통해 진입장벽이 허물어질 전망이다. 배터리는 소유자를 달리 할 수 있도록 하여 따로따로 등록원부에 기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앞서 이야기한 배터리 구독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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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실제로 서비스가 이루어지면 아이오닉 5 롱레인지 기본 트림 기준(3.5% 개소세) 5410만원에 2300만원 정도의 배터리 가격이 빠진다. 그리고 국고와 지방 보조금 평균인 1000만원 정도가 추가로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아반떼 수준인 2천만원 초반에 아이오닉 5 구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날 수록 보조금 정책이 바뀌어 실제 기대할 수 있는 금액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2천 중후반 가격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여기에 배터리 구독료와 충전비가 포함되겠지만, 유류비보다 훨씬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소비자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제안일 것이다.

하지만 배터리 사고가 발생한다면
책임 누구에게 돌아갈까?

이번 소식은 가격 부담을 낮추고자 한다는 취지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다. 하지만 교통사고 또는 배터리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 분명히 해야할 것이다. 그동안 제조사들이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전기차 특성이 원인 규명이 더욱 어려울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 소비자에게 책임전가를 시킬 가능성도 있다.

물론,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들이다. 하지만 만일에 대비해 사소한 것 하나라도 대응을 세우며 제도 정비를 할 필요가 있겠다. 만약 이런 일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평소 소비자들이 꿈꾸던 저렴하고 품질좋은 전기차를 구매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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