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이나 인천 공항 등 주요 지역에 상당히 테크니컬한 모습의 차량이 출몰해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이 차의 정체는 ‘소방차’다. 흔히 일반 트럭에 빨간 페인트칠을 해놓은 듯한 모습을 떠올릴텐데 이 내용에서 소개할 소방차는 근미래에서 온 듯한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첫 도입 당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디자인과 스펙 덕분에 인기스타가 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몇년 새 발생한 주요 산불지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활약을 펼쳐, 지상파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차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본문 내용을 통해 간단히 알아보자.

유럽산 하이테크 소방차

ⓒ Christian Stummer Photographie,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3.0 DE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소방차는 대부분 대형트럭을 개조한 것이다. 소방 장비를 얹고 빨갛게 도색하면 익숙한 디자인이 완성된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려는 소방차는 색다르다. 처음 본 사람은 소방차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

이 차의 정체는 로젠바우어社의 판터(PANTER) 소방차다. 로젠바우어는 오스트리아 긴급 구조차량 전문 제조기업으로, 무려 19세기 중순에 설립된(1866년) 업계 TOP 3 제조사다. 명성만큼 세계 곳곳에 판매되었는데, 심지어 북한에도 로젠바우어의 차량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 Hunini,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4.0

판터는 항공기 소방 구조용(ARFF : Aircraft Rescue and Fire Fighting)으로 제작된 고성능 소방차다. 1991년 1세대가 출시 된 이후 2016년 4세대로 변경 되면서 현재 모습에 이르게 되었고, 첫 데뷔는 이탈리아 제노바 공항이다.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공항 및 주요 도시에 배치되어 안전을 지키고 있다.

판터의 기반이 되는 차량은 독일 폭스바겐 자회사이자 유명 중장비 브랜드인 ‘MAN’의 군용 전술차량이다. 이것을 개조해 판터를 제작했으며 1세대부터 고유의 날렵한 디자인 덕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눈에 알아볼 만큼 개성이 강한 모델이기도 하다.

화재 진압을 위한 강력한 성능

ⓒ Dmitrij Rodionov,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3.0

판터는 일반 소방차와 달리 성능이 매우 좋다. 여기서 성능이란, 구조 활동에 사용되는 소방 장비의 스펙과 차량 자체의 주행성능 둘 다를 의미한다. 항공기 화재 진압용으로 만들어진 만큼 특별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항공기 동체를 뚫을 수 있는 특수 펀치(드릴)이 있으며, 드릴 자체에 고압 물 분사기까지 장착되어 있다. 덕분에 진압하기 어려운 기내 소화작업을 신속히 수행할 수 있다.

한편 판터의 기능을 활용해, 건물 손상을 감수할 만큼 빠르게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유류창고 화재 등 위험한 상황에 투입되기도 한다.

ⓒ 수퍼톰캣

특히 판터엔 원격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소방차에 직접 탑승하지 않고 고층 건물의 화재에 대응할 수 있다. 덕분에 시민의 재산과 소방관들의 생명까지 함께 지킬 수 있다.

이처럼 성능 좋은 판터는 2019년 고성산불을 시작으로 2021년 쿠팡 물류센터 화재 진압,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등 대규모 화재 현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그밖에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고리 원자력 발전소 인근 소방서 등 국가 주요 시설에 배치되어 우리나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참고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현장 수습을 위해 배치된 적이 있다.

국내에 배치된 모델은?

ⓒ Christian Stummer Photographie,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3.0 DE

그렇다면 국내에 배치된 판터는 정확히 어떤 모델일까? 이 차는 8X8 / 6X6 / 6X6S / 4X4 모델 네 가지가 있고, 우리나라에는 6X6 모델과 8X8 모델이 도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내에 도입된 8X8 모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제원을 살펴보면, 볼보의 유로6 엔진이 탑재됐고, 최대출력 1450 PS, 최대속력 135 km/h의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무게는 50톤에 달하는 엄청난 거구다.

가격은 18~25억 사이로 국내에 배치된 수량을 고려하면 수 백억을 사용한 셈이다.

ⓒ 수퍼톰캣

특히 롤 스태빌리티 컨트롤(RSC : 한쪽 바퀴가 들려 전복되는 현상을 예방), 소방대원용 사이드 에어백 및 안전벨트 텐셔너,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우수한 차체 안정성을 자랑한다.

게다가 소방 장비의 성능도 상당한데, 8X8 모델 기준 19,000L의 저장용량을 갖췄고 1분에 10,000L 분량의 물을 분사할 수 있다.

여기에 로젠바우어 고유의 디스플레이 시스템인 EMEREC DEVS(Driver Enhanced Vision System)가 장착되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열을 잡아내는 적외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연기가 자욱한 곳에서도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게다가 정확한 구조 현장 파악을 위해 1.5m 정확도 급 GPS가 탑재돼, 소방차 계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무방한 성능을 자랑한다.

국가 재난 극복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

현재 우리나라는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소방 관할 지역 구분 없이 국가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2017년 7월 26일 자로 개정된 소방기본법 제11조의 2(소방력의 동원)를 살펴보면

“소방청장은 해당 시ㆍ도의 소방력만으로는 소방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화재, 재난ㆍ재해, 그 밖의 구조ㆍ구급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특별히 국가적 차원에서 소방 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인정될 때에는 각 시ㆍ도 지사에게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방력을 동원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제1항에 따라 동원 요청을 받은 시ㆍ도 지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요청을 거절하여서는 아니 된다.

“소방청장은 시ㆍ도 지사에게 제1항에 따라 동원된 소방력을 화재, 재난ㆍ재해 등이 발생한 지역에 지원ㆍ파견하여 줄 것을 요청하거나 필요한 경우 직접 소방대를 편성하여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등 소방에 필요한 활동을 하게 할 수 있다.

라고 명시되어있다.

판터의 도입은 빠르고 신속한 화재 진압을 통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가가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봄과 가을, 그리고 겨울에 건조한 날씨에 의해 대형 산불 등이 발생하기 쉽다. 그 때마다 판터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모두의 안전을 지켜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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