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비키라는 ‘이 상황’
누구의 말이 옳은 걸까?

경주시

운전을 하다보면 경사가 있는 길을 올라가거나 내려갈 상황이 생길 것이다. 왕복 2차로 이상이라면 제 갈길을 가면 되지만, 도로가 좁아 한 차로를 가지고 맞은편 차량과 공유를 할 땐 애매한 상황이 발생한다. 내 차가 올라가고 있고 맞은편 차가 내려오고 있을 때 “누가 비켜야 하는걸까?”와 같은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주로 서울 아현동 비탈길 같은 곳에서 접하기 쉬운 상황인데, 문제는 서로 “네가 비켜라”라고 싸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양보를 해주면 좋겠지만 서로 가려고 하다 상향등을 깜빡이며 으름장을 놓기 시작 하면 서로 싸우게 된다.

과연 이 상황엔 어느 방향의 차가 우선권을 가지게 될까?

도로교통법에는
이런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서울시

도로교통법 제20조 (진로 양보의 의무) 항목을 보면

좁은 도로에서 긴급자동차 외의 자동차가 서로 마주 보고 진행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자동차가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피하여 진로를 양보하여야 한다.

1. 비탈진 좁은 도로에서 자동차가 서로 마주 보고 진행하는 경우에는 올라가는 자동차

2. 비탈진 좁은 도로 외의 좁은 도로에서 사람을 태웠거나 물건을 실은 자동차와 동승자(同乘者)가 없고 물건을 싣지 아니한 자동차가 서로 마주 보고 진행하는 경우에는 동승자가 없고 물건을 싣지 아니한 자동차

라고 명시되어 있다. 쉽게 말해 경사로에서 내려오는 차를 위해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정답만 보면 왜 그럴지 궁금할 텐데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내리막길은
상당히 위험한 환경

아래로 내려가는 차는 아래로 향하는 관성이 생긴다. 사람이야 천천히 걸어내려가면 그만이지만, 자동차는 수 톤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멈추려면 강한 마찰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 마찰력은 어디서 얻어야 할까? 아마 다들 예상했을 텐데, 브레이크밖에 없다.

문제는 브레이크 상태가 멀쩡하다면 상관 없겠지만 마모가 상당히 진행되어 제동성능이 떨어진 상황이거나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브레이크가 아주 뜨거워 졌을 땐 위험한 상황이 펼쳐진다. 제동성능에 의한 마찰력이 관성을 버티지 못해 밀리게 되는 것이다.

이 중 브레이크 패드 마찰로 700도 이상 뜨거워지면 ‘베이퍼 록’과 ‘페이드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전자는 유압식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발생하기 쉬운데 브레이크 오일이 뜨거워져 끓게되면 기포가 발생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후자의 경우 브레이크 패드가 과열되면 마찰력이 감소해 밀리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브레이크를 밟아도 스펀지처럼 푹푹 들어가며 밀리게 된다. 보통은 페이드 현상이 먼저 나타나고 베이퍼 록 현상이 이어서 발생하는데, 제동력을 잃은 차량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내려오는 차량이 진행 우선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만 무거운 짐을 실은 대형화물차나 사람이 다수 탑승한 버스 등의 경우 교통안전을 이유로 반대로 우선권이 주어진다. 결국 사람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이처럼 사소한 상황에도 세심한 도로교통법이 마련되어 있다. 운전이란 시동을 켜는 순간 어떠한 일이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즉, 운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에 대해 국가는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고 원활한 교통흐름을 유도해 윤택한 삶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이를 위해 내리막길의 우선권과 같은 조항이 생기는 것이다.

이번 내용은 평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언젠가 시내 좁은 길에서 경사로 주행을 할 일이 생긴다면 그 때는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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