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ID.4
주행거리 논란

폭스바겐의 주력 전기차이자 유럽 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ID.4의 주행거리 논란이 상당하다. 해외에서 이 차의 주행거리를 마케팅할 때 표기된 수치는 520km인 반면, 국내에선 405km로 과거 코나 일렉트릭과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사유로 스펙에서 큰 차이를 보인걸까? 정말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일까?

전기차 살 때
무조건 봐야하는
주행거리 인증

ID.4의 주행가능거리 인증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국가별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은 NEDC, WLTP를 주로 사용하고 미국은 EPA, 한국은 환경부 또는 산업부 인증 결과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물론, 단순 마케팅 뿐만아니라 이 인증을 받아야 나라별로 차량 판매가 가능하다. 쉽게 말해, 위의 인증은 국가 공인 품질 검사를 통과한 증거로 볼 수 있겠다.

다만 이러한 인증들은 측정하는 기준이 제각각이다. 똑같은 차를 두고 테스트를 진행하지만 진행과정서 모두 달라 결과 값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를 살 땐 무조건 어디서 인증받은 수치인지 확인하라”조언하기도 한다.

유럽-미국-한국
큰 차이를 보이는 기준

그렇다면 얼마나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이를 알아보려면 국가별 주행거리 인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유럽이다. 이곳에선  NEDC와 WLTP 기준을 사용해 왔고, 국제적으로도 통용되고 있다. 

NEDC는 80년대부터 유럽에서 사용한 기준으로, 유럽 내 좁은 시가지와 고속도로를 주행 했을 때를 가정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차를 얌전히 운전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다른 수치에 비해 유독 높은 주행거리를 기록한다. 원래 내연기관차 전용이었지만, 추후 전기차에도 적용됐다.

최근엔 보다 현실적인 측정을 위해 WLTP를 도입했다. 측정에 필요한 거리와 차량에 가해지는 부하, 그리고 더욱 다양한 주행 환경을 변수로 넣었다. 때문에 동일 차량이지만 측정 수치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 코나 일렉트릭을 기준으로 NEDC는 무려 546km인 반면, WLTP는 482km 수준이다. 

미국은 EPA, 환경보호청 수치를 활용한다. 유럽보다 더 까다로운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온갖 뉴욕이나 LA같은 대도시와 외곽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주행거리를 측정한다. 여기에 지역마다 서로 다른 기후와 운전자 별 운전 스타일을 고려해 온갖 가혹조건을 적용한다. 

때문에 기아 EV6의 경우 후륜 롱 레인지 모델의 주행거리는 WLTP 기준 528km이지만 EPA 기준 499km 더 줄어든다. 물론, WLTP가 더 짧은 경우도 존재하지만 대체로 EPA 수치가 좀더 엄격하다.

한편 한국은 EPA에 몇 가지 조건을 더 붙였다. 급가속, 급감속, 겨울철 주행, 에어컨 모드 등 몇 가지 상황이 더 추가된다. 운전하면서 여름에 에어컨을 안 틀거나 겨울에 히터를 안 트는 독한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선 520km인 ID.4가 국내에선 405km로 말도 안될 만큼 주행거리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간혹 환경부대신 산업부 기준을 내놓은 경우도 있는데, 환경부보다 더 보수적이다. 국내 법상 제조사의 데이터 값과 기관의 데이터에 큰 차이가 있으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제조사측에서 주행거리를 더 낮추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ID.4 스펙은 어떨까?

위와 같은 이유로 ID.4의 주행거리에 차이가 있던 것이다. 혹시 국내 도입 모델은 가격은 동일한데 배터리 용량을 몰래 덜어냈다던가 하는 꼼수를 저지르지 않았나 의심했던 사람이라면, 이제는 내려놔도 좋을 것이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여파로 국내 철수설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최소한 그런 꼼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ID.4의 제원은 어떨까? 많은 소비자들이 주행거리에 집중한 터라 오히려 다른 장점들이 묻히는 경향이 있다. 우선 사이즈를 보자. 이 차는 준중형 SUV다. 

전장 : 4,584 mm
전폭 : 1,852 mm
전고 : 1,612 mm
축거 : 2,766 mm

로 투싼보단 작고 니로보단 크다. 탑재된 배터리의 경우 최대 77kWh이며 윗 체급인 아이오닉 5나 EV6와 거의 동일하다. 즉 배터리 탑재량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MEB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성능은 후륜 기준 201 PS – 31.6 kg·m이며 AWD 기준 302 PS – 46.9 kg·m다. 또한 국내 인증모델은 AWD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가속력은 8.5~6.2초 사이로 200마력대 1.6~2.0 가솔린 터보 스포츠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즉, ID.4는 대중적인 전기 SUV 모델이며 퍼포먼스 측면은 크게 고려되지 않았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ID.4 주요 특징은?

이번엔 ID.4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자. 전면부와 후면은 폭스바겐 특유의 수평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별한 기교 없이 깔끔하게 처리된 이런 모습에서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범퍼, 휠 디자인 등으로 역동성을 추가해 젊고 활기찬 모습을 구현했다.

실내역시 외관 디자인과 같은 흐름이다.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 적용으로 정보는 직관적으로 제공하고 물리버튼 최소화를 통한 미리멀리즘 디자인 구현에 힘썼다. 여기에 대시보드를 관통하는 수평 가니시와 하단부 앰비언트 라이트는 차에 트렌디한 감성을 부여한다. 

사실 이것 외에 디자인 측면에서 강조할 만한건 없다. 폭스바겐 산하 브랜드가 상당히 많고 대중브랜드부터 프리미엄, 하이퍼카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이 다양해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지향점에 맞게 상한선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국내에선 대중브랜드이지만 풍부한 사양과 유니크한 디자인 시도에 거리낌이 없는 현대기아차와 비교하면 상품성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사실 차 값만 해도 글로벌 책정가가 약 5100만 원 ~ 6500만 원 정도 이고, 국내 역시 별반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보조금을 적용하면 4천 후반~5천 중후반 이 되는데, 같은 가격이면 이미 국산 전기차에 눈독을 들일만한 수준이다.

때문에 8~9월 중 출시가 예상되지만 과연 실제 구매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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