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배터리 구조에 따른 전기차 가격 인상과 생산 차질이 결국 업계의 배터리 생산에 변화로 이어졌다. 그동안 한국을 필두로 한 각형,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가 승승장구했는데, 경쟁에서 점점 밀리면서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와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구관이 명관, 원통형 배터리의 부활

현재 원통형 배터리를 이용하는 브랜드는 테슬라가 사실상 유일하다. 건전지처럼 생긴 리튬이온 배터리를 수백개 채워넣어 사용해 왔는데, 나름의 장점이 분명하다.

가장큰 장점은 ‘비용절감’ 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20년 넘게 생산된 믿을 수 있는 방식이다. 90년대 초 일본 소니에서 개발한 ‘18650 배터리’(지름 18mm – 높이 65mm – 원통형태)를 시작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어왔다.

구조가 간단하며 원통형을 만드는 제조사가 많아 구하기 쉽고, 무엇보다 안정성이 높다. 특히 대량 생산에 유리해서 제작 단가 역시 저렴하다. 테슬라는 이 점에 주목해 처음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써 왔고, 요즘은 사이즈를 키워 1865 배터리를 2170으로 업했고, 또다시 4680으로 키워, 최신 테슬라 모델에 적용중이다.

배터리가 커지면 에너지당 제조 공정 횟수가 줄어든다. 즉, 대량 생산에 도움이 돼 생산 단가를 낮출수 있다는 의미다. 또, 사이즈가 커진만큼 담아둘 수 있는 에너지 역시 많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테슬라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들도 점점 원통형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한편 중국을 중심으로 대량 생산되어온 리튬인산철 배터리(LFP)가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낮지만 저렴하며 원자재를 구하기 용이해, 대량생산에 최적화되어 있다. 요즘은 CATL이나 BYD를 중심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 등장해 LFP만으로도 긴 주행거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마저 원통형 고려중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점유율은 2018년 29%, 2020년 23%, 2022년 1분기 15.6%로 점점 하락중이다.

이렇다보니 LG에너지솔루션은 7천300억원을 투자해 국내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신·증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선 내년 하반기부터 테슬라에 공급할 4680 배터리를 뽑아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 SDI 역시 원통형 배터리 수요를 고려해 말레이시아에 1조7천억원을 들여 배터리 2공장을 짓기로 했다.

사실 원통형 하면 파나소닉만 언급되어 왔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역시 강자로 손꼽히며 이 세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LFP 배터리 탑재하는 테슬라

한편 테슬라는 원통형 외에도 생산량의 절반을 LFP 배터리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이야기한 장점에 단점을 극복할 신기술이 적용되면서 원자재에 의한 제약이 어느정도 풀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폭스바겐과 포드도 테슬라에 주목해 LFP 탑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문제는 국내 3대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악화 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배터리라 할 지라도 규모에서 밀리면 소용없다.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중국 난징의 생산라인을 LFP 라인으로 전환해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제품을 출시하며 기술적 성숙도를 높일 예정이다.

또한, 2024년에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 LFP 생산을 위한 신규 라인을 구축하는 등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편 SK온도 올해안으로 LFP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전기차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로 다가온다. 더 저렴하고 더 안정적이며, 성능은 예전과 비슷한 그런 전기차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소식이 전기차 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쳐 제조사와 소비자 모드 윈윈할 수 있는 날이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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