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없는 국내 주차장 상황
왜 심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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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등록대수 2500만대, 집집마다 차가 1~2대 정도는 꼭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주차장이 부족하다. 지방 소도시나 유입 인구가 적은 곳은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시, 도, 광역시 별 중심지는 차를 세울 곳이 없어 난리다.

서울시 내 주차장 확보율 통계를 보면 구마다 등록된 차량 대수와 주차 면수 비율을 계산했는데, 2021년 기준 25개 구의 주차장 확보율 평균은 137%로 나타났다. 차가 100대 있다면, 주차장은 137면이 있는 셈이다. 양천구가 111.0%로 가장 낮았고, 종로구가 191.0%로 가장 높았다.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강남구는 167.0%, 서초구는 149%로 모든 구의 주차면적이 여유로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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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구 마다 등록된 차를 기준으로 했을때다. 주택가 기준, 주차장 확보율은 2021년 기준 104.3%였으며, 100% 미만인 곳이 상당히 많았다.

즉, 사람이 몰리는 밀집지역은 전체 확보율과 관련없이 늘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특히 대형 오피스빌딩, 아파트 단지의 경우 설계 면적보다 더 많은 차들이 몰리는 상황이 생길수 밖에 없다.

전기차 때문에
더 심각해진 주차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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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전기차가 도입되면서 충전 전용공간을 따로 둬야하는 상황이 생겼다. 올해 초 부터 새 아파트는 총 주차대수의 5%, 이미 지어진 아파트는 2%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이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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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부족한 공간에 전기차 충전 공간이 따로 들어가다 보니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일부는 과태료 낼 것을 각오하고 그냥 세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아파트 관리소 측에선 원칙대로 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차공간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기에 쉽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차주들 역시 이 문제로 다투는 사례가 많아 점점 눈치를 보는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전기차 보급 촉진에 지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보통 친환경차를 구매할 때 인프라 확보를 우선시하는데, 만약 집에 충전할 공간이 부족하다면 정말 구매해야하는지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일반 콘센트 이용한
전기차 충전 방식
해결 가능할까?

위와 같은 주차난이 심화되자 정부와 현대차 등 민관이 손을잡고 문제해결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보편화된 전기차 충전공간 확보 방안으로 ‘콘센트형 전기차 충전기’가 있다. 주차장 기둥에 220V 일반 콘센트를 활용한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인데, 허가된 곳에 ‘과금형 충전 케이블’을 꽂아 충전을 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전요금이 계산 되며 무선으로 고지서가 날아오는 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충전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장시간 주차할 경우에 유용하며, 별도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시공 비용도 다른 방식보다 훨씬 저렴해 서울에서만 올해 초 6천여건의 콘센트형 충전기 설치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방식이 만능은 아니다.충전 시간이 너무 느리다. 일반 완속충전기가 8킬로와트급인 반면, 콘센트형은 2~3킬로와트 수준이다. 그만큼 충전비용이 저렴하기는 하지만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한 대를 완충하려면 30시간이나 걸린다. 보통 전기차 차주들은 완속기준으로 6~8시간 정도 충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이 해봐야 25% 정도만 충전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충전기 부족 해결에 도움인 되지만 눈에 띌 만큼 혁신적이지는 못하다는 의미다.

결국 현대차에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 현대차에서 새로운 방식을 제안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바로 무선충전 패드 방식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처럼 주차장 바닥에 설치된 무선 충전패드 위에 전기차라 올라가면 충전되는 방식이다.

무선 충전 방식엔 자기유도, 자기공진, 전자기파의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자기유도와 전자기파 방식은 전기차 충전에 적합하지 않아 자기공진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이 방식은 전력 송신기(바닥 충전 패드)와 수신기(전기차 내 충전 패드)의 주파수를 맞춘 다음 한 쪽 방향으로만 자기장이 가도록 유도해 충전을 하게 된다.

원래 이 방식은 충전효율이 70% 대로 상당히 낮아 상용화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90% 이상 효율을 보일정도로 기술 발전이 이루어져 제네시스, BMW 등 여러 브랜드에서 앞다퉈 적용 중이다. 참고로 BMW 530e에 지원되는 무선 충전 기능은 효율이 85% 인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V60에 세계최초로 무선 충전기능을 탑재했다. 2021년 처음 선보였으며 2022년 초에 무선충전 시범사업을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제네시스 강남·수지, 동부하이테크센터, 남부하이테크센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등 5곳이다.

충전속도는 놀랍게도 11킬로와트로 완속충전기 중 빠른편에 속한다. 덕분에 77.4킬로와트시 배터리가 탑재된 GV60 완충에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기존 콘센트형 충전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빠르다. 여기에 일반 완속충전기처럼 별도 케이블이 없어도 충전이 되기 때문에 간편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일각에선 주차면적 다수를 바닥형 충전기로 대체하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시공 비용이 다소 들겠지만, 충전공간 구분 없이 모든 차들이 주차공간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한 주차공간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급부상중인 볼보의 무선충전기술

한편 볼보 역시 무선충전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완속 충전이 아닌 급속 충전 레벨로, 현대차그룹의 4배에 달하는 속도를 테스트중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모멘텀 다이나믹스(Momentum Dynamics)’라는 기업과 손을 잡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모멘텀에 따르면 현재 기술로 40킬로와트급 급속 무선 충전기를 도입할 수 있고, 이론상 450킬로와트급까지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40킬로와트급 지원이 가능하면 GV60 기준 2시간 이내에 완충이 가능하고, 450킬로와트급이면 10분 이내로 10→80% 충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전기차 무선충전 관련시장은 2031년 17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한다. 과연 주차공간 확보와 충전 문제 해결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이 방법이 널리 보급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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