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에 침수차 사기 
소식 없는 이유?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지난 태풍과 집중호우로 침수차가 2만여대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대거 풀려 난리라는 소식이 없다. 보통 이맘때 쯤 잘 정비된(?) 침수차가 대량으로 풀려야 하는데 말이다. 놀랍게도 이런 잡음이 들리지 않는 건 정부의 선제 대응 덕분이었다.

그동안 교통안전공단에서 운영 중인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에 전손차량 정보와 정비이력 데이터 외에 22년 하반기부터 지자체의 침수차 정보까지 침수차 관련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또, 침수차에 대한 통합 정보를 자동차 대국민 포털, ‘자동차365’에 공개하여 중고차 구매 전 차량 침수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게다가 정비‧성능상태점검‧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침수이력이 은폐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외에도 침수차 판매업자에 대한 무거운 처벌도 마련중이다. 침수 사실을 은폐 후 중고차를 판매하다 적발되면 중고차업자는 사업취소, 중고차 딜러는 3년 간 동종업계 종사금지다. 그밖에 침수차 정비 사실을 은폐 하다 적발된 정비업자는 사업정지 6개월 또는 과징금 1,000만원 부과, 정비사는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누가 봐도 무거운 처벌을 내린다.

침수피해를 입은 차주들도 조심해야 한다. 침수로 전손처리를 해야 하는데 차주가 이를 숨기면 과태료 2,000만원을 내야 한다.

강력한 처벌을
내리게 된 이유는
중고차 업계 때문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이처럼 정부가 침수차 판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결심하게 된 것은 그동안 중고차 업계가 보여준 문제들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언론, 소비자, 정부 모두 중고차 업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고여서 썩은물로 보고 물갈이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한편 침수차가 아니더라도 중고차에 대해 많은 불만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자료를 보면, 중고차 구매 시 불만이었다는 소비자는 약 25%였으며 불만 사항 대부분이 처음 설명한 것과 다른 차 상태라는 점이다. 업체가 소비자에게 사기를 친 셈이다.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업계 전체가 모두 그런건 아니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오랜시간에 걸쳐 쌓이는 바람에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는 14.8%로 바닥을 기고 있다. 또, 딜러에 대한 신뢰도는 11.2%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중고차 상태를 적어놓은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아예 주지 않거나 구매를 해야 건네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가 나서자
소비자들 대환영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소비자들이 중고차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다다른 현재, 현대차가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 자료 중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한 의견’을 보면, 대기업 진출에 대한 긍정 반응은 51.6%, 부정적인 반응은 23.1%다.

정부 역시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을 허용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고차 사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됐다. 그러다 업계 반발을 무릅쓰고 진행한 것이다.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현재 현대차는 내년 5월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고려해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센터를 건설중이며 중고차 진단을 위한 각종 첨단 장비와 시스템이 투입될 예정이다. 실제 오픈은 내년 1월로, 1월부터 4월까지 월 5천대 한정 중고차 시범판매를 허용했으며, 내년 5월부터는 정식으로 중고차 사업이 진행된다.

기존 중고차 업계와
완전히 다른 
중고차 판매 시스템

현대차는 그동안 중고차 업계의 관행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파악하고 색다른 중고차 서비스 항목을 마련중이다. 우선 현대차는 5년·10만 km 이내 중고차만 판매하며 200여가지 정밀 검사를 진행한 뒤 판매한다. 제조사에서 직접 다루고 순정 부품을 활용한 정비 등 신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오픈도 동시에 진행한다. 중고차 상태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허위 매물을 원천 차단한다. 그밖에 차량 별 시세, 중고차 트렌드 등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 뿐만 아니라 360도 뷰와 시트 질감과 타이어 마모까지 확인 가능한 초고화질 사진까지 제공한다.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은 현재, 중고차 구매를 고민중인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상세히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시스템은 기아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기존 중고차 업계는 
어떤 차를 팔게 될까?

경기도

현대차가 판매하는 5년·10만 km 차량 외 중고차들은 경매 등 여러 방법으로 기존 중고차업체에 공급된다. 이러한 점은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존 업계에선 ‘좋은 매물만 가져가려고 한다.’, ‘우리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현대차와 기아는 업계 반발을 고려해 고품질의 인증중고차만 공급하고, 시장점유율을 대략  5% 이하로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고차 가격이 적게는 5%, 많게는 20%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 정도 가격 상승은 신뢰성이 뒷받침 된다면 지불해도 좋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잘 못된 중고차를 구매하느니 더 주고 확실한 차를 사겠다는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중고차 업계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본게임은 내년 초다. 과연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사업진출이 중고차에 대한 인식과 업계 구조를 바꾸는데 큰 공을 세울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금주 BEST 인기글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