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현대와 기아의 소형 전기차 준비 소식이다. 이번 소식은 업계 뿐만이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화젯거리가 되었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경형 전기차 니즈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떤 차가 나올지 기대감이 높은 소비자와 달리, 업계에선 기대와 아직은 경형 전기차가 등장하기엔 시기 상조라는 두 가지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고 한다. 대체 ‘시기상조’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① 이미 겪었던 두 번의 흥행 참패

전기차 보급 확대 측면에서 경형 전기차는 좋은 촉진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개발부터 양산까지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이미 ‘흥행 참패’라는 과거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수입차 르노 조에를 들 수 있다. 조에는 르노에서 내놓은 경차 크기의 순수 전기차다. 이 차는 2020년 한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꼽힐 만큼 인기 꽤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선 그 상황을 이어가지 못했다. 2020년 8월 첫선을 보였던 조에는 지난 8월 1대가 팔린 것을 마지막으로 조용히 단종 됐다. 보조금을 받으면 2000원 대에 구입아 가능해 가성비 높은 전기차로도 알려졌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국산 모델 중에서도 흥행 참패를 기록했던 경형 전기차가 있다. 바로 레이 EV다. 당시 이 차는 16kWh 배터리에 완충 주행거리는 91km에 불과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선택지가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외면당했다. 레이 EV가 순수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용량을 비교해 보면 현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종에 탑재된 평균 배터리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② 전용 플랫폼 적용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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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개발해 브랜드 전기차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 플랫폼에 3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 후, 캐스퍼와 레이에 적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자료에 의하면 30kWh의 배터리가 탑재될 경우 도심 주행이 가능한 약 200km 대가 나온다. 이미 차체가 높은 구조인 만큼 바닥에 배터리를 배치해도 공간 제약은 적다. 적재 공간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시트 포지션이 소폭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전용 플랫폼 적용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와 캐스퍼 모두 기존 플랫폼이 아닌 E-GMP를 사용할 경우, 개발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GMP는 처음부터 새로운 모델을 개발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만큼, 만약 내연기관 버전이 있다면 기존 플랫폼을 지속해서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가 니로 전기차(기아)와 GV70 전기차(제네시스)가 있다.

③ 결적적인 이유! ‘이것’이 발목 잡아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대부분의 가격은 배터리 용량이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레이 EV만 보더라도, 보조금 적용이 되기 전에 이미 내연기관 모델 가격의 두 배에 육박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차’로 인식되는 경차의 가격이 두 배가량 오른 것은 경형 전기차를 사려고 마음먹은 소비자들조차 망설일 수밖에 없다.

④ 경형 전기차, 성공하려면?

전기차가 상용화되려면 경형 모델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경형 전기차 보급 대수는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소형 전기차가 성공하려면 가격대를 낮추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학교 자동차 학과 교수는 인터뷰에서 “주행 거리 200k㎞ 미만의 경형 EV라면 가격대는 3000만 원대로 책정할 수 있을 테니 경쟁력이 있을 거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사들은 제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이 클 텐데, 보조금을 추가해 차량 가격이 3000만 원대 초반 정도로 떨어진다면 메리트가 있을 거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 시기상조라고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시기상조라고 해서 제조사들이 경형 전기차 개발에 손 놓고만 은 있지 않다. 현대차는 인기 모델인 캐스퍼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준비 중이다.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한 이 차는 현재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2024년 상반기 시험 생산을 거쳐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공장 설비 보완을 위한 공사를 앞두고 있다.

기아의 경우 경차 ‘레이’의 전기차 모델이 부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023 레이’를 출시하면서 단종됐던 ‘레이 EV’를 내년에 다시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내년 출시할 ‘레이 EV’는 짧은 주행거리 개선과 실내 공간 확장 등 단점들을 개선한 모델일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르면 2024년 하반기 즈음이면 캐스퍼와 레이 전기차 2종을 도로에서 볼 수 있을 듯하다. 과연 ‘시기상조’라는 우려를 뒤로 하고 두 제조사가 과연 시장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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