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법 3월 말 시행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등
은행과 고객 사이 혼선
혼란을 줄이기 위한 시행지침

[SAND MONEY] 한번 가입하면 철회가 쉽지 않았던 금융상품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청약철회권과 위법 계약 해지권이라는 제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금소법은 기본적으로 금융회사는 책임감 있게 상품을 판매하면서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지켜주도록 하기 위해 세워진 법안이다. 하지만 도입 직후 은행과 고객 사이에 혼선이 생겨나기도 했다는데,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무엇이고 소비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권리를 더욱 넓게 보장하고자 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일명 금소법이 지난달 25일 시행되었다. 과거에는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하던 6대 판매 규제 등의 원칙을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금융사에서는 관련 수입의 최대 1억원의 과징금부과 의무를 질 수 있다.

그간 금융업계에서는 파생 결합 펀드, 라임, 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완전판매행위로 인해 금융 소비자가 손해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존재해왔다. 그러다 2019년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금융 소비자 보호법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어 법률안이 통과된 것이다.

본 법안에 따르면 우선 금융사들은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할 때 먼저 이 고객이 일반 소비자인지 아니면 전문 금융 소비자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청약철회권과 같은 상세 규정이 일반 금융 소비자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인데 일반 금융 소비자는 금융회사 등의 전문 금융 소비자가 아닌 이를 뜻한다.

그렇다면 금융 소비자 보호법의 도입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겐 어떤 권리가 생겨나게 되었을까? 청약철회권과 위법 계약 해지권, 금융분쟁 조정 제도 무력화 방지의 3가지가 핵심이다. 가장 먼저 청약철회권을 살펴보자면 이는 금융 상품을 가입한 뒤 일정 기간 안에 자유롭게 취소할 수 있는 권리이다.

금융상품에 가입한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청약철회권은 예금성 상품(예적금)을 제외한 모든 금융상품에 해당하는 것이다. 각 금융 회사는 소비자가 신청한 청약철회를 접수한 뒤 3영업일 안에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고 별도의 위약금을 요구할 수 없다.

청약철회가 가능한 기간은 금융상품마다 차이가 있다. 보험과 같은 보장성 상품은 보험증권 수령일로부터 15일 또는 청약일로부터 30일 중 먼저 다가오는 기간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펀드나 신탁 등의 투자성 상품과 금융상품 자문계약은 계약 서류 제공 일로부터 7일 이내 철회가 가능하다. 대출이나 신용카드와 같은 대출성 상품은 계약에 따른 금전이나 재화를 소비자에게 제공한 날로부터 14일 내에 취소할 수 있다.

다음으로 알아볼 내용은 위법 계약 해지권이다. 이는 금융회사가 판매 규제 중 하나라도 위반할 경우 소비자가 중도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이다. 금융사가 지켜야 하는 6대 판매 원칙은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광고규제이다.

그중 적합성 원칙은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부적합한 금융상품을 권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적정성 원칙은 금융상품이 해당 소비자에게 부적절할 경우 이를 서면 등으로 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사가 확인해야 하는 고객 정보는 연령, 재산상황, 체결 목적과 위험 감수능력 등이며 계약 체결 전 확인서에 본인서명 날인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단 위법 계약 해지권은 위약금이나 수수료를 물지 않고 해지할 수 있는 권리지 원금 보장을 의미하는 권리는 아니다. 대출이자나 카드 연회비, 펀드 수수료, 투자 손실, 위험 보험료 등은 돌려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본 권리는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계약은 해지한 시점부터 무효가 되고 계약 체결부터 해지 시점 사이에 발생했던 비용은 금융사에 청구할 수 없다.

한편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이 시행된 지 2주가 되어가는 현시점에서 은행 창구에서는 직원과 고객 사이 혼선이 생겨나고 있다. 워낙 내용이 방대한데 기준은 애매하고 제대로 준비할 기간도 부족해서 시행 초기 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금융상품에 가입하고자 은행에 방문한 한 고객은 “이미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지 않은데 상품 가입 시 직원 설명이 너무 길고 복잡해 오히려 번거로움을 느꼈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3월 29일 각 금융사에 안내 매뉴얼을 배포했다. 자료에 의하면 금융상품을 권유하는 직원은 고객의 적합성 평가를 경우에 따라 간소화할 수 있으며 계약 서류를 반드시 종이로 출력해 제공할 필요는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고객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금융 소비자 보호법이 얼마나 금융 소비자들에게 유용할지는 앞으로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