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 대출 급증
2019년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
승진, 취업 등 긍정적 변화 생겼다면
신청 후 5~10일 안에 결과 수령

[SAND MONEY]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국내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사용액은 1,600조 원을 돌파했다. 투자나 주거마련, 생계 등을 위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수가 상당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제도 중에서는 경제 상황에 변동이 생겼을 때 대출이자를 낮출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이라는 것이 있다. 이 제도가 과연 빚에 허덕이는 가계에 희망이 될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신용 잔고 총액(가계대출+신용카드 사용액)은 약 1,600조 원에 달한다. 본래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부채도 자연히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문제는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2019년도에서 2020년 사이 가계부채 증가율은 7%를 넘어섰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각 은행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이달 중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급증하는 막대한 채무로 인해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다양한 요소들이 지목된다. 한 전문가는 신혼부부들이 주거 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던 것이나, 투자를 하기 위해 2030세대가 빚투나 영끌투자를 하던 것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돈이 필요하지만 당장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각종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을 것이라며 추측했다.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그리고 있는 와중에 금리인하요구권이라는 것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었을 때 돈을 빌린 금융기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에서도 해당 권리에 대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우선 개인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로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변경되었거나 무직상태에서 취업하는 등 직장 현황에 긍정적인 변동이 생겼을 경우 가능하다. 동일 직장 내에서 직위가 상승했거나, 의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경우, 전년대비 부채 규모가 10% 이상 감소했거나 예금 규모가 20% 이상 증가한 경우에도 인정된다.

한편 본 제도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사나 카드사,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다만 제3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불가하고 정책 자금 대출이나 집단대출 등 금리가 일괄 확정된 상품은 제외된다. 이 제도는 고객 신용상태에 따라 대출이자를 산출하는 신용대출에 한해 적용된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본 제도의 혜택을 받은 한 신혼부부의 사례를 알아보자. 결혼 당시 넉넉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아 신용대출을 받아 주거 비용을 마련했던 부부, 하지만 문제는 매달 나가는 고액의 이자였다. 원금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다달이 빠져나가는 이자비용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에 방문했던 부부는 직원으로부터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마침 얼마 전에 승진해서 급여가 큰 폭으로 상승했던 남편은 자신이 본 권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부부는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 등을 첨부해서 자산 변동에 대해 증명하여 대출이자를 크게 인하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개인뿐만이 아니다. 기업 역시 재무 상태 개선, 신용평가등급 상승, 회사채 등급 상승, 특허권 취득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 금리 인하 요구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 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심사를 받아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기 원하는 자는 은행에 직접 방문하거나 비대면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금융회사는 신청자가 제출한 명세서나 결산자료 등을 두고 판단을 진행한다. 내부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한 뒤 신청한 개인이나 기업이 자격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린다. 통상적으로 영업일 기준 5~10일 내에 고객에게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한편 금융감독원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청구해 이자 감소의 혜택을 받은 고객의 수는 29,118명에 달한다. 절감된 이자액은 256억 원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본 제도를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들 재테크에 대해 생각할 때 가진 자산을 불리는 투자방법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출이자를 매달 많이 내고 있던 집에서는 금리만 인하 받아도 고정지출 부담이 낮아져 경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 자격요건을 꼼꼼히 찾아보고 조건을 충족시킨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