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주식투자 관심 폭발
2030세대 빚투·영끌 투자
“장밋빛 결과만 꿈꿔서는 안 돼”
이틀 만에 22조 원 날린 빌 황

[SAND MONEY] 코로나 이후 주식 장이 좋아지면서 새롭게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상당하다. 30~40대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학생, 주부, 군인들까지도 모이기만 하면 주식과 비트코인 얘기에 열을 올릴 만큼 그 열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에 뛰어든 사람들은 좋은 장만 경험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최근 이틀 만에 22조 원을 날린 한 투자 전문가의 사례를 통해 타산지석 삼도록 해보자.

지난 한 해, 투자 열풍이 실로 굉장했다. 코로나 직후 마비되었던 경제가 각국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 실시 이후 풀린 돈이 자본시장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다. 국내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급등 역시 큰 영향을 주었다. 수십 년 전처럼 이자가 20%에 달하던 때와는 달리,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은 정규직 월급만 꼬박꼬박 모아서 평생 동안 일해도 내 집 마련을 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직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은 9시 주식 개장하는 시간만 되면 화장실에 달려가 주가를 확인하고 퇴근한 뒤에는 비트코인에 매진하는 등 밤낮 가리지 않는 열기를 보였다. 대학생이나 심지어 어린 중고등학생들까지도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투자에 뛰어드는 등 굉장히 큰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투자 열기로 인해 주식 수요가 몰리면서 동학 개미 운동이 발생했다. 급등하는 주가와 큰돈을 번 주변인들을 본 사람들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기분에 너도나도 투자를 시작했고 실제로 지난 일 년 사이 많은 사람들이 주가 상승으로 인해 큰 이익을 보게 되었다. 코스피 지수만 놓고 보더라도 작년 초 1,400까지 떨어졌던 것이 현재 3,200선까지 올라와 두 배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국내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 3명 중 1명이 작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주식 개인소유자는 914만 명으로 전년도 수치인 614만 명보다 약 300만 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주식투자를 시작한 신규 투자자들은 모두 좋은 실적을 거두었을까? 결과는 오히려 정 반대였다. 얼마 전 증권사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 중 62%는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투자자들을 포함한 전체 개인 투자자의 54%는 플러스 수익률을 낸 반면 신규 투자자들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는데, 30대의 손실이 가장 컸고 남성보다 여성의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개인들은 상승장에서 이익실현은 빠르게 하면서도 손절은 하지 못하고 계속 안고 갔던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뉴스를 뜨겁게 달궜던 소식이 있다. 월가뿐만 아니라 한국 투자업계에서 베테랑 펀드매니저로 잘 알려져 있던 ‘빌 황’이라는 인물이 주식투자로 인해 수십조 원의 손실을 보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한때 30조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할 정도로 잘 나갔던 투자 전문가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이틀 만에 200억 달러, 한화로 22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잃어버리면서 현대 금융 역사에 남을만한 투자 실패를 기록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가 3월 초에만 손실을 털어냈더라도 세계적인 억만장자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쩌다 역대급 손실을 보게 된 것일까? 빌 황이 운용하는 펀드 ‘아케고스’는 조달한 자금으로 중국 기술주를 잔뜩 사들였다. 하지만 고평가 우려로 인해 기술주가 급락했고 이에 따라 은행이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마진콜)를 했으나 아케고스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를 통해 주식을 처분했던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는 선제조치에 나서 보유지분을 청산하면서 대거 손실을 면했지만, 위태로운 투자 행보를 보인 아케고스는 대규모 손실로 막을 내렸다. 결국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일으켰던 무리한 투자는 빌 황이 22조의 자산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빌 황의 아케고스가 입은 손실이 크레디트 스위스를 비롯한 타 금융회사로도 번져나갔다는 것이다. 아케고스가 차용했던 거래는 총수익 스와프 거래(Total Return Swap, TRS)를 사용했다. 이 투자 방법은 주가가 오르기만 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주가가 내려갈 경우 손실이 빠르게 커져 대규모 자산 손실이 발생한다.

크레디트 스위스를 비롯해 아케고스와 스와프 계약을 맺었던 금융회사들은 계약 당시 아케고스의 포트폴리오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미국의 한 언론사는 “금융사들이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빌 황의 투자 전략이 단순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보도했다. 아케고스는 금전을 최대한 끌어올 수 있는 위치에서 과감한 투자를 벌였지만 대규모 손실에서 벗어날만한 탈출구는 마련해두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 한 전문가는 아케고스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규제 미비’를 꼽았다. 패밀리 오피스에 대한 공시 의무가 없다 보니 규제당국의 감시를 피해 위험한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월가에서 앞으로도 아케고스와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번 사태로 인해 증시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