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은 407억
사기의 길로 빠지기도 해
제비뽑기한 숫자가 당첨되
당첨 9개월 만에 이혼에 합의

[SAND MONEY] 파워볼과 함께 미국 2대 복권으로 불리는 ‘메가밀리언’의 당첨금은 16억 달러 (한화 약 1조 8천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월 있었던 추첨에서 또다시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데, 다섯 개의 메가볼까지 맞힌 2등 당첨자는 15명이나 있었지만, 여섯 개 모두를 맞힌 행운아는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2등 상금도 최소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2천만 원)이라고 하니,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억 소리를 넘어 조 단위까지 진출한 미국 복권에 비하면 조금 소박하긴 하지만, 한국 로또 역시 1등에 당첨되면 인생이 바뀔 정도는 되는데, 경기 하강의 영향 때문인지 지난해에는 로또 판매액이 3조 9천658억 원에 이르며 역대 최고 판매량·판매액을 달성했다.

한 게임에 1천 원이므로 총 39억 6천500회의 게임 판매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열심히 로또를 사서 혹시라도 1등에 당첨된다면, 당첨금은 얼마까지 노려 볼 수 있는 걸까? 로또 1등이 되면 인생은 정말 장밋빛으로 바뀌는 걸까? 오늘은 역대 한국 로또 당첨자의 사연을 당첨금 순위에 따라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역대 최고 당첨금을 수령한 사람은 다름 아닌 경찰관이다. 강원도 춘천 경찰서에서 경사로 근무하던 박 모 씨는 2003년 4월, 제19회 나눔 로또 복권에 단독으로 당첨되었는데, 18회 당첨금이 이월된 상태인데다 1등 당첨자가 한 명이었기 때문에 그 금액 또한 어마어마했다. 박 씨는 총 407억 2,295만 원의 당첨금 중 세금을 뗀 나머지인 317억 6,390만 원을 수령했다.

빠듯한 경찰관 월급으로 생활하다가 이렇게 큰 금액을 손에 쥐었다면 사치와 유흥을 즐기고 싶은 유혹도 분명 있었을 텐데, 박 씨는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 당첨 직후 가족들에게 일부 금액을 나눠준 뒤 30억 원이나 사회에 환원한 그는, 현재 성실하게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매년 2~3천만 원을 불우이웃 성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경찰관 박 씨처럼 성실한 삶을 이어가며 기부까지 하는 훈훈한 예도 있지만, 모든 로또 당첨자가 그렇지는 않다. 역대 당첨금 2위에 기록된 김 모 씨는 188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실수령금을 5년 만에 탕진하고 만다. 잘못된 부동산 · 주식투자로 돈을 모두 날려버린 것인데요. 운으로 얻은 돈을 잃고 이전의 평범한 생활로만 돌아갔어도 나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 씨는 온라인상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당첨된 로또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돈을 뜯어내는 사기 행각까지 벌인다. 피해자 정 씨가 입은 금전적 손해는 도합 1억 4천만 원으로, 서울 강동 경찰서는 정 씨의 고소에 따라 사기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온라인상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당첨된 로또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돈을 뜯어내는 사기 행각까지 벌인다. 피해자 정 씨가 입은 금전적 손해는 도합 1억 4천만 원으로, 서울 강동 경찰서는 정 씨의 고소에 따라 사기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한다.

4위에 오른 43회 당첨자는 177억 원에서 세금을 떼고 남은 138억 원 4471만 원을 가져갔다. 대전 서구 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 지점에서 복권을 구매했다는 이 사람은 다수의 당첨자가 직접 번호를 고른 것과 달리 자동번호로 당첨이 되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5위에 오른 당첨자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있는 ‘대박찬스’ 복권방에서 로또를 구매했다. 당첨 금액 170억 원, 실수령액 132억 7111만 원을 가져간 이 당첨자는 20대 주부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사람은 번호를 선정한 방식이 조금 특이하다. 종이에 쓰인 45개의 숫자 중 7살 딸아이가 제비뽑기한 숫자를 써냈는데, 그게 1등으로 당첨된 것이다.

안 그래도 사랑스러운 딸이 132억이라는 거금까지 벌어다 줬으니 가족 간의 사랑이 더욱 두터워지지 않았을까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다. 당첨금 수령 이후 당첨자 본인은 남편이 일을 그만두고 노는 데 정신이 팔린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남편 역시 부인이 친정에만 돈을 쓴다고 생각해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이 부부는 결국 로또 당첨 9개월 만에 이혼에 합의했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8백14만 5천60분의 1. 그야말로 벼락을 연속으로 맞을 확률보다 더 희박하다. 역대 당첨자들의 사연을 살펴보니, 이렇게 어려운 확률을 뚫고 어마어마한 금액을 수령했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삶을 사는 것만도 아니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주어진 큰돈은 때때로 복이 아닌 재앙이 되기도 하는데, 하루하루 삶을 성실히 사는 가운데, 복권 상한 금액을 정해두고 재미로만 구매하는 게 여러모로 안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