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공매도 재개
없는 주식 빌려서 파는 공매도
동학개미들의 성난 목소리
먹잇감이 될 종목들은?

[SAND MONEY] 말 많고 탈 많던 공매도가 14개월 만에 드디어 재개되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없는 주식을 빌려 파는 기법으로 주가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개시되기 전부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렇다면 공매도 개시 첫날, 뚜껑을 열고난 뒤의 결과는 어떠할까?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작년 초 코로나19가 터졌던 직후 불안한 경기로 인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주가는 폭락을 지속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1,400까지 내려가고 삼성전자 주가도 40,000원 선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땅 끝까지 파고들던 주식시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되면서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3,000선을 넘었고, 많은 주식 종목들이 코로나 이전보다도 높은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까지는 주식시장이 역대급 활황을 기록하면서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오기도 했다. 2030 젊은 층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연령 불문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이 유입된 것이다.

한편 이처럼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나게 되면서 한동안 금지되어 있던 공매도가 다시 재개되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극심했던 시기에는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중단되었던 것이 주가가 어느 정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나자 금지 조치를 풀기로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공매도 재개가 주가 하락에 다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많은 투자자들이 공매도 개시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공매도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공매도의 ‘공’은 빌 공(空) 자로 그야말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이다. 이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 자체를 빌려서 현재 가격에 일단 판매하고 현금화한 뒤 추후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값에 사서 되갚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어떤 주식의 주가가 현재 1주당 10,000원이라고 하자. A라는 사람이 공매도를 하게 되면 그는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해당 종목의 주식을 마치 가지고 있는 것처럼 팔 수 있다. 만약 1주를 팔았을 경우 10,000원의 돈을 받게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갚아야 할 것이 현금 10,000원이 아니라 1주의 주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만일 빌려서 팔았던 주식의 주가가 8,000원으로 떨어진다면 공매도를 했던 사람은 하락한 가격에 해당 주식을 다시 사서 되갚으면 되고 2,000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공매도는 대체로 특정 기업의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될 때 활용된다. 공매도로 빌려서 판 주식은 3일 뒤에 결제 대금을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그 틈을 활용한 초단기 매매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만일 예상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얻게 되지만 예상외로 주가가 올라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한편 공매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공매도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경우 공매도로 인해 주가 거품을 걷어내고 시장정보가 바로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장점을 언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미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한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60.4%로 3배에 달했다. 누리꾼들은 “공매도 자체의 의미는 좋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공매도는 개미 피 빨아먹기와 다름없다” 등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로 인해 가지고 있는 주식들의 주가가 떨어질까 봐 일단 상당 부분 미리 매도해두었다”라는 말을 했다. 그는 “이렇게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걸 굳이 왜 할까? 기울어진 운동장은 어쩔 수 없으니 개미들은 그냥 순응하라는 것일까?”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에 공매도를 재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를 6개에서 17개로 확대하고 주식대여금도 2조 4,000억 원으로 늘리는 등 개인 또한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국 주식투자자 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는 사실상 무기한으로 반환 기간 연장이 가능해서 주가가 하락할 때까지 기다리면 손해 보지 않는다. 반면 개인이 대여한 주식은 60일 이내에 상환해야 한다. 이는 기관과 외국인에게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불합리한 구조다”라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공매도가 재개된 첫날, 주가 흐름은 어떻게 되었을까? 1년 2개월 만에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첫날 증시는 크게 움직였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코스피 시장은 그나마 덜 흔들렸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컸던 제약·바이오주는 주요 타깃이 되었다. 코스피 200헬스케어 지수는 5%가량, 코스닥 제약업종은 3%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셀트리온이 공매도 집중포화를 맞으면서 6% 넘게 급락했다.

또한 공매도 재개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쏟아진 공매도 대금은 1조 1093억 원에 달했다. 이 중 87%가 외국인이 내던진 공매도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66포인트(0.66%) 내린 3,127.20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1.64포인트(2.20%) 떨어진 961.81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