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포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중 77%가 부업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급만으로는 생활비, 저축과 보험료, 경조사비를 모두 감당하기 힘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대리운전, 자가용을 이용한 배달,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한 수익 창출 등 부업의 종류도 다양한데, ‘카페 창업’은 특히 많은 직장인들이 로망으로 꼽는 부업 중 하나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고 다른 부업에 비해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그 이유인데, 이렇게 낭만적인 생각으로 섣불리 카페를 창업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오늘은 부업으로 카페를 운영할 때 포기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알아보자.
KB 금융지주 경영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7월 기준으로 전국 커피 전문점은 7만 2천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곳만도 1만 4천여 곳이다. 전체 커피전문점 중 40% 이상은 서울 및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커피 시장 규모도 2016년 5조 9천억 원에서 작년 6조 8천억 원까지 커졌지만, 커피 전문점 창업도 늘어나 경쟁이 심화되는 실정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라도 경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폴 바셋, 카페베네, 요거프레소와 탐앤탐스 등 스타벅스와 할리스를 제외한 다수의 커피 프랜차이즈의 매장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모든 자원을 100% 쏟아부을 수 없는 부업 카페 운영자는 포기해야 할 부분이 많다. 대충 하자는 게 아니다. 부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오히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우선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자신의 취향대로 직접 관리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주객이 전도되어 부업이 본업처럼 되고, 정작 주된 수입을 가져다주는 본업에 큰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각 메뉴의 레시피를 정밀화해 누가 만들더라도 같은 맛이 나도록 하고, 아르바이트생과의 신뢰관계를 쌓아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메뉴 구성이나 운영 방향 등 큰 줄기를 정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립하자.
물론 사장이 챙길 것은 사장이 챙겨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카페는 계속 생겨난다. 누가, 혹은 어떤 기업이 우리 매장 바로 건너편에 새 카페를 차릴지 모르는 일이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연구하지 않으면, 용돈벌이는커녕 투자금만 몽땅 날리게 될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매출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면 이를 회복할 영업 전략을 구상하는 것은 사장의 몫이다.
직원과 신뢰관계를 형성하자는 말을 직원이 100% 나처럼 행동하도록 압박하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성실하고 정직한 직원은 있어도, 고객에 대한 친절도나 서비스 정신에 있어서 완전히 사장 마음 같은 직원은 없다고 보는 게 낫다. 사장이 직접 서비스할 때와 아르바이트 생만 뒀을 때 매출이 10만 원 이상 차이 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이때 아르바이트생에게 “왜 나처럼 하지 않느냐”고 다그치면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 기껏 가르쳐놓은 직원이 이런 갈등으로 그만둬 버린다면, 본업이 있어 당장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 나올 수 없는 사장에게 큰 타격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각자의 상황과 위치가 다름을 받아들이고 직원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사장에게도 좋다. 자신의 기준에서 꼭 지켜져야 하는 일들이 있다면 대원칙으로 만들어 ‘이것만은 준수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머지는 자율에 맡기자.
부업은 부업이다. 모든 자원을 아낌없이 투입해 문을 여는 카페도 수없이 망해 나가는 마당에, 부업 카페로 한 재산 챙기겠다는 기대는 금물이다. 카페는 손님이 바글바글해도 이익이 크게 남는 장사가 아니다. 객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처음 의도 그대로 ‘용돈벌이’나 ‘여유자금 마련’ 정도 벌 것을 예상하고 그에 걸맞은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무리해서 목 좋은 대로변에 가게를 내기보다는 비교적 월세가 저렴한 동네에서 영업하는 것이 오히려 부업 목적에는 부합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커피 시장이 점차 양분화되는 추세다. 스타벅스처럼 인지도 있는 브랜드나 원두, 로스팅, 추출에 특장점이 있는 카페가 고가 커피 시장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개인 사업자는 저가 전략을 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 조사를 기반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각 커피 전문점의 월평균 매출은 642만 원이지만, 여기에는 한 잔에 6~7천 원짜리 커피 전문점 매출도 포함되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