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돈깡’
첫 투자 시 원금 94% 날려
재도전으로 30만원→45억원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
[SAND MONEY] 지난해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편 그중에서도 적은 액수의 종잣돈으로 시작해 큰돈을 불린 사람들을 슈퍼개미라고 부르는데, 한 개인투자자는 100만 원도 되지 않는 소액의 투자금으로 수십억 원을 만들어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 투자 스토리를 자세히 들어보도록 하자.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주식하면 망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연령층도 40~5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이 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는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오늘날 남녀노소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식계좌를 갖고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기세등등하게 주식 투자를 시작해도 막상 손에 쥐는 성과는 크지 않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는 수십·수백억을 불린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애초에 투자 자금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이제 갓 주식시장에 입문한 초보투자자들이 소액의 종잣돈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가진 돈을 차곡차곡 모아 초기 투자금을 마련한 뒤 이를 주식에 투자해 놀라울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낸다. 한 슈퍼개미는 30만 원의 돈을 주식투자에 사용해 이를 45억 원까지 불려냈다고 밝혀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슈퍼개미 ‘돈깡’은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BODA 보다>에 출연해 주식으로 30만 원에서 45억 원을 만든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현재 <돈깡의 알고하는투자>라는 개인 채널도 운영 중인데 구독자는 약 38만 명에 달한다.
돈깡은 우선 자신이 20살 때 처음 주식을 시작해 12년간 투자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먼저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집안이 여유롭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줄 수 있던 것은 아니고, 오히려 “대학 등록금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주식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신의 큰 누나가 증권사에 다니고 있어 주식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에 돈깡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500만 원이라는 돈을 모은 뒤 주식 시장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돈깡은 호기롭게 뛰어들었던 것과 달리, 첫 투자에서 대실패를 경험하고 말았다. 그는 당시 주식에 대한 경험이 거의 전무하니까 그냥 사람들이 몰려드는 주식을 따라 사고 그러다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무서워서 금방 팔아버리는 식으로 초보투자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매수매도만 수도 없이 반복하다 보니 돈깡이 처음 갖고 있던 투자금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모았던 500만 원은 90% 이상 사라져버렸고 수중에 남은 돈은 30만 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쓰라린 실패 경험을 맛본 돈깡은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하고 자신의 투자 행동을 곱씹어 봤다. 그는 고민 끝에 자신이 투자에 대한 기준점도 없이 너무 잦은 매수매도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번 사고팔 때마다 세금과 수수료가 떼이는데, 이 역시 처음엔 미미해 보여도 점점 쌓이면 큰 액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다.
따라서 돈깡은 모든 투자금을 단기 투자에 사용하기보다는 장기투자 쪽으로 눈을 점차 돌리게 되었고, 단순히 사람들을 따라 매수하기보다는 직접 기업과 산업에 대한 공부를 한 뒤 매수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다시 제대로 투자를 시작한 그는 투자 경험을 차츰 쌓으며 12년이라는 세월동안 차츰 자산을 불려나갔고, 지난해 누적 수익은 30억원 올해는 45억 원을 달성했다.
한편 돈깡은 자신에게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주식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자 “2016~2017년 무렵 전기차에 대한 소식이 많이 들려오면서 전기차 시장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 핵심 부품인 배터리 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배터리 관련 기업 중 이익이 높으면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찾다가 ‘에코프로’라는 곳이 눈에 띄었고, 이에 해당 종목을 시간차를 두고 매수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때 에코프로라는 종목을 산 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한 두세 배 정도 수익이 나게 되었다고 전했다. 돈깡이 매수했던 시기에 주가가 13,000원쯤이었으면 29,000~32,000원 사이쯤에서 분할매도를 해나갔던 것이다. 해당 종목은 현재 주가가 훨씬 많이 올라 10월 07일 기준 93,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돈깡은 크게 얻은 주식뿐만 아니라 큰 손해를 봤던 종목들도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그러한 주식들의 경우 어떤 시기에 집중적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서 카테고리로 묶여 확 떴던 종목들인데, 가짜 정보에 속아 테마주에 투자했다가 대폭락을 경험했다고 언급했다. 돈깡은 결국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도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팔아야 될 때 팔지 않고 계속 끌어안고 있으면 주가와 함께 계좌잔고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주식투자로 수십억 원이나 벌었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졌는데, 지인들의 도움 요청에 처음에는 답장하다가 요즘에는 피로감을 느껴 잘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족의 빚을 갚고 누나들의 결혼자금을 도와주면서 뿌듯함을 느꼈다는 사실을 전했다. 투자는 결국 스스로 공부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