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션 빔 들어간 차 왜 타?

필자의 자동차는 준중형 세단이다. 어느 날 친구들과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뒷자리에 타 있던 친구는 “야! 승차감이 쓰XX다.”, “멀미 날 것 같다.” 등 폭언을 하였는데 그중 유독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니 차 토션빔이지?”.

서스펜션 타입 중 ‘토션빔’이라는 서스펜션이 존재한다. 차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토션빔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좌우 양쪽 바퀴를 한 개의 막대기로 연결한 뒤 스프링을 장착한 방식’이다. 구조적으로 단순하기에 보통은 작은 소형차 및 준중형 차에 널리 장착되는 서스펜션이다.

토션빔은 차축이 막대기로 일체 되어 있다 보니 ‘멀티링크(좌우 양쪽 바퀴가 독립식 구조로 여러 개의 지지대로 연결된 방식)’ 와는 다르게 독립적으로 노면에서 받는 충격을 완충시키지 못하여 불규칙 한 노면이나 과속방지턱 등 차량이 뒤뚱거리게 된다.

기능적인 측면으로 봐도 뭔가 아쉬워 보이는 ‘토션빔’. 오늘은 토션빔의 안 좋은 점과 토션빔으로 인해 화두에 오른 사건까지 한번 다뤄 보도록 하겠다.

토션빔에 대한
비판이 많은 이유

독립적이지 못한 차축으로 인해 급격한 주행에서 로드 홀딩력이 ‘멀티링크’ 보다 떨어지는데 가령, 우측 중 고속 코너에서 한계 주행을 했을 시 좌측 바퀴는 큰 롤이 발생되는데 트레일링 암 사이에 이어져있는 토션빔으로 인해 우측 바퀴도 그대로 횡력이 따라온다.

그렇기 때문에 우측 바퀴는 타이어는 노면의 그립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차축 안쪽 타이어 트레드만 손상되는 ‘편마모’를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차량의 하중이 옆으로 급격하게 쏠리면 차축도 같이 쏠리게 되어 타이어 각도에 변화를 일으켜 ‘오버스티어’ 현상이 자주 일어날 수도 있다.

즉, 이어져 있는 토션빔으로 인해 두 바퀴가 ‘멀티링크’처럼 따로 놀지 못하고 좌우 바퀴가 같이 작용하되, 차량이 진행하는 횡력의 차이에 따라 타이어가 노면을 받아주는 정도가 불안정 하다는 것이다.

욕 많이 먹었던
아반떼 MD와 SM6

구조적인 면에서 욕을 많이 먹었던 사건 중 하나는 아반떼 MD의 피쉬테일 현상이 대표적이다.

아반떼 MD 론칭 당시 기존 아반떼 HD의 ‘멀티링크’를 포기하고 ‘토션빔’을 넣어 소비자들은 ‘원가절감 때문에 넣었다.’라는 의견뿐 구조적인 면에서는 언급이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아반떼 MD의 피쉬테일 현상(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됨으로써 ‘토션빔의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재조명되었다.

피쉬테일 현상은 전륜 구동 차량에 많이 발생되는데 급격한 제동을 하였을 시, 노즈(앞부분)가 노면 쪽으로 눌리고 테일(뒷부분)이 들리면서, 차량의 무게중심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수많은 상황에서 복합적인 요소로 일어나기 때문에 특정 원인을 콕 집어서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많은 의견 중 대다수는 토션빔에 관련된 문제라고 제기하였는데 토션빔 특성상 심하게 롤이 진행되면 축도 같이 따라가기에 토션빔의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반떼 MD의 토션빔 셋업 값이 경쟁 차종과 많이 다르게 셋업 된 것 아니냐?’라는 의견도 많았다.

원가절감 면에서는 SM6를 빼놓을 수 없다. SM6에는 일반적인 토션빔이 아닌 토션빔을 개선한 ‘AM 링크’를 장착했다.

르노삼성은 SM6를 출시할 때 고급 승용차로 포지션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급 승용차 포지션인 SM6가 원가절감의 상징인 토션빔이 들어간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이 분노한 것이었다. ‘고급 중형 차를 표방했으면서 토션빔이 웬 말이냐?’라고 비판했으며, 실제 오너들도 ‘2열 승차감이 불편하다’라며 혹평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에 판매되는 탈리스만은 토션빔 구조의 한계로 인해 4륜 조향 시스템을 추가하였으나 SM6에는 이 기능을 빼고 국내 전용으로 개발된 AM 링크가 적용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원치 못했으며 중형 동급 최악의 2열 승차감이라는 놀림을 받게됐다.

이게 나쁜건 아니지만…

Benespit- CC BY-SA 4.0

토션빔 자체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무게도 멀티링크보다 가벼우며 공간이 용이성도 멀티링크 보다 적게 차지한다. 그러므로 소형차 및 준중형의 2열과 트렁크의 확장이 쉬워진다. 단점만 존재하는 것 같아도 가격적인 면에서도 ‘멀티링크’ 보다 저렴하여 토션빔도 분명 메리트가 있다.

결국 요즘 소비자들은 토션빔 자체를 욕하는 것이 아닌 세그먼트에 맞는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SM6에 야유하는 이유는 차급에 맞는 대우가 전혀 안 되어 있기에 원성이 자자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잘 만든 토션빔은 멀티링크와 비슷하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토션빔은 토션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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