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켜기 무서운
유류비 부담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최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점차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초 휘발유 전국 평균가는 리터당 2,138원이었으며 경유는 2,228원으로 말도 안되는 수치가 책정되었다. 다행히 이 시기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유류비 부담이 줄었다. 8월 25일 기준 휘발유 전국 평균가는 리터당 1,738원이었으며 경유는 1,839원으로 여전히 높지만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이처럼 유가 하락이 계속된 주요 이유로,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정부차원의 유류세 인하정책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추이를 보면 올해 1월 3일 휘발유(92RON) 가격은 배럴당 90.64달러였으며 경유(0.001%)는 배럴당 90.34달러로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우-러 전쟁 여파로 석유 제품 시세가 급등하면서 24일기준 휘발유는 배럴당 111.97달러, 경유는 배럴당 151.02달러가 됐다.

휘발유보다 비싼 경유
원래 이게 정상이다?

사실 경유는 우리나라 한정으로 휘발유보다 저렴하다. 국제 시세로 보면 원래 경유가 더 비싸다. 휘발유는 차량용으로 활용 될 뿐이지만, 경유는 차량, 발전, 산업, 농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된다. 즉 수요가 많은 만큼 단가 역시 비쌀 수 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를 통한 경유 수입 통로가 막히면서 국제 경유 가격 급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참고로 유럽 수입 경유의 60%가 러시아산일 만큼 의존도가 높았다. 특히 유류세 일괄 인하 역시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휘발유와 경유에 적용된 유류세를 살펴보면 각각 820원 581원인데 37% 만큼 내리면 303원, 214원으로 휘발유의 인하폭이 더 크게 잡힌다. 즉, 경유 단가가 더 비싸질 환경이 조성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 경유에 세금을 적게 매겼다. 70~80년대 경제성장 시기에 중장비와 발전기 등 산업 발전에 필요한 요소에 경유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편 휘발유는 일반 승용차에 주로 사용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승용차는 사치품에 해당돼 더 높은 세금을 물렸다.

2000년대 이후엔 디젤 차량 급증에 따른 경유 수요 증가와, 세제개편이 이어지면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부담되는
경유 시세,
언제쯤 잡힐까?

여전히 비싼 경유가격에 대해 일반 시민들은 언제쯤 안정화가 이루어질 지 궁금해할 것이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오히려 점진적으로 인상될 여지가 많은 상황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미국과 이란과의 핵 합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겹쳐 국제유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유가하락에 따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오히려 오르고 있다.

한편 겨울로 접어들면서 경유 시세는 더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에 의존하던 천연가스를 더이상 원활히 확보할 수 없어, 대체 자원인 경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천연가스 시세는 연일 고점을 돌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제 원유 및 석유제품 시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러한 국제 이슈는 결국 국내 경유 시세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현재 정부에서 유류세 인하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계속 내리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

경유차의 몰락과
친환경차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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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잡히지 않는 경유가격이 고점 상태로 계속 유지될 경우, 승용차 시장에선 더이상 디젤 모델을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강력한 토크와 휘발유 대비 경제적인 이유로 많은 관심이 이어졌지만 유류비 부담이 높으면 외면받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규제에 따른 기술적 한계와 가솔린 차량 대비 높은 차량가격은 신규 소비자들에게 높은 진입 장벽이 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상용차 부문 역시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전망이다. 1톤 소형트럭, 승합차, 화물밴의 경우 이미 전동화 모델이 보급되고 있다. 대형 화물차의 경우 수소전기트럭 도입으로 경유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대차의 경우 엑시언트 FCEV 양산 성공 후 스위스에 대여 형식으로 납품하며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열고 있다. 요컨대, 불안정한 국제유가와 석유제품가격 흐름이 친환경 차량 도입 가속화의 트리거 역할을 하는 중이다.

다만, 앞으로 10여년 동안은 여전히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다. 2030년대까진 내연기관차 신차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이란 세월은 생각보다 길다. 정부차원의 다양한 수단을 강구해, 유류비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최소화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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