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뭐가 그리 급해서 저럴까?
매일 왔다갔다 하는 정해진 출퇴근길이나 집 근처 도로 등 익숙한 곳은 신호가 언제 바뀌는지 외우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가 위치한 차로의 신호 외에도 주변 횡단보도 혹은 다른 방향에 있는 차로 신호를 보고 파악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교통신호는 순차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익숙한 곳에선 신호대기를 하다가 순서가 다가오면 슬슬 앞으로 나가는 운전자들이 많다. 대체로 2~3초 먼저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이러한 행동을 ‘예측 출발’이라 부른다. 도대체 왜 이렇게 급한걸까?
② 바빠서 목숨거는 운전자들
예측 출발을 하는 이유는 운전자마다 다르다. 다만 대표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지루한 신호대기 시간 때문에 먼저 출발하려는 심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외에도 대중교통 및 배송 차량들의 촉박한 시간도 한 몫 한다.
지루한 신호대기가 이유인 운전자들의 경우 교차로, 복잡한 도심지에서 주로 발생한다. 운전 중 신호를 잘 못 만나면 하염없이 기다려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 잠실과 같은 서울 주요지역은 교통량이 많아 주차장을 방불케 하기 때문에 예측출발을 하는 운전자들이 더 많다. 때로는 녹색 신호여도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운전자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은 심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편 촉박한 시간이 이유인 경우를 살펴보면, 대중교통은 ‘배차 정시성(배차간격)’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운전을 감행하는 사례가 많다. 배달 차량이나 배달 오토바이 외에도 화물 트럭 역시 시간에 쫓긴다. 특히 예측 출발뿐만 아니라 각종 교통 법규 위반으로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전문가들은 예측 출발 시 교통사고로 이어져 심각한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사고 시 책임 소재를 따질 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해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조심하라 강조하지만 극적으로 해결되는 경우는 없다.
③ 예측 운전을 죽음으로 모는 딜레마 존
예측운전으로 발생하는 사고 사례 대부분은 ‘딜레마 존’이 주요 원인으로지목된다. 이 경우 매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딜레마 존이란, 아주 흔하게 겪는 운전 중 상황이다. 녹색불을 보고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황색 불로 바뀌어,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하게 되는 그런 지점을 의미한다.
딜레마 존은 초보운전자들이 가장 난처해하는 상황으로 손꼽힌다. 또, 일반 운전자들 역시 애매한 순간 적으로 혼동하기도 한다. 보통 멀리서 황색신호가 보이면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멈출것이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정지선에 도착할 즈음 빨간불로 바뀔 테니 말이다. 하지만 신호등 가까이 온 상황에는 종종 그대로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예측 출발을 하게 되면 딜레마 존에서 빨리 지나가려는 차와 부딪혀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④ 사고 나면 가해자는 예측출발 운전자
그렇다면 예측 출발로 사고가 발생 하면 추구 책임일까? 정답을 먼저 이야기하면 예측 출발 운전자의 잘못이 더 무겁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신호등의 황색은 기본적으로 교차로를 넘어가기 전에 정차를 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만약 신호가 바뀌었을 때 이미 교차로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빠르게 빠져 나오도록 되어 있다. 딜레마 존을 넘고 있는 차는 합법, 예측 출발은 불법인 셈이다.
이렇다보니, 예측 출발은 12대 중과실 중 신호위반에 해당되기도 한다. 이 경우 보험가입 여부에 관계없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시내엔 ‘예측 출발 금지’ 교통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다.
■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
익숙한 곳일 수록 방심하기 쉽다. 이번에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운전에 임하면 갑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하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귀찮더라도 신호가 바뀐 것을 확인하고 주변을 살핀 뒤 안전하게 지나가는 것을 권장한다. 예측 출발로 빨리 가 봐야 수 백미터가 고작이라는 점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