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그 시절 환상 가득했던 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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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년 전 우리나라는 자동차를 구매하기 정말 어려웠다. 당시 월급으로는 차를 구매한다는 건 사치였고, 거의 불가능했다. 당시 정부도 승용차는 사치품으로 분류할 정도였다. 과거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차 몇 가지를 나열해보면 코티나, 포니, 그라나다, 그랜저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 차들은 얼마나 비쌌던 것일까? 단순히 수입차 수준의 가격이어서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 차들을 요즘 물가로 계산하면 어떤 수준인지 간단히 알아보자. 단, 재미로 알아보는 만큼 정확한 가치를 환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해 바란다.

② 포드 코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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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나는 60년대에 현대차가 영국 법인 포드로부터 라이선스로 들여온 최초의 생산모델이다. 당시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자연스레 미국 스타일의 차량을 생산하려 했으나, 국내 사정을 고려해 유럽형 모델인 코티나 생산으로 결정되었다. 내구성, 실용성 등을 고려했을 때 유럽형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현대 코티나는 유럽에선 2세대 모델에 해당했으며, 동급 경쟁 모델인 신진 자동차의 코로나보다 승차감과 성능이 좋아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출시 당시 코티나의 가격은 112만원이었다. 서울시 내 13평형 아파트 가격의 2배 수준이었다.

현재 물가를 적용하면 4,500만원수준이다.

③ 포드 20M

포드 20M은 현대차가 코티나에 이어 제휴를 통해 생산한 60년대~70년대 초반 사이 국내 최상위 모델이었다. 제네시스 G90과 같은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국내 최초 V6 엔진이었으며 동급 경쟁 모델이던 신진 크라운보다 15% 비싸, 부유층의 전유물로 유명했다.

이 차에는 특별한 안전장치가 있는데, 퓨즈박스가 있어, 전기계통에 문제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할 것 같으면 퓨즈가 먼저 끊어지도록 설정되어 있다. 덕분에 전기화재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그밖에 헤드 램프 조사각을 위아래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었다.

이 차의 가격은 184만원이었으며, 단순 물가 계산 시 약 5천만원 수준에 해당된다. 다만, 당시에는 서울시 아파트 13평형 가격의 최대 4배에 달했다.

④ 포니

현대 포니는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모델 승용차다. 90년대 초까지 생산될 만큼 상당한 인기를 이어나갔다. 특히 국내 최초의 모델이라는 인지도와 상징성 때문에 ‘신토불이’가 유행하던 시절과 맞물리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이 차는 후륜구동 모델이며 디자인은 이탈디자인의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담당했고, 엔진은 일본에서 공수해왔다. 하지만 타 제조사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한 것이 아닌 고유 모델이기에 나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포니의 컨셉카 모델인 포니 쿠페의 복원프로젝트가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현대차가 손잡고 진행중이다.

초창기 포니 가격은 229만원이었다. 요즘 물가로 환산하면 대략 2000만원 수준이다. 그 시절 잠실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⑤ 그라나다

그라나다는 70년대 후반을 주름잡던 대한민국 최고급 세단이다. 고급 세단을 원하는 소비층이 늘면서 유럽 포드사의 그라나다를 제휴 형식으로 들여와 생산했다. 후륜 구동이었으며 V6 엔진을 장착해 동급 경쟁모델들보다 높은 수준의 차량으로 유명했다.

조향 성능이 탁월했고 안정성이 우수했으며 부드러운 승차감 덕분에 비싸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특히 그 시절 생소했던 파워 윈도, 전동 사이드미러, 인체공학을 고려한 시트 디자인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라나다의 가격은 1,154만원으로, 압구정 현대아파트 37평형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아무나 살 수 없던 진정한 고급세단이었다. 요즘 물가를 고려해도 무려 8천~9천만 원에 달할 만큼 고가다.

⑥ 1세대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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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그랜저는 80년대 중후반을 대표하는 국산 최고급 승용차다. 각그랜저로도 불렸으며, 미쓰비시와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을 통해 판매됐다.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고, 각종 주행과 관련된 첨단 보조 장치가 장착되어 고급 세단의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고전적이지만 중후하며 고급스러운 디자인 덕분에 아직도 도로 위에서 리스토어 상태로 운용되는 차량이기도 하다. 그랜저의 첫 출시 가격은 1,690만원이며 그 시절 16~17평형 강남 아파트 전세가격과 비슷했다. 현재 물가를 적용하면 무려 5,514만원에 달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 점점 비싸지는 신차가격

요즘은 없으면 안 되는 생활 필수 이동수단이 될 만큼 보편화 되었지만, 과거엔 부의 상징이었다. 최근 물가 상승과 더불어 신차의 상향평준화로 수입차와 견줄만한 가격으로 치솟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차가 출시되면 수 만대의 사전계약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요즘 출시된 신차의 적정 가격은 얼마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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