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소중히 할 수 밖에 없는 신차
새로 뽑은 차의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보통 신차 오너들은 셀프 세차, 유리막 코팅, PPF, 실내 클리닝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취해 청결은 물론이고 작은 흠집도 신경쓴다. 하지만 위의 관리들은 사람으로 치면 잘 씻고 얼굴만 관리하는 것과 같다.
실제론 신체 건강 관리가 더 중요한 데 말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파워트레인이나 공조장치 등 각종 내부 파츠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늘 새차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즉, 내 차의 컨디션은 주행, 제동, 조향 등 운전과 관련된 부분을 우선 살피는 것이 첫 걸음이라 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제조사에선 모델마다 차량 관리 매뉴얼을 따로 마련해두었다. 물론, 잘 읽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신차 매뉴얼 탐독은 오너라면 반드시 한 번은 거쳐야 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일부 오너들은 “요즘 차는 튼튼해서 FM 대로 관리 안해도 된다.”는 말도 안 되는 낭설을 퍼트리고있다. 실제로 그럴까?
② 소모품 교환주기가 중요한 이유
차 안에는 다양한 오일들이 파워트레인을 보호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오일이 없거나 계속된 산화로 제 성능을 못낼 경우 부품 마모나 과열 등 각종 고장의 원인으로 이어지기 쉽다. 참고로 오일은 부품 마모 예방 외에도 부품의 부식을 방지하고,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며, 때로는 미세한 틈을 밀봉 하는 역할까지 한다. 기계 부품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엔진오일’은 엔진의 내구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뉴얼에 따라 교환하는 건 필수다. 오일 성능이 떨어지면 피스톤들이 상하 운동을 할 때 윤활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실린더 외벽에 상처가 난다. 이 문제가 누적되면 상처로 인한 실린더 내부 밀폐성능이 떨어져, 출력이 점차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평소 운행 거리가 적더라도 시기에 맞게 오일 교환을 하는 게 안전하다. 엔진오일 교체 주기는 보통 1만km ~ 1만5천km, 혹은 12개월 마다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차종과 엔진 라인업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반드시 내 차량의 메뉴얼을 꼭 확인하기 바란다.
③ 자동차에 가혹한 한국 환경
취급설명서에 나와있는 가혹 조건을 보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사항에 해당된다면 일반적인 교환 주기보다 앞당겨서 점검을 받거나 교환해야 한다
■ 짧은 거리를 반복적으로 주행
■ 모래, 먼지가 많은 지역 주행
■ 과다한 공회전 사용
■ 교통 체증이 심한 구역 주행
■ 잦은 험로(모랫길, 자갈길, 눈길, 비포장도로) 주행
■ 산길, 오르막길, 내리막길 주행
■ 경찰차, 택시, 상용차, 견인차 등으로 사용
■ 잦은 고속 주행 및 급가감속
■ 정지와 출발의 잦은 반복
■ 소금, 부식 물질 위 또는 한랭 지역 주행
■ 견인용, 캠핑용으로 사용 또는 지붕 위 짐칸 탑재 주행
■ 추천하지 않은 엔진 오일 주입(광유, 세미 합성유, 낮은 오일 등급 외)
참고로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보니, 1년 단위로 보면 온도 차이가 상당히 크다. 40도 가까이되는 더위부터 영사 10도 이하 강추위까지, 50도 이상 차이난다. 한편 도심지에서는 교통흐름이 너무 많아 저속 주행이 일상이다. 여기에 중국발 초미세먼지까지 가세하면서 웬만한 자동차는 오래 버티기 힘든 환경이 된다.
때문에 매뉴얼 상 일반 정비주기보다 가혹조건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좀 더 차를 아끼고 오래 탈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자주 교환하게 되면 유지보수에 부담이 되겠지만, 확실한 것은 차량 컨디션 유지에 이보다 더 좋은 건 없다는 점이다.
한편 굳이 교환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실제 교환 시기를 놓쳐 차 내구성 감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때문에 번거롭고 아깝더라도 가혹조건 기준으로 차량관리를 하길 권장한다.
④ 다 알고 있지만 실천은 어렵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자동차를 오래 타기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한 각종 오일 및 부품 등을 매뉴얼 상 명시된 주기에 맞춰 교체를 진행하면 된다. 실제로 각종 매체 등에서 30만 킬로, 50만 킬로 이상 오랫동안 차량을 유지하는 오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각종 오일류나 소모품 등을 적기에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차에 무리가 갈 수 있는 급격한 조향이나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등 자발적인 가혹조건을 만든다면 차의 기대수명은 점차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2018년에는 고장 없이 100만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한 택시가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랜저의 내구성이 좋은 덕도 있지만, 운전자의 지속적인 점검과 매뉴얼에 맞는 차량 관리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실천하기 어렵다. 억지로 하려 해도, 각자의 운전스타일이 있어 꾸준히 행동하는 게 고역일 수 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모두가 차를 오래타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처하기는 어려워 한다.
⑤ 전기차의 내구성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렇다면 전기차는 어떨까? 요즘은 전기차가 생각보다 자주 보일 정도로 많이 팔렸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의 핵심인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해 2만여개에 이르는 부품이 절반으로 현저히 줄어, 그만큼 점검과 교체를 해야 할 부품 역시 많지 않다.
전기차는 엔진 대신 전기 모터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차의 변속기 역할을 하는 감속기 오일 교환이 유일하다. 그 밖에 내연기관과 공통적으로 냉각수,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 외엔 특별히 살펴볼 게 없다.
이렇듯,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동력계의 부품수가 적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하여 고장이 적고, 내구성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기술적인 이유로 배터리 수명에 제한이 있다. 대체로 30만km는 별 무리없이 주행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50만km 이상도 주행가능하다. 대신 배터리팩 성능감소에 따른 교환이 필요할 수 있다.
■ 소모품 교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자동차 소모품 교환은 자동차 컨디션 유지 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에도 도움이된다. 교통사고 대부분은 운전자 실수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차량 고장에 따른 사고 역시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예상 밖 고장은 추가적인 지출 또는 차량 폐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혹시 신차 구매 후 한 번도 점검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이번 내용을 참고해 꼭 살펴보기 바란다. 건강검진을 미루다 큰 병을 얻어 후회하는 것 처럼 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