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생각보다 많이 숨어있는 터널 설비들
전국 곳곳에 터널이 개통되면서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강원도를 예를 들면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굽이굽이 나 있는 산길을 따라 오랜 시간을 운전해야 했다. 물론, 경치가 좋기는 하겠지만 장시간 운전에 지루함과 피곤함이 앞설 것이다. 다행히 거대한 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개통되면서 강원도는 날 잡고 떠나는 곳에서 필요하면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터널이 모든 면에 있어 완벽한 교통시설은 아니다. 가는 방향이 정해져 있고, 주변이 철근 콘크리트로 꽉 막혀있는 터라 위험다. 구체적으로 화재나 추돌사고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터널을 만들 때 필수로 마련해야 하는 시설들이 있다. 평소에는 별 관심이 없어 지나치기 쉬운 시설들인데, 이번 내용을 참고하면 “아, 그게 그런 용도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② 사실상 터널 화재 시 생명줄 , 소화설비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터널에 마련된 다양한 설비를 나열해보자 크게 분류하면 소화설비, 경보설비, 피난대피설비, 소화활동설비, 비상전원설비로 구성되어 있다.
소화설비는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비상시설이다. 경보설비는 터널 내 사고 발생 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설비들을 의미한다.
소화설비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소화기구, 옥내소화전설비, 물분무설비 세 가지로 나뉜다.
소화기구는 터널 내에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시설이다. 1등급부터 4등급 터널에 이르기까지 모두 적용된다. 참고로 터널 등급은 1등급으로 갈수록 규모가 큰 터널을 의미한다. 소화기구는 터널 내 화재 초기에 사용하는 수동식 소화기가 대부분이며,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만큼 운전자들이 쉽게 발견하고 사용하기 쉬운 방식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어서 옥내소화전설비는 화재 발생 초기에 빠르게 진압할 수 있도록 돕는 고정식 소화 설비다. 흔히 말하는 소화전으로, 1~2등급 대규모 터널에 주로 설치된다. 소화전이 멀리 있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호스의 길이가 매우 긴 것이 특징이다.
물분무설비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를 진압하고, 터널이 열로 손상되지 않도록 식히는 역할을 한다. 흔히 빌딩 천장에 보이는 스프링클러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③ 위험상황을 빠르게 알려주는 터널 시설들
경보설비는 이름대로 사고 시 주변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이다. 종류를 살펴보면 비상경보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비상방송설비, 긴급전화, CCTV, 유고감지설비, 재방송설비, 정보표시판, 진입차단설비 등 매우 다양한 시설이 있다.
비상경보설비는 화재 발생 시 화재 장소나 관리사무소에 경보를 내보내 화재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터널 내 사고가 발생하면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역할은 단순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설 중 하나로 볼 수 있겠다.
이어서 자동화재탐지설비는 명칭대로 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열, 연기, 불꽃 등을 빠르게 감지해 화재 사실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 시설들 역시 사고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진입차단설비는 사고 이후 터널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막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길을 막는 역할 외에도 사고 발생을 효과적으로 알려야 하기 때문에, ‘터널사고 진입금지’등의 사고를 알리고 진입을 막는 문구가 적힌 거대한 스크린이 내려온다. 보통 터널 입구 100m 앞에 설치돼, 터널 진입 대신 회차로를 통해 돌려보내는 과정이 이어진다.
④ 비상 시 터널 탈출을 위한 생명줄 같은 시설들
피난대피설비는 터널 내에서 여러 위험요소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거나 피하는 것을 돕는 시설이다. 피난대피설비로 분류되는 설비들을 살펴보면
비상조명등, 유도등, 피난연결통로, 피난대피터널, 격벽분리형 피난대피통로, 비상주차대 등이 있다. 그중 비상조명등과 유도등을 제외한 시설들은 모두 대피시설로 분류되는데, 사고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피난연결통로의 경우 중요한 시설인 만큼 3등급 이상 터널에 모두 설치된다. 드문드문 있을 경우 사람들이 빠르게 탈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25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고, 구급차량이 빠르게 들어올 수 있도록 750m 이하 간격으로 차량용 피난연결통로가 따로 설치된다.
피난대피터널은 1등급의 긴 터널에서 볼 수 있는데, 피난연결통로 설치가 어려울 때 도입된다. 별도로 마련되는 터널인 만큼, 사람들이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정전이 발생해도 3시간 넘게 조명이 켜져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리고 유독한 연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차단문이 따로 설치된다.
⑤ 기타 터널 비상시 유용한 소화활동설비
마지막으로 소화활동 설비를 살펴보자. 비상전원 설비의 경우 원활한 전원공급을 위한 발전 시설로 특별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소화활동설비는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를 위해 소방대나 터널 관리자가 이용하는 시설이다. 해당 항목에 속한 설비들을 살펴보면 제연설비, 무선통신보조설비, 연결송수관설비, 비상콘센트설비, 제연보조설비가 있다.
이 중 제연설비를 눈여겨볼 만한데, 터널 내 화재로 발생한 유독성 연기를 바깥으로 빼내거나 대피 방향 반대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연기의 방향을 제어하는 선풍기 같은 시설로, 화재 초기 사람들이 화재를 안전하게 진압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시설이다.
■ 쓸 일이 없으면 좋을 터널시설들
터널 내 안전시설들은 대형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생명 시설과 다름없다. 사방이 탁 트인 바깥과 달리 탈출하기 어렵고 유독한 연기가 사방을 덮기 쉽기 때문에 안전시설은 필수다.
요즘은 터널 화재 시 대응 인력이 빠르게 접근하기 위해 비상 차량이 오가는 작은 길이 설치되기도 하며 거의 모든 부분들이 자동화되어 조기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