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해외서 높은 평가 받는 현대차 전기차
올해 중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현대차는 꽤 잘 하고 있다.” 제조사 간 예의를 차리기 위해 한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엉뚱한 발언 혹은 돌직구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는 더더욱 그렇다.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올해 초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11월을 기준으로 5위를 차지했다.
1위는 테슬라, 2위는 중국 BYD, 3위는 상하이 자동차, 4위는 폭스바겐, 5위는 현대차다. 순위가 많이 밀리기는 했지만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유럽 시장을 꽉 쥐고 있는 폭스바겐의 견제에도 꿋꿋이 TOP 5에 든 것은 유의미하다. 특히 내수시장 위주인 중국 브랜드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3위로 보기도 한다.
② 현대차, 테슬라. 애플과 삼성의 대결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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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이하 FT)는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 맹추격(Hyundaiis catching up with Tesla in the global EV race)’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게재한 바 있다.
관련 내을 살펴보면 “일론 머스크의 호평 트윗이 게재되던 지난 6월 무렵 만해도 현대차와 기아가 테슬라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할 존재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러나 최근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그가 했던 우려는 현실이 되어 그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 상황은 마치 2010대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을 놓고 하던 경쟁을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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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테슬라의 장점으로 급속 충전 인프라, OTA, 타 제조사 대비 가벼운 조직구조, 높은 영업이익률를 지목했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 6를 언급하며 완충 후 최대 주행거리가 610km인 점은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 롱레인지 모델보다 주행거리가 길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현대차 역시 OTA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테슬라와 충분히 견줄만한 가격대로 분석했다.
즉,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상품성을 장점으로 본 것이다.
③ 현대차, 사람 없는 전기차 공장 노린다
업계전 전문가들은 현대차에 대해 “곧 현실이 될 생산 환경”으로 보고 있다. 영국 경제 컨설팅 전문 기관인 캠브릿지 이코노믹스 자료를 보면 전기차 1만대를 만드는데 필요한 인력은 내연기관차의 3분의 1 수준이면 충분하다.
이런 분석은 과거 현대기아차 노조측에서 제작한 연구보고서 자료에서도 알 수 있다. 현대차를 기준으로, 앞으로 전기차의 신차 비중이 15%로 늘어나면 약 1,630명의 인력이 줄어들고, 25% 수준이 되면 3천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제조사 인력만 줄어드는게 아니라, 내연기관차 부품을 생산하던 협력사 인력 역시 불가피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로봇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 ‘이-포레스트’등 자동차 제조공정의 첨단화를 이미 구현중이다. 즉, 인력으로 대량 생산을 꾀하는 노동집약적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는 중인 것이다. 이런 흐름이 장기화되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로봇 100% 생산 자동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④ 현대차의 로봇회사 인수는 신의 한 수?
몇 년 전,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자동차와 로봇이 관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뜬금없이 인수한 점에 대해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였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돈먹는 하마’로 불렸다. 로보틱스 기술력은 인정 받았으나 ‘상업성’에서 낙제점을 받아 구글과 소프트뱅크마저 포기한 기업이었다. 이런 곳을 현대차는 무려 1조에 인수한 것이다.
해당 내용이 언론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일제히 “자동차 회사가 중소 로봇회사를 굳이?”라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당장에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미래를 보고 과감히 투자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미 제조 공장에 투입되고 있는 생산 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자율주행, 도심 항공 모빌리티에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핵심 기술이 반영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⑤ 이미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차
현대차는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 후 다목적 로봇 ‘스팟’의 상용화와 물류 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에 우선 투자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 내 제조 공장의 자동화에 도움이 될 전망인데, 과거 공개했던 아이오닉5와 GV60의 생산 공정을 보면 이미 로봇 자동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에 적용할 경우 지금 보다 더 긴 가동시간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 현대차의 최종 목표는 공장 100% 자동화?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통적인 난제는 비용절감이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 때문에 가격을 낮추는 데 더 혈안이 되어 있다. 우선 공정의 효율화 등을 통해 가격을 내리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데, 공장의 완전자동화를 이룰 경우 인건비가 크게 절감 되어 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현존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이미 테슬라가 완전 자동화를 시도하다 큰 피해를 겪었을 정도다. 하지만 로봇 기술은 점차 고도화 되어가고 있다. 과거 현대차는 공장 자동화가 이루어져도 공장내 생산직 직원들의 안전과 상생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내심 생산직 직원 대신 로봇을 들이는 것을 원할지도 모른다. 무리한 협상과 파업으로 이미 지칠대로 치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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