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고속도로 눈길 사고 또 발생
최근 동해고속도로 속초 방향 강릉1터널에서 차량 4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터널 안쪽은 사고 차량으로 아수라장이 되었으며, 40대 운전자 등 2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고수습을 위해 도로 일부를 차단하면서 일대에 심각한 교통정체 현상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눈길에 미끄러진 승용차 한 대를 뒤따르던 차들이 피하려다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 중이다.
위의 사례를 보면 겨울철 눈길사고 임을 알 수 있다. 겨울에는 도로 빙결이나 수막현상에 의한 미끄럼 사고를 주의해야 하는데, 수 많은 운전자들을 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전자식으로 고도화된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을 비롯해 험로주행모드 등이 추가 되면서 주행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또, 도로 인프라의 첨단화로 웬만한 도로는 모두 실시간으로 제설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전자 입장에선 겨울철 도로도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에 100% 안전한 상황은 없다. 제설 장비가 미처 대응하지 못하는 기습 폭설이나 교량 블랙아이스 등을 운전자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타이어의 접지력이 급감한다.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로 앞으로 나아가는 자동차 특성상 미끄러질 경우 조향 자체가 안돼,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블랙아이스 같은 빙판길도 마찬가지다. 알파인이나 노르딕 계열의 타이어로 대비를 했다 하더라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보통 이런 상황엔 평소의 50% 정도 속력으로 서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 급제동을 시도하면 눈길/빙판길에 의해 마찰력을 잃어 타이어가 잠기게 된다. 때문에 이런 경우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해 동력 자체에 회전저항을 걸면서 브레이크를 천천히 밟는 것이 상책이다. 참고로 기어노브가 없는 요즘 차들은 운전대 뒤에 있는 패들 쉬프트 레버를 사용하면 쉽게 해결 가능하다. 한편 전기차는 회생제동 기능이 엔진브레이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회생제동 단수를 높이는 것을 추천한다.
② 영문 모를 역주행 대형사고
한편 비슷한 시기엔 역주행 차량에 의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시 인근에서 벌어진 사고로, 4차선 도로에서 역주행하던 승용차가 마주 오던 버스와 충돌한 사고다. 이 사고로 역주행 차량 운전자 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또, 사고 발생 직후 뒤따르던 버스가 앞선 버스와 추돌하기까지 했다. 현재 사고 차량이 왜 역주행을 했는지, 어디서 부터 했는지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례의 경우 역주행에 따른 처벌이 가능한 상황이다. 운전자가 사망했기에 의미는 없지만, 만약 살아 있었다면 중앙선 침범 규정이 적용되었을 것이다. 이 규정은 서로 마주오는 상황일 때 적용되는 것으로 승용차 기준 9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만약, 승용차와 버스의 방향이 같은데 추월을 하기 위해 무리하게 중앙선을 넘다 사고를 냈다면, 이 때는 중앙선 침범이 인정되지 않는다. 대신 앞지르기 방법 위반이 적용되어 범칙금 6만원에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마주오는 차량의 여부가 중요한 판단요소로 작용한다. 한편 이번 사고는 중앙선 침범으로 모잘라,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이런 경우 12대 중과실이 적용될 수 있다. 처벌 수위를 살펴보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 외에 벌점, 면허정지 등의 행정 패널티가 부과된다.
③ 무용지물 안전 캠페인
전국의 모든 운전자들은 안전운전이 의무인 점을 잘 숙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전체로 보면 소수이지만, 자동차 등록대수 2500만대 시대에 1%만 잘못 운전한다 하더라도 25만명이다. 이렇다보니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에 소개한 사례들은 운전자들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들이다. 각 기관에서는 다양한 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시간대에 안전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으며 눈에 가장 많이띄는 곳에 캠페인 문구를 게시하는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 보행자 좌측 통행을 우측 통행으로 바꾸는 매우 간단한 캠페인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교통관련 캠페인은 이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상황을 고려해 정부차원에서 시기 별 다양한 캠페인을 광범위하게 벌였으면 한다.
■ 교통사고 원인 대부분은 운전자
자동차의 안전 기능이 고도화 되고 인공지능이 탑재된다 하더라도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 까지는 결국 사람이 운전할 수 밖에 없다. 현존하는 차량용 주행 보조 기능은 어디까지나 운전 편의를 돕는 것이지, 사람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즉, 예나 지금이나 운전 중에는 운전자의 행동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다. 전방시야 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도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을 경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겨울은 다른 계절과 달리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계절인 만큼 좀 더 신경써서 안전운전에 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