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패밀리 SUV 1위, 쏘렌토 하이브리드

작년 전체 신차 판매량 중 1위를 차지한 모델은 무엇일까? 스테디 셀러인 포터2다. 농업, 상용, 운수업 등 폭넓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국토부 신규등록현황에 따르면 52,493대 팔렸다. 그렇다면 승용 모델 1위는 어떤 차일까? 보통 그랜저를 떠올리지만 놀랍게도 쏘렌토가 정상에 올랐다. 정확히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단일 모델로 1위다. 작년 한 해 동안 49,200대나 팔렸다. 친환경 차종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많이 팔리기는 하지만 내연기관차를 압도할 만큼 팔린 건 이례적이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계약 취소와 부품 공급난 해소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대부분의 신차의 대기기간이 줄었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수요가 많아 여전히 18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 가솔린 모델 5개월, 디젤 모델 4개월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는 디자인과 실내 2열 구성 덕분이다. 여기에 전기차에 대한 불신과 충전인프라 문제가 겹치며 친환경차 대안으로 하이브리드가 지목된 점도 한 몫한다.

최근 기아와 현대차의 디자인을 비교해보면 현대차는 곡선과 도회적인 디자인에 집중한 반면, 기아는 직선적이며 강인한 남성미에 치중한 느낌이다. 두 브랜드에서 내놓는 차종들 모두 우수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패밀리카를 원하는 아빠들 입장에선 기아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싼타페 대신 쏘렌토가 많이 팔리는 점에 대해 디자인 뿐만 아니라 사소한 이유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바로 2열 편의성이다.

쏘렌토의 휠베이스는 2,815mm다. 경쟁 모델인 싼타페 2,765mm, QM6 2,705mm보다 최대 110mm 가량 길다. 이는 실내 거주성의 차이로 이어진다. 한편 쏘렌토는 2열에 암 서포트와 음료수 컵홀더를 각각 따로 마련해뒀다. 싼타페 같이 컵홀더가 멀리 있거나 암 서포트 부분이 부실하지 않다. 이런 점은 결국 가족의 편의까지 고려하는 아빠들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하다. 사실 현대차와 기아의 동급 모델들은 공유하는 파츠가 많다. 때문에 구매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직접 보고 경험 했을때 알 수 있는 디자인과 편의성 부분이다.

②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잘 팔리는 이유

그렇다면 쏘렌토 하이브리드 같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나 카니발보다 많이 팔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유지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넓은 공간도 중요하지만 유류비나 각종 세금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1.6L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모터가 합쳐져 있어, 자동차세나 유류비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연간 자동차세는 29만원인 반면 카니발 가솔린 3.5 모델은 90만원이다. 동급 팰리세이드 가솔린 3.8 모델은 98만원에 이른다. 물론 디젤 2.2 모델도 있지만, 디젤 엔진 퇴출 분위기가 고조된 만큼 가솔린으로 한정하는 것이 옳다.

연비 차이도 심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복합 15.3km/L
▶카니발 가솔린 3.5 모델 9.1km/L
▶팰리세이드 가솔린 3.8 모델 9.3km/L
대략 6km/L만큼 차이가 난다. 만약 연 15,000km 만큼 주행한다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약 154만원, 카니발은 259만원, 팰리세이드는 253만원의 유류비가 발생한다. 자동차세 까지 포함했을 때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상위 모델인 카니발과 팰리세이드보다 연 168만원 정도 저렴하다. 5년 정도 운용 한다면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840만원 정도 경제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③ 전기차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관련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200km에 머물던 주행거리는 400km를 넘어 600km~800km를 넘보고 있다. 디자인이나 완성도, 안전성 역시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때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가장 큰 이유로 충전 인프라 확충과 비싼 비용, 부족한 AS 망을 예시로 든다. 전국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관리 부실과 인프라 부족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다. 지방 소도시에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편은 아니지만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경우 특정 지역에 전기차가 몰리다보니 아무리 많이 마련해도 늘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비용도 문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배터리 가격만 해도 기본 2천만원을 훌쩍 넘기다보니 전기차 보조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보조금을 받아도 여전히 비싼데, 과거 보조금이 적용된 코나 일렉트릭을 구매할 가격이면 더 뉴 그랜저까지 계약 할 수 있었다. 요즘은 아이오닉 5나 EV6 등 전용 모델이 등장했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한 해 보조금이 바닥났다면 다음 해에 구매를 기약하는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그밖에 전기차 수리나 진단이 가능한 정비소가 많지 않아, 고장날 경우 수리에 필요한 기간이 상당히 길어지기도 한다.

한편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성향 두 가지를 골고루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충전 대신 주유소를 방문하면 되기 때문에 인프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또, 내연기관차보다 비싸긴 하지만 300~500만원 정도 비싼 수준이고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연비가 높아, 일정기간 이상 운용하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금액이 된다. 특히 저속에서는 전기차처럼 매끄럽고 조용한 주행이 가능해 패밀리 카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전기차를 대신할 좋은 대안이 되기도 한다.

■ 하이브리드 8년 남았다. 사도 괜찮을까?

세계적으로 2030~2035년 사이 내연기관이 완전히 퇴출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마찬가지인데, 지금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요즘 차량 소비패턴을 보면 10년 넘게 타는 경우가 드물어,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다가 5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 중고로 넘긴 후 전기차를 구매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조사들이 대략 10여년 남은 기간동안 전기차의 한계점을 해결하고 내연기관차 수준의 가격과 대중성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길다면 긴 세월이지만 지금도 시계의 초침은 바쁘게 지나가고 있다. 어영부영 하는 사이 내연기관차의 시한부 선고 기간은 코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과연 현대차를 비롯해 여러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 모델마저 졸업하고 완벽하게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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