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효율에 올인한 벤츠의 전기차

과거 벤츠가 공개했던 EQXX는 벤츠가 생각하는 전기차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독보적인 주행거리와 세계 최정상급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하는 EQXX는 살펴 볼 수록 양산차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비전 EQXX의 공기저항 계수는 0.17Cd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참고로 현대차의 아이오닉 6도 매우 효율적인 전기차로 유명한데, 이 차의 공기저항 계수는 0.21Cd다. 공기저항 계수는 0.01만 낮아져도 80kg 정도 가벼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320kg 만큼의 경량화를 기대할 수 있다.

EQXX는 일반적인 컨셉카와 다르다. 실제로 주행이 가능한 차량이다. 디자인과 기술적 방향성만 보여주는 컨셉카와 달리 기술력을 실제로 증명하는 임무까지 담당하고 있다.

② 세련되고 실험적인 디자인

EQXX의 외관에는 디지털 모델링 기법을 활용한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균형이 잡힌 차량 디자인에 물결처럼 부드러운 루프 실루엣이 적용되어 바람을 부드럽게 가르며 나아갈 수 있다. 특히 루프에 장착된 태양광 패널 덕분에 일부 전력은 스스로 충당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EQXX의 디자인은 현재 EQ 시리즈 양산 모델에 폭넓게 적용되어 벤츠의 미래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EQXX의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는 실내에서도 느낄 수 있다.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운 요소와 미래적인 느낌이 조합됐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진 와이드 디스플레이 구성과 맑은 느낌의 내부 컬러감이 돋보이는 특징이다. 대시보드 전체를 감싸는 47.5인치 완전 일체형 LED 디스플레이는 8K(7680×660 픽셀) 해상도를 구현한다.

차량 각종 기능은 ‘스타-클라우드 아바타(Star-cloud avatar)’를 베이스로 작동한다. 운전자 요청에 즉각 대응하고 차가 수집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다. 한 차원 높은 디지털 경험을 위해 실시간 그래픽으로 운전자의 조작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또 곳곳에 친환경 경량 소재를 입히고 디테일을 더했다. 도어 손잡이 바이오 스틸 섬유와 버섯으로 만든 비건 가죽, 선인장으로 만든 소재를 활용한 시트 등 스타트업이 개발한 생명공학 소재가 접목됐다. 극강의 친환경차를 표방한다.

③ 놀라운 주행거리, 실제로 가능해서 주목

EQXX는 지난해 6월 본사가 있는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영국 실버스톤까지 한 번의 충전으로 1202km 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첨단 배터리와 E 드라이브 기술, 공기역학 디자인과 태양광 패널이 그 비결이었다. 18개월 연구 기간을 거쳐 개발된 비전 EQXX는 배터리의 크기를 늘리는 대신 에너지 밀도를 400Wh/L까지 높인 100㎾h의 고용량 배터리팩이 탑재됐다. CATL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셀투팩 기술이 적용되어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었으며, 음극재에 흑연 외에 실리콘을 넣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EQS의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 용량을 갖추면서도 크기는 50%, 무게는 30% 줄인 점이 특징이다.

주행거리의 핵심은 배터리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95%가 휠에 도달하게 하는 전기 시스템이다. 그만큼 동력 효율이 좋다는 의미다. 대략 30% 수준이 에너지만 휠에 전달할 수 있는 내연기관 보다 3배 이상 높은 효율 덕분에 오래 달릴 수 있다. 여기에 차량 지붕에 탑재된 초박형 태양광 전지는 117개에 달하며 주행 거리를 25km 가량 늘려준다. 티끌모아 태산이라 했다. 공기저항 계수를 조금이라도 더 낮추고 더 가볍게 만들며 태양광 패널을 통해 약간의 주행거리를 더하는 등 많은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 양산 계획은 없지만 기술은 적용된다

벤츠는 EQXX를 양산할 계획이 없다. 다만, 기술은 차기 모델에 점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QXX를 통해 얻은 배터리 기술을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 중이다. 137년 역사를 자랑하는 벤츠는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대격변이라 부를 만큼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판매차종 절반을 단종시키고 EQ 브랜드 재개편에 나섰다. 이런 노력과 함께 EQXX에서 선보인 기술이 잘 적용돼, 과거부터 현재까지 누린 영광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 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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