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전기차 충전비 무조건 저렴한 건 아니었다

전기차의 충전비용은 내연기관차의 유류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절반 이하의 유지비용 덕분에 차량 가격이 비싸도 감수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공개 되어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기업 앤더슨이코노믹그룹(AEG)의 연구 결과에서 예상 밖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2022년 4분기 기준 중위 가격대(Mid-Priced Car) 자동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내연기관(ICE) 자동차의 유류비가 전기차(EV)의 충전비 보다 더 저렴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기준으로 내연기관차는 100마일(약 161㎞)당 연료비가 11.29달러(약 1만4100원)인 반면, 가정(차고가 딸린 집)에서 주로 충전하는 전기차는 100마일당 11.6달러(약 1만4476원)로 내연기관차 연료비가 31센트(약 500원) 더 저렴했다. 한편 동급 전기차가 외부 충전소에서 충전 할 경우에는 연료비가 3달러(약 3700원) 이상 더 저렴했다. 근소한 차이지만 전기차의 충전비가 저렴하다는 고정관념을 무너트리는 결과이기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주요 원인은 국제 유가는 안전되고 전기요금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가격역전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결과가 불변인 것은 아니며 국제 에너지 시장의 시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연료비에 절대적인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② 내연기관차 종말, 먼 미래가 될 수도

전기차에 대한 강점 하나가 줄어들면서 현재는 전기차에 대한 다양한 세제혜택과 보조금 만이 구매 포인트로 남았다. 하지만 보조금을 해가 지날 수록 점점 감소하고 있고, 각종 혜택 역시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과거와 달리 전기차가 대량으로 양산되고 있고 생산 단가가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시장규모 증대를 위해 보급을 우선시 했다면, 지금은 시장이 어느정도 형성되었기에 과거와 다른 전기차 보급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연기관차를 포기하려던 제조사들은 엔진에 좀 더 투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GM은 6세대 V8 엔진 생산을 위해 미국 내 공장 4곳에 약 1조66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할 단행할 계획이다. 이 엔진은 미국내에서 수익성이 좋은 픽업트럭과 중·대형 SUV 그리고 고성능 차량에 탑재되는 고배기량 엔진이다. 한편 같은 시기 전기차 분야로는 약 800억원만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편 도요타도 미국 내에서 전기차 개발을 서두르되 내연기관이 탑재된 하이브리드 모델에 4800억원을 투입하며 엔진을 내려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사 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기존의 수익원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억지로 포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③ 전기차 완전 전환,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에 도달했을 때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 그룹의 2022년 전체 판매량 684만4000여대를 기준으로 보면 두 대 중 한 대는 전기차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내연기관차의 유류비가 오히려 더 저렴할 수 있고,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 개선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인 점을 고려했을 때 급진적인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한 듯 현대차는 전기차 개발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엔진을 유지하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을 아우를 수 있어 판매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LPG 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기존 가솔린 엔진을 재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 내 제조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 내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일찌감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환을 거의 다 마쳤으며 전기차는 곁가지로 점진적으로 출시하는 모양새다.

■ 에너지 수급 불안정이 자동차 시장을 뒤흔든다

이번 소식에서 알 수 있듯 자동차 트렌드는 연료(에너지) 수급과 궤를 같이 한다. 과거 오일 쇼크 시기에는 연료 소보를 효율적으로 하는 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가 득세 하기 시작했다. 요즘 처럼 글로벌 경기 불황가 전쟁 여파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칠 때는 내연기관차의 고도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연 2023년 이후에는 무엇이 트렌드로 자리잡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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