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2월부터 택시비 인상
서울 중형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1일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됐다.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는 거리도 2km에서 1.6km로 줄었다. 거리당 요금과 시간 요금이 소폭 상향 조정됐다.
거리요금 기준은 132m 당 100원에서 131m 당 100원으로 1m 축소됐다. 시간 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여파로 택시 승객이 급감한 데다 요금 동결로 택시업계가 받은 타격이 커 이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사들이 보다 수입이 좋은 배달업계로 빠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심야 시간대 승차난이 심각한 문제였다. 요금 인상을 통해 택시 공급을 늘리면 시민들의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② 시민 발길 뚝, 택시 기사들 한숨만?
하지만 택시 기사들은 날이 갈수록 이용객이 확연히 줄어든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요금이 오르자 시민들 역시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택시 이용 횟수를 줄이겠다는 반응이 많다. 버스·지하철을 이용하거나 카셰어링, 반반택시를 이용하는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도 요금 인상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손님이 줄어 수입이 비슷하게 떨어지고 있고, 요금 인상만으로 떠난 택시 기사들을 돌아오게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입장은 아니다. 요금이 오른 만큼 당분간 이용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도 많다. 일반적으로 요금 조정 때마다 일부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은 존재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고 수요가 회복되면 객단가가 오르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③ 대중교통 요금까지 오를 예정
시민들 입장에서 택시 요금 인상은 반가운 소식이 아니지만 슬픈 소식이 한 가지 더 있다. 시민의 발이 돼주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도 4월부터 줄줄이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지하철 기본요금은 1250원, 시내버스는 1200원이다. 마을버스 요금은 900원이다. 앞서 시는 지하철과 버스 기본요금을 모두 3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오늘(10일)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을 앞두고 의견 수렴에 나선다. 대중교통 요금 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선 지하철과 버스 관련 어려운 재정 상황과 시의 요금 인상안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편안을 도출하기 위한 토론이 진행된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은 물가 상승에도 8년 전인 2015년에 마지막으로 인상된 후 현재까지 동결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무임승차 부담이 가중되면서 연간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인상안이 확정되면 대중교통 일반 요금(카드 기준)은 현재 시내버스 1200원, 지하철 1250원에서 버스 1500~1600원, 지하철 1550~1650원으로 오르게 된다.
심지어 따릉이 요금도 인상될 수 있다. 따릉이 운영 적자는 매년 1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시는 따릉이 이용요금을 기존 1시간 1000원에서 2000원으로 2배 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따릉이 요금이 오르게 되면 2015년 도입 이후 8년 만에 처음 인상이다.
■ 요금 인상은 불가피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적자 폭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서울 지하철은 평균 92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