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 내연기관과 비슷해지나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전기차가 눈에 띄게 저렴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정부가 전기차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다 리튬 등 기타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 주요 원인은 배터리 때문이다. 2022년 말 기준,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6만1488달러(약 7812만 원)였다. 모든 승용차, 트럭 평균 가격인 4만9507달러(약 6290만 원)보다 1만1981달러(약 1522만 원) 비쌌다.

하지만 가격 역전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일례로, GM의 이쿼녹스 크로스오버 전기차는 올 가을께 약 3만달러부터 가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되는데 이는 가장 저렴한 휘발유 연료 이쿼녹스보다 3400달러 더 비싼 것이다. 그러나 정부 인센티브를 고려하면 외려 전기차가 더 싸진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 덕분

전기차의 가격이 하락하는 주요 원인은 배터리의 생산 비용 절감 때문이다. 리튬의 공급이 안정화되고 있으며 테슬라, GM, 포드 및 배터리 공급업체가 신규 공장을 잇따라 건설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은 최고치에서 20%가량 하락했고, 코발트의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리튬 가격은 킬로그램(kg)당 403.50위안(7만54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평균(kg당 465.51위안) 대비 13.3% 내린 수준이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11일 최고점(581.50위안)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리튬 공급의 안정화가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 가격을 끌어내리고, 전기차의 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당분간 리튬 공급 증가세가 수요 증가세보다 더 큰 만큼 현재 리튬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에서 가격 인하 주도

전기자동차 가격 하락은 미국에서 주도하고 있다. 시작은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지난달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수천 달러 인하했다. 모델3를 정부 인센티브 등을 받아 구매하면 BMW3 시리즈 세단보다 약 300달러(약 38만 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이에 포드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인하하며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 역시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다 정부 보조금도 전기차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미국에선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을 통해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약 953만 원)의 세액을 공제해준다. 덕분에 위에서 언급했듯 GM이 올가을부터 약 3만 달러(약 3812만 원)에 판매할 예정인 ‘이쿼녹스 크로스오버’는 가장 저렴한 휘발유 모델인 ‘이쿼녹스’보다 3400달러(약 432만 원) 비싸지만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중고 전기차도 하락

국제 청정교통협의회는 “정부 보조금 영향으로 예상보다 3~5년 빨리 전기차 가격이 내연 기관 자동차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전기차 신차 가격 하락은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도 견인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을 추적하는 리쿠런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중고 전기차 가격은 17% 하락한 것이다. 이렇듯 전기차 보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 하락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내연기관차가 대체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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