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의 위험성

지난 1월 미국에서 발생한 테슬라 화재를 진압하는 데에는 약 2만3,000L에 달하는 물이 소비됐고 7시간 이상 걸렸다. 화재의 원인은 교통사고로 인한 충격도 아니었다. 이상 징후 없이 멀쩡히 주행하다가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화재로 테슬라 모델S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여, 차량 하부가 완전히 전소됐다.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부었으나 화재 진압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특히 전기차 화재는 하부에서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리프트로 차를 들어 올려 물을 뿌렸음에도 불구하고 불을 끄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화재 원인 대부분은 배터리에서 발생한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특성상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를 살펴보면 양극과 음극이 있고 가운데에 두 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공간에는 전해액이 채워져있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며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곧바로 만나지 못하게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외부 충격과 같은 이유로 분리막이 손상되고 양극과 음극이 직접 만나게 되면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며 화재가 발생한다. 

열폭주 현상은 기존 장비로는 진압되지 않는다. 배터리 보호를 위해 튼튼한 커버와 구조물이 배터리 셀을 감싸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더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내부 온도가 130도를 넘으면 녹기 시작하고 240도 이상에서는 양극재의 열분해가 이뤄지면서 배터리 소재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고열의 화재가 이어진다.

해결책으로 떠오른 화재 담요 과연?

이러한 연유로 전기차 화재는 언제나 골칫거리였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화재 진압에는 차량을 완전히 물에 잠기게 하는 소화수조가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소화방법이 아니다. 차량 하부를 덮을 만큼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할뿐더러 불이 타오르는 와중에 차량을 둘러 쌀 수 있는 수조를 빈틈없이 설치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노르웨이의 Bridgehill AS가 전기차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화재 담요를 개발해 화제다. Bridgehill AS에 의하면 화재 담요는 전기차를 포함하여 차량 화재를 진압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가솔린차 화재뿐만 아니라 1,000도 이상의 고열을 방출하면서 장시간 연소하는 전기차나 ESS(에너지 저장 장치) 화재 진압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간단히 말해 불이 난 차량을 특수 담요로 덮어버리는 것이다. Bridgehill의 차량 화재 담요는 불길과 연기 및 유독 가스를 몇 초 안에 격리시켜 분, 초 단위로 소화시킬 수 있다. 사용자는 담요를 차량에 덮어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Bridgehill에 의하면 담요는 1500도 이상 고열을 견딜 수 있는 탄소 기반 재료인 흑연으로 만들어져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방화 담요 종류는 차량용인 ‘카 프로 X’와 카 스탠다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전용인 ‘리튬’, 전기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생산 장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익스트림’ 등이 있다.

 화재만 진압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담요를 덮어 화재를 진압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담요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보이는 반응도 존재한다. 

만약 불이 난 전기차 내부에 탑승자가 미처 탈출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에서 탑승자가 문을 열지 못해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들이 발생하자 이를 염두에 둔 반응으로 보인다. 또 화재 담요 특성상 남아있는 탑승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급박하게 담요를 덮어버리면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게 된다. 내부 공간은 유독가스로 뒤덮이고 사망 위험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예방이 제일 중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배터리에서 시작되는 화재의 원인은 무수히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운전자가 지킬 수 있는 예방법은 존재한다. 가장 먼저 배터리는 전기차 하부에 존재하므로 외부 충격으로부터 조심하는 운전습관이 필요하다. 제조사도 그 부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최근에는 주행 중 차량 높이 자동 조절 시스템 등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외에 급속충전보다는 완속충전을 하는 것이 좋고, 저온 충전도 배터리 환경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1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