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사고비율 급증
운전미숙에 의한 치명적인 사고 증가세
고령화사회에 알맞은 교육 등 대책 마련 시급
① 어이없는 실수로 대참사 발생
얼마 전 전북 순창군에서 대참사가 발생했다. 순창군 구림농협 공판장에 마련된 조합장선거 투표소 앞에 화물트럭이 돌진했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무려 4명이 사망하고 중상 4명, 경상 12명으로 총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올해 74세로 고령 운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사고를 낸 이유를 묻자,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 초보운전자도 웬만해서는 혼동하지 않는 문제로 비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의한 문제가 심화되면서 벌어진 일종의 숙명이다. 일본역시 이와 유사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② 나이를 먹었더니 사고 위험 급증?
한국교통안전공단의 2017~2021년 교통사고 데이터를 살펴보면 차량 단독사고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중 30%는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운전자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고령운전자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3.3%였다. 하지만 2017년 20.3%로 급증했으며 2021년에 24.3%까지 높아지는 등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참고로 동일 기간 동안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12년 11.7%에서 2021년 17.1%로 증가 했는데 이보다 사고 증가율이 더 가파른 것이다. 공단은 해당 데이터를 통해 고령에 따른 운전 미숙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고령 운전자의 특성을 고려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연령별 운전미숙으로 인한 차량단독사고 사례에서 사망자수 비율은 20대~40대의 경우 평균 12%였다. 반면 65세 이상은 3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③ 맞춤형 제도가 시급한 상황
공단에 따르면 고령운전자와 비고령자가 발생시키는 위험운전행동에 차이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령운전자들은 일반 운전자보다 더 빈번하게 정지 상태에서 급출발하는 일이 많았다. 또, 조향 시 급하게 꺾는 성향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고령운전자 운전면허증 반납제도를 더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운전자에게 10만~50만원 수준의 교통카드나 지역화폐로 보상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대중교통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는 이런 제도가 무용지물일 수 있는데, 공단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100원 택시 등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이 보편화 될 수 있도록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출산, 고령화 사회.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 시급
현재 경찰청에서는 고령자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 등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버스나 대형 트럭 등에만 의무 적용되던 비상자동제동장치를 거의 모든 차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운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인구 급증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 세대가 50~60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대로 대비하려면 이미 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경험하고 대책을 마련한 일본의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