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높은 가격 논란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 6천 근접
G80 기본 트림과 가격대 겹쳐, 소비자 고민
하이브리드 비율 낮은 그랜저
하이브리드 SUV 선호와 대조적
신형 그랜저 라인업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월 판매량 기준 35% 수준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판매 비율이 낮다고 보도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2022년 기준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 비율은 33%였다. 오히려 작년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모델은 어떨까?
2022년 한 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4% ▲아반떼 하이브리드 13%를 기록했다. 한편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47% ▲투싼 하이브리드는 32%를 기록해, SUV 모델이 세단 모델보다 2~3배 가량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렇다면 기아는 어떨까? 해당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모델 대부분은 현대차보다 하이브리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8 하이브리드 54% ▲K5 하이브리드 25% ▲쏘렌토 하이브리드 72%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39%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 SUV 선호
패밀리 SUV 수요 때문?
이처럼 수요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패밀리 SUV 선호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단의 경우 기본적으로 정숙성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일반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랜저와 K8은 플래그십 세단에 속하는 만큼 일반 가솔린보다 더 조용하고 안락한 감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두 모델은 가격보다 상품성을 중요시해, 최상위 트림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형이하 세단은 가격도 고려대상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 대비 3~4백만원 가량 비싸다. 기본트림에서 상위트림으로 올라가고 남는 금액이다. 이런 이유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대신 가솔린 모델을 고르는 비율이 훨씬 높다.
그렇다면, SUV는 어떨까? 현대차와 기아의 모델별 비율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세단보다 하이브리드 선택 비율이 높고 가솔린 모델보다 더 많이 팔리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있다. 이에 대해 여러 분석이 가능하지만, 가장 합리적인 이유로 패밀리 SUV 수요가 있다. SUV는 넓은 공간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범용성이 강점이다. 보통 3~4인 이상 가족이 선호하는 차종이지만 요즘은 1~2인 가정도 SUV를 선호한다. 굳이 가족이 아니더라도 공간이 넓기 때문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SUV는 가솔린 모델 대비 높은 연비와 세단에 준하는 정숙성을 기대할 수 있어, 수요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가격이 비싸도 우선 구매리스트에 오르기 마련이다. 상위트림이 아니어도 선택사양을 적당히 타협하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금액대에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모델 별 하이브리드 비중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 6천만원 근접 논란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개소세 3.5% 및 세제혜택 적용 후 가격을 살펴보면, 4233~5121만원 사이다. 신형 그랜저 일반모델의 가격 3716~4604보다 비싸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풀옵션 가격은 현대차 홈페이지 견적 기준 5954만원이다. 세금을 포함하면 6천만 원 이상이다. 대중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라 할 지라도 부담스러운 금액대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판매 비율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올해 1~2월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비율은 35%다. 작년 하이브리드 비율인 33%보다 많다.
이를 통해 그랜저를 고려중인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상품성에 집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 금액이면 제네시스 G80도 생각해볼 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옵션 모델을 고르는 것은 풀옵션에 따른 풍부한 사양 활용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다. 이번 그랜저는 제네시스 모델에 들어간 기능 일부가 포함되어 있다. 굳이 제네시스로 넘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G80으로 넘어갔을 때 이와 유사한 수준의 사양을 기대하려면 7~8천만 원이상이 되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고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전기차가 꾸준히 출시되는 현상황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최소 10여년 동안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에 대한 불신이 깊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고, 보조금을 받아도 비싼 전기차 가격이 부담스러운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순수 내연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로 넘어가는 소비자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전년 대비 얼마나 만은 비율을 차지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