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걸음 물러선 EU의 전동화 계획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EU) 집행 위원회가 ‘E-퓨얼’을 사용할 경우 2035년 이후에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EU 내연차 금지법’ 초안을 마련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행위원회의 초안은 2035년 이후에도 E-퓨얼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허용하되, 휘발유·경유 같은 기존 화석연료를 넣을 경우 작동이 중단되는 기술을 장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당초 법안이었던 2035년부터 내연차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EU의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타협안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본래 EU 이사회는 지난 7일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EU 내연차 금지법’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으나 독일을 비롯해 이탈리아, 폴란드, 불가리아 등 일부 회원국이 갑작스레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최종안 통과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독일이 반대한 이유는 E-퓨얼 사용을 허용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에 불과하며 본질적으로는 전통 내연차 강국인 독일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이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될 경우 산업의 패권을 중국에 빼앗길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결국 수정된 초안은 이 같은 유럽 일부 국가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② E-퓨얼이란?
E-퓨얼은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 뒤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만들어내는 합성연료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료는 정제 과정을 통해 가솔린, 경유, 난방유 등의 형태로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가솔린·디젤처럼 기존 엔진차에 넣어 쓸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배출가스가 나오긴 하지만, 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공기 중에 있는 탄소를 소모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순탄소 배출량은 거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친환경 연료로 분류된다.
③ 포르쉐, E-퓨얼 적극 활용한다
포르쉐는 E-퓨얼 분야에서 선구자다. 포르쉐는 지난 2월 2030년까지 자사 차량 80%를 순수 전기차로 생산한다는 ‘e모빌리티‘ 계획과 함께 e퓨얼을 통한 탄소중립 연료 개발이라는 이원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포르쉐는 전기차로의 100% 전환에 앞서 E-퓨얼이 내연기관과 순수전기차의 매개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퉈 내연기관 대신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선보이지만 전 세계 모든 차량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시기 동안 내연기관 차량에도 친환경 연료를 주입해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게 이 포르쉐의 계획이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CEO는 “10억대 이상 기존 내연기관 차량들이 수십 년간 전 세계 도로 위에 존재할 것”이라며 “E-퓨얼은 (전동화와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이고 보완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르쉐의 결과물도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포르쉐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카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 카 비전 357이 주인공이다. 이 차는 카이맨 GT4 RS가 사용하는 수평대향 6기통 4.0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했는데, 가솔린이 아닌 e-퓨얼을 연료료 사용한다. 500마력의 출력을 유지하면서 온실가스는 기존보다 90%나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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