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교통사고에 취약한 빗길 운전
빗길 운전은 겨울철 빙판길만큼이나 위험하다. 도로교통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빗길 교통사고는 지난 2017부터 2021년까지 총 6만 9062건이 발생하여 연평균 1만 3800건이 넘는다. 빗길 교통사고의 평균 치사율은 100건당 2.1명으로 맑은 날보다 1.4배 더 높았다. 특히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는 야간의 경우, 차량 대 사람 사고 비중이 24.2%에 달해 그 위험성이 상당했다.
② 빗길 운전이 위험한 이유
빗길 운전을 할 경우 일반적인 상황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로가 젖어있다 보니 차량을 제동 및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진행한 조사에서는 빗길 운전 시 자동차의 평균 제동거리가 맑은 날에 비해 최대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 시, 타이어 마모도가 높은 타이어는 새 타이어에 비해 제동거리가 최대 1.5배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젖은 도로를 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막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장마철 집중호우의 경우도 위험하다.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 전방 시야가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운전에 방해를 받을 위험이 있고 운전자가 당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끄러질 것을 우려해 애초에 주의를 기울여 운전하는 빙판길보다 순간적인 폭우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③ 대부분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안전한 빗길 운전을 위해선 지켜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빗길은 충분한 시야 확보가 어렵고 제동 거리가 늘어난다. 다른 차량들 역시 빗길에서 미끄러질 우려가 있으므로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같은 이유로 감속 운전은 필수다. 전문가들은 빗길 운전 시 20%에서 50% 이상 감속 운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야간에는 어두운 시야와 더불어 내리는 비로 인해 빛 반사가 일어나 차선을 알아보기 어려우며 사고 위험성이 더 커진다.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보행자 역시도 운전자의 눈에 띄기 쉽도록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특히 고속도로 교량이나 터널 근처, 절개지 도로, 해안가 등을 지날 때는 집중력을 더 높여야 하고 1차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추월 차선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면 더 위험하고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중앙선을 침범해 더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버스·화물차 등 사업용 대형자동차는 타이어 마모에 따른 수막현상 발생으로 사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타이어 마모도 점검 등 자동차 관리를 정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빗길은 ‘나’ 뿐만 아니라 타 차량 운전자, 보행자 모두 조심해야 한다. 감속운전과 안전거리 확보를 상기하고 빗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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