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배터리, 전기차 산업 기준으로 주목
전기차 보급에 최적화, 테슬라 시장 선점의 일등공신
보급형 전기차에 신경쓴 중국 득세 우려
원통형 배터리로
수렴중인 전기차 산업
일반적으로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에 사용되지 않았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주로 각형이나 파우치형으로, 원통형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였고, 이로 인해 원통형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CTC'(cell to chassis)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팩과 모듈 단계를 생략하고 배터리셀을 차체에 직접 장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원통형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되었다.
테슬라의 4680 배터리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이다. 이 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의 원통형이며,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처음 공개한 것이다. 이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217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이상 높였으며, 파우치형이나 각형 배터리에 비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16% 늘릴 수 있는 기술적 혁신을 이루었다. 이런 성과로 인해 4680 배터리는 배터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
원통형 배터리는 그 구조 상 전극을 돌돌 감는 ‘와인딩’ 방식의 제조가 가능하며, 파우치형이나 각형 배터리와 비교해 생산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차종별로 배터리 크기와 규격이 다른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와 달리 원통형 배터리는 공통 규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일정한 규격은 대규모 공정의 안정화와 효율화를 도모하여 높은 양품률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이러한 원통형 배터리의 장점 덕분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특정 업체가 아닌 다수 업체에 생산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 파나소닉 같은 원통형 배터리 선도 기업들은 기존 테슬라 외에도 포드, GM 등 다양한 공급 업체와 협력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8GWh 수준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이 27%에 이르는 것으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를 통해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부랴부랴 투자중인 한국 제조사들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 역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미시간주에서 GM과 합작공장 설립을 공식화하였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2026년까지 3050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3조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또한 말레이시아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하여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편, 충남 천안 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준비 중이며, BMW 등 다수의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발표하였고, 올해 하반기부터 테슬라에 공급할 4680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의 ‘오창 에너지플랜트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하여 신규 설비를 구축 중이다.
현재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는 일본의 파나소닉,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3강 체제를 이루고 있으며, 중국 CATL이 뒤따르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의 수가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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