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음주운전 특별 단속 실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8일 대전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9살 배승아양이 숨지는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울산에서 출근 중이던 20대 여성이 음주 뺑소니 차량에 치여 아직까지도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있다.
얼마 전에는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연예인이 방송에 복귀하자 시청자 게시판에 이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기도 했다. 방송사와 해당 연예인은 어느 정도 자숙 기간을 가졌기 때문에 복귀해도 적절하다고 판단했겠지만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해당 방송 분량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전 국민적 잣대가 보다 엄격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음주운전 사고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경찰은 음주운전·스쿨존 법규 위반에 대한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기간은 다음 달 31일까지다.
② 2시간 만에 55건 적발
지난 14일, 경찰이 진행한 단속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전국 15개 시·도경찰청이 오후 1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전국 431개소에 교통경찰 1642명을 투입해 음주운전 일제 단속을 벌인 결과, 총 55건이 적발됐다. 면허 정지(혈중알코올농도 0.03%이상) 36건, 면허 취소(0.08% 이상) 13건이었다. 6건은 음주측정 거부였다.
단 2시간 만에 총 55건의 음주적발이다. 뉴스에 음주운전과 관련된 보도가 끊이질 않는데도 이러한 수치가 나왔다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음주운전을 하거나 낮에도 음주운전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주간 음주운전 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0여 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음주운전 사고가 245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백주 대낮에도 음주운전을 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8일 배승아양이 스쿨존에서 음주 차량에 치인 시간도 대낮이었다.
이러한 오후 시간대에는 특히 유동 인구가 많다. 어린이나 노약자 등이 인도를 걸어가다 무방비 상태로 사고를 당할 위험도 존재하는 것이다.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특히 높다. 일종의 습관과 같은 것이어서 이미 적발됐던 사람이 또 적발되는 사례가 많은 것이다. 여기에는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한다. 일본의 경우 2001년 음주 사망사고 시 최대 징역 30년까지 형량을 높이면서 1000명이 넘던 사망자 수가 150명대로 급격히 감소하기도 했다. 한국 역시 윤창호법을 도입하는 등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진전이 거의 없는 상태다. 보다 강력한 처벌의 필요성과 더불어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③ 음주운전을 위한 대책, 시동잠금장치
시동잠금장치란 음주한 운전자가 자동차의 시동을 걸 수 없도록 음주측정기와 시동 시스템을 연결한 장치를 말한다. 이 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시동 버튼을 눌러도 바로 시동이 걸리지 않고 음주 측정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따라 운전자가 설치된 노즐을 불어야 한다. 운전자가 장치 측정부에 숨을 불어 넣은 후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가 기준치 이하일 경우에만 시동이 걸리도록 설계돼 있다.
시동잠금장치는 대당 250만 원 정도면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치 도입과 관련한 법안은 2009년 처음 논의됐지만 14년째 뚜렷한 성과 없이 국회에서 잠들어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시동잠금장치를 진작에 도입해 음주운전 감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은 성인이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라는 걸 알 것이다. 음주운전은 사고를 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후유증을 남기는 중범죄다. 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할 사람들은 하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음주 단속이 필요할 것이다. 또 시동잠금장치에 대한 법안 통과가 절실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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