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지커001 출고 시작
지리자동차 그룹의 지커가 기린배터리를 탑재한 ‘지커 001’ 차량의 출고를 시작했다. 지커 001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무려 1천km를 넘게 주행할 수 있는 CATL사의 기린(Qilin)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지커는 기린 배터리를 적용하는 최초의 전기차 브랜드로서 지난달 출고를 시작한 전기밴 지커 009에 이어 두 번째로 지커 001을 출고하게 되었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라이브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지커가 CATL의 기린 배터리를 탑재한 지커 001을 중국 시장에 출고하기 시작했다. 140kWh의 기린 배터리를 탑재한 지커 001의 중국시장 시판 가격은 40만 3,000위안(약 7,650만원)이며 100kWh 배터리가 장착된 Zeekr 001 WE의 가격은 30만 위안(약 5700만원)이다.
즉 기린 배터리를 탑재하려면 10만 3,000위안(약 19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드는 셈이다. 참고로 기린 배터리 탑재 버전은 초기에 1,000대로 제한된다. 지커는 중국 시장 출고를 시작으로 올해 가을에는 스웨덴과 네덜란드에서 지커 001과 크로스오버 지커 X를 판매할 예정이다. 2024년까지 유럽 전역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② 기린배터리를 장착하는 지커 001
지커는 CATL이 2022년 8월에 발표한 기린 배터리를 사용하는 첫 번째 업체이다. 기린 배터리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중국 기준 1,032km에 달한다. CATL의 3세대 CTP(cell-to-pack)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부피 이용률 72% 이상, 에너지 밀도는 225Wh/㎏에 달한다.
기린 배터리는 현재 테슬라 전기차에 쓰이는 최신 규격의 4680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13% 더 높은 제품이다. 발표 당시 CATL은 4680팩 구조를 활용해 배터리의 안전성, 수명, 고속 충전 성능 및 에너지 밀도를 더욱 향상시켰다고 발표했다. 덕분에 기린 배터리를 탑재하는 지커의 001과 009 모델은 세계 최초로 최대 1천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하게 되었다. 물론 중국 내 측정 기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400~50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달릴 수 있는 셈이다.
지커 001의 디자인은 참신하면서도 익숙하다. 중국스러운 독특한 감성이 묻어있지만 언뜻 보면 포르쉐의 인상이 보인다. 보닛 위에 누워있는 헤드램프는 포르쉐의 개구리 마스크를 떠올리게 하고 측면에서 보는 차량의 실루엣은 왜건 형태로 타이칸 크로스투리스모를 연상케 한다. 낮게 누운 루프라인과 뒤로 한껏 연장된 트렁크 게이트가 볼륨감을 돋보이게 한다. 후면부 수평으로 연결된 테일 램프는 여러 전기차에서 차용되고 있는 디자인 언어인 만큼 개성이 살짝 부족해 보인다.
③ 유럽 3대 브랜드 목표 & 기가프레스 도입
지커 브랜드의 포부는 원대하다. 단순히 유럽 진출을 넘어 무려 유럽 3대 전기차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15일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릭은 지커가 유럽 3대 전기차 제조업체를 목표로 분투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피로스 포티노스(Spiros Fotinos) 지커 유럽 최고경영자(CEO)는 “지커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며 “전기차 고객을 위한 충전, 금융, 보험, 유지보수 패키지를 제공하는 ‘원스톱샵'(one-stop-shop) 전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지커는 볼보와 폴스타를 보유한 저장지리그룹(Zhejiang Geely Holding Group)의 지원과 제조 지원을 받고 있어 다른 전기차 경쟁 업체들보다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커는 테슬라와 같이 ‘기가 프레스’ 제조 공법을 도입하여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커는 기가 프레스를 통해 800곳가량의 용접 지점을 제거하고 결함을 줄일 수 있게 됐으며 자동차를 더욱 가볍고 구조적 강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기가 프레스 공법은 테슬라가 두드러지는 영업이익을 펼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도 꼽힌다. 그만큼 생산 효율이 좋으면서도 최대 4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지커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기린 배터리를 필두로 하는 전기차 성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나, 기대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중국 자동차의 인식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 지커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