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와 RV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속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실적을 쌓고 있는 세단이 있다고 한다. 그 차는 바로 아반떼로,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이다. 한때 ‘삼각떼’라는 별명으로 부진에 빠졌던 이 차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① 승용 모델 부문 최다 실적
지난달(10월), 아반떼는 국내 시장에서만, 5500대가 판매되었다. 이는 승용 모델 가운데 최다 실적이다.
올해 1월~10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6% 감소했지만 4만 4808대를 기록했다. 부품 대란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업계 공통 사항인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이 기간 동안 현대차그룹 통틀어도 아반떼보다 많이 팔린 모델은 쏘렌토와 그랜저뿐이다. 두 차량은 각각 5만 4853대와 5만 4359대를 기록했다.
아반떼의 경쟁 상대로 종종 언급되는 기아 K3는 아예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같은 기간 K3 누적 판매량은 1만 6678대로, 이는 아반떼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정도다.
② 두고두고 회자될 ‘삼각떼’ 실적
6세대 모델(AD)이 처음 출시된 2015년, 아반떼는 연간 10만 대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다 2017년 8만 3000여 대로 급락했다. 이에 상황을 해결해 보고자 현대차는 2018년에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2019년 판매량은 6만 2000여 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생애 첫차’ 수요가 준중형 세단에서 소형 SUV로 넘어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했다. 그러다 7세대 모델인 ‘CN7’이 출시된 2020년 이후부터 판매 실적 곡선이 다시 상승세를 탔다. 그해 아반떼 판매량은 8만 7000여 대로 회복했다.
③ 실적 반등의 비결은 무엇?
7세대 아반떼는 현대차그룹 3세대 플랫폼(I-GMP)를 적용했다. 전장과 전폭이 6세대 대비 각각 30mm, 25mm 늘어났고, 전고는 20mm 낮아져 스포티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옵션 사양도 타 차량 대비, 크게 밀리지 않는다. 아반떼는 기본 트림부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후방 모니터 등 주요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디스플레이 사양(4.2인치 계기판, 8인치 인포테인먼트)도 같다. 이 밖에도 아반떼는 가격 차이만큼 고급 옵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여지가 두었다. 또 부피가 큰 짐을 실을 수 있는 SUV 장점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신 보다 넓은 탑승 공간과 승차감, 연비 등을 장점으로 갖췄다.
이 같은 특징 덕분일까? 아반떼는 5세대 모델(MD) 이후 9년 만에 ‘북미 올해의 차’를 거머쥐었다.
④ 지금 인기로 만족? 천만에!
현대차는 내년 6월께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해 지금의 인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신형 아반떼는 디자인 개선과 함께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8월에는 하이브리드 모델, 10월에는 고성능 라인 N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 엔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물론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가 각각 123마력, 15.7kgf·m을 발휘하는 가솔린 1.6 엔진을 탑재한 기본 모델은 성능상 아쉬움은 있다. 현대차는 이 점도 미리 예상한 것일까? 이 같은 아쉬움은 다른 엔진을 얹은 라인업으로 만회된다
그 라인업은 바로 아반떼 N 라인이다. 가솔린 1.6 터보를 엔진을 얹은 이 모델은 시작 가격이 2726만 원으로 다소 비싼 느낌은 있으나, 기본적인 기능과 디자인 옵션이 포함된 모델로 비슷한 스펙의 소형 SUV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
과연 아반떼 페이스리프트가 나온 뒤에도 지금과 같은 인기가 유지되고 경쟁 모델이 위협해도 가격&성능 방어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