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볼보는 국내 시장에 진출 한 지 35년이 된다. 1987년 700시리즈를 시작으로 2012년부터 10년 연속 연간 두 자릿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어느새 10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그만큼 볼보에서도 한국 시장을 적극적인 투자처로 꼽는다. 볼보의 이러한 전략은 지난 5일 스웨덴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간담회에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신차 1종에 대한 국내 출시 계획과 한국 시장의 중요성 등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을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① EX90이요? 한국은 ‘00년에 출시 예정’입니다
EX90의 한국 출시 시점을 묻든 질문에 대해,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4년 하반기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9일 EX90 공개 이후 국내 출시 일정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볼보의 아태지역 최대 시장이 중국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 결정이다.
이어서 그는 “지난번 EX90이 스톡홀름에서 공개되자마자 주문이 폭주해 선주문 대수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여전히 폭주 중인 EX90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는 EX90의 한국 출시 시점을 2024년 하반기로 예상했다”고 했다. 또한 “한국 시장은 볼보에 매우 훌륭한 곳”이라며 “우리는 최선을 다해 출시 시기를 앞당길 것이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② 제안은 모든 공급 업체에 열려 있습니다
EX90 출시와 관련해 적극적이었던 표현과 달리,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국내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질문은 말을 아꼈다. 이 질문은 미국에서 전기차가 IRA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또한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국가의 광물을 사용해 미국 내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는 조항과 관련해, 업계에서 볼보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협력설이 붉어진 데에 따른 것이었다.
로완 CEO는 “협력 업체들 가운데 특정 업체에 대해서만 언급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배터리 협력사에 대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한편 간담회에 함께 참여했던 하비에르 발레라 볼보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특정 국내 제조사만이 아닌 미국 생산 능력을 지닌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발레라 COO는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하고, 생산하는 곳에서 조달한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이는 IRA 때문이 아닌, 전략의 일부다”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현지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협력할 파트너 선정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이 제안은 모든 공급 업체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③ 볼보가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요?
최근 실적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았다. 우선 1987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2012년부터 10년 연속 연간 판매량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볼보는, 지난해 국내 브랜드별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4위까지 올랐다. 로완 CEO는 이렇게 볼보가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고객이 기술과 디자인을 잘 이해하고 안목이 높은 점이 볼보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소형 전기차의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또한 한국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볼보의 전략
한 인터뷰에서 볼보 코리아는 “볼보 특유의 안전과 인간 중심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5년 동안 이어진 인연으로 누적 판매 10만 대라는 성과를 낸 만큼, 또 다른 신차와 이들이 말한 ‘노력’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앞으로가 기대된다.